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국문학 뿌리’ 가람 이병기, 전집으로 만난다

입력 2022.03.18 (07:36) 수정 2022.03.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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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강점기, 나라말이 금지된 시기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킨 학자들이 있었죠.

익산 출신인 가람 이병기 선생도 대표적인 민족학자인데요,

가람 선생의 작품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을 모아서 엮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 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글이라는 게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사전 만들어야죠."]

일제 눈을 피해 우리 말 사전을 만든 '조선어학회'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우리 말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른 '조선어학회' 학자들.

민족의 혼을 지킨 이들 중에는 가람 이병기 선생이 있습니다.

시조 혁신과 부흥에 앞장선 시조 문학의 거장 가람.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변화를 시도하며 현대시조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별/이병기 시조/이수인 작곡 :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오. 잠자코 호을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김주석/가람문학관 학예사 : "개성을 살려서 쓸 것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 진실된 감정,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것을 고스란히 표현해서 살려내야 한다고…."]

익산 출신인 가람은 해방 이후 지역 문단을 재건하는데 힘을 쏟을 만큼 고향에 대한 애정이 많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자/이병기 시조 : "고향으로 돌아가자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자. 암데나 정들을진댄 못 살 리 없으련마는 그래도 나의 고향이 아니 가장 그리운가!"]

[이앙배/가람 이병기 손자 : "항상 곧은 자세로, 아침 저녁으로 늘 여기를 쓸고 다니셨던 것 같아요. 성실하셨다…."]

조선어문연구회를 조직한 가람은 한글학회로 이어진 연구를 통해 '국문학 개론' 등을 쓰며 국문학의 뿌리도 세웠습니다.

한국 근현대 문학을 아우르는 가람의 작품과 일상이 담긴 일기 등을 엮은 전집이 나옵니다.

국어국문학 학자들과 문인들이 지난 2천 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람 전집 10권을 발간했습니다.

가람의 빛나는 업적인 시조와 수필, 소설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기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익두/'가람이병기전집간행위원회' 위원장 : "가장 방대하고, 다양하고, 풍부한 전집 분량을 남겨 놓으셨습니다. 그런 다양한 내용들이 지금까지 묻혀 있어서 그것을 이번에 발굴해서 종합 정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겠습니다."]

[임경택/전북대 출판문화원 원장 : "전북대로써는 (가람 이병기 선생이) 문리대 학장을 지내시고, 전북대 교수를 지내신 분이고, 민족 시인이고 그런 면에서 출간하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가람이 쓴 평론과 편지 등을 추가해 모두 30권 전집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이경애/'가람이병기전집간행위원회' 총무 :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3국 사이에 있어서 문학이 어떻게 그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것을 지켜가면서 변화를 해왔고 우리 것을 어떻게 세웠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이 분(가람 이병기 선생)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돼요."]

술과 제자, 난을 사랑했고, 세상과 소통을 좋아했던 가람 이병기.

이번 전집을 통해 후손들과 어떤 문학적 소통을 이어갈 지 기대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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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K] ‘국문학 뿌리’ 가람 이병기, 전집으로 만난다
    • 입력 2022-03-18 07:36:52
    • 수정2022-03-18 08:37:03
    뉴스광장(전주)
[앵커]

일제강점기, 나라말이 금지된 시기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킨 학자들이 있었죠.

익산 출신인 가람 이병기 선생도 대표적인 민족학자인데요,

가람 선생의 작품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을 모아서 엮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 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글이라는 게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사전 만들어야죠."]

일제 눈을 피해 우리 말 사전을 만든 '조선어학회'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우리 말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른 '조선어학회' 학자들.

민족의 혼을 지킨 이들 중에는 가람 이병기 선생이 있습니다.

시조 혁신과 부흥에 앞장선 시조 문학의 거장 가람.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변화를 시도하며 현대시조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별/이병기 시조/이수인 작곡 :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오. 잠자코 호을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김주석/가람문학관 학예사 : "개성을 살려서 쓸 것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 진실된 감정,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것을 고스란히 표현해서 살려내야 한다고…."]

익산 출신인 가람은 해방 이후 지역 문단을 재건하는데 힘을 쏟을 만큼 고향에 대한 애정이 많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자/이병기 시조 : "고향으로 돌아가자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자. 암데나 정들을진댄 못 살 리 없으련마는 그래도 나의 고향이 아니 가장 그리운가!"]

[이앙배/가람 이병기 손자 : "항상 곧은 자세로, 아침 저녁으로 늘 여기를 쓸고 다니셨던 것 같아요. 성실하셨다…."]

조선어문연구회를 조직한 가람은 한글학회로 이어진 연구를 통해 '국문학 개론' 등을 쓰며 국문학의 뿌리도 세웠습니다.

한국 근현대 문학을 아우르는 가람의 작품과 일상이 담긴 일기 등을 엮은 전집이 나옵니다.

국어국문학 학자들과 문인들이 지난 2천 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람 전집 10권을 발간했습니다.

가람의 빛나는 업적인 시조와 수필, 소설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기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익두/'가람이병기전집간행위원회' 위원장 : "가장 방대하고, 다양하고, 풍부한 전집 분량을 남겨 놓으셨습니다. 그런 다양한 내용들이 지금까지 묻혀 있어서 그것을 이번에 발굴해서 종합 정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겠습니다."]

[임경택/전북대 출판문화원 원장 : "전북대로써는 (가람 이병기 선생이) 문리대 학장을 지내시고, 전북대 교수를 지내신 분이고, 민족 시인이고 그런 면에서 출간하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가람이 쓴 평론과 편지 등을 추가해 모두 30권 전집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이경애/'가람이병기전집간행위원회' 총무 :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3국 사이에 있어서 문학이 어떻게 그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것을 지켜가면서 변화를 해왔고 우리 것을 어떻게 세웠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이 분(가람 이병기 선생)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돼요."]

술과 제자, 난을 사랑했고, 세상과 소통을 좋아했던 가람 이병기.

이번 전집을 통해 후손들과 어떤 문학적 소통을 이어갈 지 기대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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