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지느러미만 잘라…불법 선박 우리 항만 드나든다

입력 2022.03.17 (06:59) 수정 2022.03.1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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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법 어업을 막기 위해 세계 69개 나라가 '항만국조치협정' 맺고 이행 중인데요.

이 협정 가입국인 우리나라에 불법 조업 정황 등이 확인된 외국 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문검색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들어올 수 없었던 어선도 있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세네갈 해역에서 촬영된 중국어선의 조업 모습입니다.

선원이 갓 잡아 올린 상어의 지느러미를 자른 뒤 몸통은 그대로 바다에 던집니다.

비싼 요리 재료인 상어 지느러미만 도려내는 이른바 '샤크 피닝'입니다.

이렇게 지느러미를 잃고 죽는 상어는 연간 1억 마리, 불법 조업이 개체 멸종을 재촉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 선박들이 자주 드나드는 부산항.

하루 200척 가까운 선박들이 모여드는 항만입니다. 이곳에 모여든 선박들은 평균 3~4일 정도 머물다 떠납니다.

심각한 불법 어업이 계속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국가의 선박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항만국조치협정대로라면 항만 당국은 불법 어획물 선적 여부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항만 작업자/음성변조 : "(단속원은) 배 들어올 때 왔다 가죠."]

보고 그냥 가는 거죠. 배 들어오면 코로나 검사하고 가는 거죠.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한 상어 지느러미를 싣고 부산항에 입항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선원/中어선 승선 : "몸통은 (바다에) 버리고 샥스핀만 냉동고에 따로 보관합니다. (부산에서) 다른 건 다 내려도 샥스핀만 끝까지 배에 숨겨놓습니다."]

실제로 협정 체결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온 불법 조업 확인 선박만 10차례 넘게 국내 항만에 들어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법 조업이 강하게 의심되는 일명 '고위험 어선'의 출입입니다.

불법에 연루된 국가의 고위험 어선은 최근까지 5,800여 차례나 들어왔고, 90% 가까이가 검문검색 없이 통과했습니다.

한국이 불법 어업의 중간 기착지가 된 셈입니다.

[정홍석/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 : "고위험군 선박들을 그 이전에 했던 그런 행적들을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해서 그 선박들에 대한 검색 우선 순위를 조정한다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연간 선박 검색률은 6%대.

해양수산부는 국제기구가 권장하는 5%보다 높다며 검색량이 적은 편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 : 송상엽 영상편집 : 이진이 그래픽 : 서수민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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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어 지느러미만 잘라…불법 선박 우리 항만 드나든다
    • 입력 2022-03-17 06:59:28
    • 수정2022-03-17 07:21:01
    뉴스광장 1부
[앵커]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법 어업을 막기 위해 세계 69개 나라가 '항만국조치협정' 맺고 이행 중인데요.

이 협정 가입국인 우리나라에 불법 조업 정황 등이 확인된 외국 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문검색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들어올 수 없었던 어선도 있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세네갈 해역에서 촬영된 중국어선의 조업 모습입니다.

선원이 갓 잡아 올린 상어의 지느러미를 자른 뒤 몸통은 그대로 바다에 던집니다.

비싼 요리 재료인 상어 지느러미만 도려내는 이른바 '샤크 피닝'입니다.

이렇게 지느러미를 잃고 죽는 상어는 연간 1억 마리, 불법 조업이 개체 멸종을 재촉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 선박들이 자주 드나드는 부산항.

하루 200척 가까운 선박들이 모여드는 항만입니다. 이곳에 모여든 선박들은 평균 3~4일 정도 머물다 떠납니다.

심각한 불법 어업이 계속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국가의 선박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항만국조치협정대로라면 항만 당국은 불법 어획물 선적 여부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항만 작업자/음성변조 : "(단속원은) 배 들어올 때 왔다 가죠."]

보고 그냥 가는 거죠. 배 들어오면 코로나 검사하고 가는 거죠.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한 상어 지느러미를 싣고 부산항에 입항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선원/中어선 승선 : "몸통은 (바다에) 버리고 샥스핀만 냉동고에 따로 보관합니다. (부산에서) 다른 건 다 내려도 샥스핀만 끝까지 배에 숨겨놓습니다."]

실제로 협정 체결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온 불법 조업 확인 선박만 10차례 넘게 국내 항만에 들어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법 조업이 강하게 의심되는 일명 '고위험 어선'의 출입입니다.

불법에 연루된 국가의 고위험 어선은 최근까지 5,800여 차례나 들어왔고, 90% 가까이가 검문검색 없이 통과했습니다.

한국이 불법 어업의 중간 기착지가 된 셈입니다.

[정홍석/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 : "고위험군 선박들을 그 이전에 했던 그런 행적들을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해서 그 선박들에 대한 검색 우선 순위를 조정한다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연간 선박 검색률은 6%대.

해양수산부는 국제기구가 권장하는 5%보다 높다며 검색량이 적은 편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 : 송상엽 영상편집 : 이진이 그래픽 : 서수민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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