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버린 ‘송이 산’…350여 농가 생계 ‘막막’

입력 2022.03.14 (19:11) 수정 2022.03.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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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울진군은 국내 대표적인 송이 주산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소나무 숲의 송이가 자라는 지역이 불에 타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복구지원 대상에도 제외돼 있어 350여 농가들의 생계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년 동안 아내와 함께 송이 농사를 지어 온 조기호 씨.

이번 산불로 집을 잃은 조 씨에게 더 큰 슬픔은 송이가 자랐던 산이 불에 탄 겁니다.

[조기호/울진군 북면 부구3리 : "우리는 여태까지 살아온 게 송이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시골 사람들이 항상 가을만 되면 허리 아픈 노인네들도 허리 구부러진 사람들도 허리를 다 펴요. 그 정도로 좋아가지고, 반가워가지고."]

송이를 따서 세 자식을 대학까지 보낸 조영호 씨도 송이 산이 불탄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79살 나이에 다른 생계 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아 살길이 막막합니다.

[조영호/울진군 북면 부구3리 : "저기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산소인데. 내가 산소 가서 울었어요, 울었어. 사람이 일부러 불을 질러도 이렇게 탈 수가 있는지…."]

송이는 소나무에 기생해서 자라는 버섯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나무가 다 타버리면서 송이가 자랄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울진은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주산지입니다.

지난해 울진에서만 12톤이 넘는 송이가 거래됐습니다.

울진 송이 농가는 5백여 가구.

이 가운데 70%, 350여 농가가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2천 헥타르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들이 현실적으로 보상받는 길은 없는 상황입니다.

[박재용/울진군 산림힐링과장 : "송이버섯이 재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거기 때문에 국가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지원이 안 되는 걸로…."]

이번 산불로 불에 탄 소나무 숲이 회복되기 위한 시간은 길게는 30년.

삶의 터전은 물론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송이 농민들은 암담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나라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영상편집:이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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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버린 ‘송이 산’…350여 농가 생계 ‘막막’
    • 입력 2022-03-14 19:11:55
    • 수정2022-03-14 20:41:43
    뉴스7(대구)
[앵커]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울진군은 국내 대표적인 송이 주산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소나무 숲의 송이가 자라는 지역이 불에 타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복구지원 대상에도 제외돼 있어 350여 농가들의 생계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년 동안 아내와 함께 송이 농사를 지어 온 조기호 씨.

이번 산불로 집을 잃은 조 씨에게 더 큰 슬픔은 송이가 자랐던 산이 불에 탄 겁니다.

[조기호/울진군 북면 부구3리 : "우리는 여태까지 살아온 게 송이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시골 사람들이 항상 가을만 되면 허리 아픈 노인네들도 허리 구부러진 사람들도 허리를 다 펴요. 그 정도로 좋아가지고, 반가워가지고."]

송이를 따서 세 자식을 대학까지 보낸 조영호 씨도 송이 산이 불탄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79살 나이에 다른 생계 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아 살길이 막막합니다.

[조영호/울진군 북면 부구3리 : "저기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산소인데. 내가 산소 가서 울었어요, 울었어. 사람이 일부러 불을 질러도 이렇게 탈 수가 있는지…."]

송이는 소나무에 기생해서 자라는 버섯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나무가 다 타버리면서 송이가 자랄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울진은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주산지입니다.

지난해 울진에서만 12톤이 넘는 송이가 거래됐습니다.

울진 송이 농가는 5백여 가구.

이 가운데 70%, 350여 농가가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2천 헥타르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들이 현실적으로 보상받는 길은 없는 상황입니다.

[박재용/울진군 산림힐링과장 : "송이버섯이 재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거기 때문에 국가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지원이 안 되는 걸로…."]

이번 산불로 불에 탄 소나무 숲이 회복되기 위한 시간은 길게는 30년.

삶의 터전은 물론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송이 농민들은 암담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나라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영상편집:이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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