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넓힌다고 40년 마을 지킨 나무 ‘싹둑’…주민들 반발

입력 2022.03.16 (19:31) 수정 2022.03.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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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시가 일주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주민들이 기른 40년가량 된 벚나무를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동의 없이 작업이 이뤄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른 몸통만 한 벚나무 6그루가 처참하게 잘려나갔습니다.

중장비까지 동원해 깊숙이 박힌 나무 뿌리를 파내기 위해 연신 작업을 이어갑니다.

제주시가 일주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벚나무를 벌채한 겁니다.

주민들은 동의 없이 나무를 베어냈다며 울분을 쏟아냅니다.

[이순실/마을 주민 :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마을) 허가도 없이!"]

남편이 심은 벚나무가 잘려나가는 모습을 본 80대 할머니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권진옥/마을 주민 : "이만한 묘목을 갖다가 (남편이랑) 다섯 사람이 심었어요. (사별한) 남편 보듯이 이걸 봤는데 이렇게 몽땅 다 잘라버리고."]

수십 년 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나무들은 이렇게 하루 만에 뿌리까지 뽑힌 채 모두 절단됐습니다.

과거 마을회 회의록에는 주민들이 시청 직원에게 '벚나무를 원래대로 유지하자고 통보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오면신/제성마을회장 : "(작년에) 나무를 굳이 안 잘라도 되겠다 시청 직원한테도 제가 그렇게 얘기했고 시청 직원도 알았다고 한 사항이었고요. 마을회에 알려주든가 협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사항도 없이 갑자기."]

이에 대해 제주시는 통장과 노인회 감사 입회하에 나무를 베어냈고, 나무를 옮겨도 대부분 고사한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시는 오는 10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마을회에 동일한 종의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지만, 주민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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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넓힌다고 40년 마을 지킨 나무 ‘싹둑’…주민들 반발
    • 입력 2022-03-16 19:31:40
    • 수정2022-03-16 21:05:01
    뉴스7(제주)
[앵커]

제주시가 일주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주민들이 기른 40년가량 된 벚나무를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동의 없이 작업이 이뤄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른 몸통만 한 벚나무 6그루가 처참하게 잘려나갔습니다.

중장비까지 동원해 깊숙이 박힌 나무 뿌리를 파내기 위해 연신 작업을 이어갑니다.

제주시가 일주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벚나무를 벌채한 겁니다.

주민들은 동의 없이 나무를 베어냈다며 울분을 쏟아냅니다.

[이순실/마을 주민 :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마을) 허가도 없이!"]

남편이 심은 벚나무가 잘려나가는 모습을 본 80대 할머니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권진옥/마을 주민 : "이만한 묘목을 갖다가 (남편이랑) 다섯 사람이 심었어요. (사별한) 남편 보듯이 이걸 봤는데 이렇게 몽땅 다 잘라버리고."]

수십 년 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나무들은 이렇게 하루 만에 뿌리까지 뽑힌 채 모두 절단됐습니다.

과거 마을회 회의록에는 주민들이 시청 직원에게 '벚나무를 원래대로 유지하자고 통보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오면신/제성마을회장 : "(작년에) 나무를 굳이 안 잘라도 되겠다 시청 직원한테도 제가 그렇게 얘기했고 시청 직원도 알았다고 한 사항이었고요. 마을회에 알려주든가 협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사항도 없이 갑자기."]

이에 대해 제주시는 통장과 노인회 감사 입회하에 나무를 베어냈고, 나무를 옮겨도 대부분 고사한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시는 오는 10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마을회에 동일한 종의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지만, 주민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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