[ET] 겨울 가뭄에 더 귀한 몸…신비의 물 ‘고로쇠’ 마셔 볼까

입력 2022.03.14 (18:01) 수정 2022.03.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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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전남 광양의 백운산 산중.

산골 주민들의 봄맞이는 사뭇 이색적입니다.

나무에 꽂아둔 기다란 관에서 뭔가를 열심히 받아냅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건 바로 고로쇠 나무의 수액, 일명 '고로쇠 물'입니다.

고로쇠 나무는 아무 때나 수액을 내놓지 않습니다.

채취에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적기입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되는 3월 초순 무렵 물이 가장 많이 나오고, 맛도 좋습니다.

특히 살을 엘 듯한 겨울 추위가 물러가고 포근한 아침을 맞았을 때 절정의 수액을 쏟아 냅니다.

고로쇠 물을 건강 약수, 혹은 신비의 물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칼륨·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뼈에 좋고, 해독 작용을 해 줘 간과 신장에도 좋습니다.

그런 수액을 아낌없이 주고도 거뜬히 버텨내는 나무의 희생이 한편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지금쯤이면 고로쇠 한 잔은 마셔 줘야 활기찬 봄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산중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달짝지근하고도 말금한 수액 한 잔으로 봄을 느끼고, 우중충한 겨울 기분을 씻어 보냅니다.

전남 구례·남원 등 지리산 일대뿐만 아니라 강원·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고로쇠 물 채취가 한창입니다.

보통 30~40년된 나무 줄기에서 하루 반 말 정도의 수액을 얻을 수 있는데요.

올해는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물 가뭄 탓에 더 귀한 몸이 됐습니다.

[서상원/광양 백운산 고로쇠 농가 : "가뭄 때문에 지금 뚫어도 어떤 데는 말라서 고로쇠가 안 나오는 데가 있고..."]

'고로쇠'의 어원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통일신라시대 도선 대사가 너무 오래 앉아 도를 닦은 나머지 무릎이 펴지지 않던 차, 곁에 있는 고로쇠 나무에서 흘러나온 물로 목을 축였더니 무릎이 펴졌다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뼈에 좋은 물'이라는 뜻으로 '골리수(骨利樹)'라 붙였고, 이것이 지금의 고로쇠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지금까지 전설처럼 회자됩니다.

보통 사흘에 한 말, 약 18리터 이상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어른들은 마른 오징어나 멸치 같은 짭짤한 주전부리와 곁들여 마시곤 했습니다.

음료수뿐 아니라 장이나 국물 김치를 담글 때, 토종닭백숙 혹은 북엇국이나 미역국 조리에도 수액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고로쇠 수액은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아무런 가공 없이 병에 담은 것이어서 빨리 먹지 않으면 금세 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따뜻한 온돌방에서 땀을 흘리며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다만 흡수가 너무 빨라서 1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오갈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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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겨울 가뭄에 더 귀한 몸…신비의 물 ‘고로쇠’ 마셔 볼까
    • 입력 2022-03-14 18:01:45
    • 수정2022-03-14 18:11:36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전남 광양의 백운산 산중.

산골 주민들의 봄맞이는 사뭇 이색적입니다.

나무에 꽂아둔 기다란 관에서 뭔가를 열심히 받아냅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건 바로 고로쇠 나무의 수액, 일명 '고로쇠 물'입니다.

고로쇠 나무는 아무 때나 수액을 내놓지 않습니다.

채취에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적기입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되는 3월 초순 무렵 물이 가장 많이 나오고, 맛도 좋습니다.

특히 살을 엘 듯한 겨울 추위가 물러가고 포근한 아침을 맞았을 때 절정의 수액을 쏟아 냅니다.

고로쇠 물을 건강 약수, 혹은 신비의 물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칼륨·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뼈에 좋고, 해독 작용을 해 줘 간과 신장에도 좋습니다.

그런 수액을 아낌없이 주고도 거뜬히 버텨내는 나무의 희생이 한편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지금쯤이면 고로쇠 한 잔은 마셔 줘야 활기찬 봄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산중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달짝지근하고도 말금한 수액 한 잔으로 봄을 느끼고, 우중충한 겨울 기분을 씻어 보냅니다.

전남 구례·남원 등 지리산 일대뿐만 아니라 강원·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고로쇠 물 채취가 한창입니다.

보통 30~40년된 나무 줄기에서 하루 반 말 정도의 수액을 얻을 수 있는데요.

올해는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물 가뭄 탓에 더 귀한 몸이 됐습니다.

[서상원/광양 백운산 고로쇠 농가 : "가뭄 때문에 지금 뚫어도 어떤 데는 말라서 고로쇠가 안 나오는 데가 있고..."]

'고로쇠'의 어원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통일신라시대 도선 대사가 너무 오래 앉아 도를 닦은 나머지 무릎이 펴지지 않던 차, 곁에 있는 고로쇠 나무에서 흘러나온 물로 목을 축였더니 무릎이 펴졌다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뼈에 좋은 물'이라는 뜻으로 '골리수(骨利樹)'라 붙였고, 이것이 지금의 고로쇠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지금까지 전설처럼 회자됩니다.

보통 사흘에 한 말, 약 18리터 이상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어른들은 마른 오징어나 멸치 같은 짭짤한 주전부리와 곁들여 마시곤 했습니다.

음료수뿐 아니라 장이나 국물 김치를 담글 때, 토종닭백숙 혹은 북엇국이나 미역국 조리에도 수액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고로쇠 수액은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아무런 가공 없이 병에 담은 것이어서 빨리 먹지 않으면 금세 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따뜻한 온돌방에서 땀을 흘리며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다만 흡수가 너무 빨라서 1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오갈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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