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발윳값 폭등…미국인들 고통 가중
입력 2022.03.19 (23:12)
수정 2022.03.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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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7.9% 상승하면서 또 40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품목은 휘발유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윳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높아진 물가로 힘들어하는 미국인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현재 미국의 기름값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3월 18일 자 전국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7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갤런당 4.33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리터당 천 400원대로 계산됩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1달러대, 2021년만 해도 2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오름세가 이어진 겁니다.
[앵커]
이러한 휘발윳값 상승세가 전례 없이 빠르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1년 전과 오늘과 비교하면 갤런당 1달러 39센트가 올랐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에만 갤런당 73센트가 올랐습니다.
1년 오름폭의 절반이 단 3주 만에 오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서는 폭등한 기름값에 당황하는 운전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달라진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한 주유소입니다.
가장 낮은 등급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가 넘다 보니 한산합니다.
LA 외곽의 이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계속 몰려옵니다.
다른 곳보다 휘발윳값이 갤런당 2달러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알제이/주유소 고객 : "2달러가량 싸니까 15갤런 정도 넣으면 솔직히 30달러가 싼 거죠."]
가격을 보지 않고 가까운 주유소를 찾던 미국인들은 이제 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시어/주유소 고객 : "휴대전화 앱에서 여러 주유소의 모든 가격을 알 수 있어요. 여기가 가장 싸서 15분, 20분 정도 걸려서 왔어요."]
예비 연료통까지 채워 가려는 운전자도 눈에 띕니다.
[베리 컬크/주유소 고객 : "아버지와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여기에 와서 다른 차들에 기름을 넣었고, 지금은 모든 예비 기름통들을 가져온 거예요."]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 운전자나 배달 대행 운전자들은 폭등한 기름값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할 지경입니다.
[크리스 로우/우버 운전자 : "제 수익 가운데 15퍼센트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가는데, 현재는 19퍼센트 정도 차지합니다."]
개인 사업자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 트럭 운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루벤 폰스/트럭 운전자 : "오늘은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이틀 전에도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달에 800달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도자기 판매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슈바즈씨는 28제곱미터의 아파트에서 삽니다.
4개월 뒤 임대 계약이 끝나는데, 올라 버린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카티아 슈바즈/애리조나 피닉스 : "차에서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자매가 허락하지 않더라도요."]
임대료가 싼 외곽으로 이사갈 수도 없습니다.
올라 버린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힘들어요. 내가 정말 쓸모없게 느껴져요."]
대중교통이 부족한 미국에서 폭등한 휘발유는 삶에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이런 상황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최근 미 전역에서는 기름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차량 아래 기름 탱크에 구멍을 내고 훔쳐가거나, 주유구에 호스를 넣어 뽑아가는 수법입니다.
[조지 캐리어/패서디나 : "도둑들은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알았어요. 난 연료 탱크에 기름이 4분의 1가량 남은 거로 알고 있는데 다음 날 아침 탱크가 비어 있었죠."]
주유소 기름을 훔쳐가는 간 큰 도둑도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우리 돈 5천만 원 상당의 경유 3천 7백 리터를 도난당했습니다.
[피해 주유소 직원 : "밴 차량이 연료 탱크 위로 이동해요. 그러고 나서 보이는 건 그게 다예요. 아무도 나오지 않아요. 그들의 차 안에 비밀 통로가 있는 거죠."]
폭등하는 휘발윳값은 코로나 때문에 이미 기록적으로 올라 버린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최근 마트에 가 보면 유통이 중요한 육류나 유제품 등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카디나 구디노/음식점 운영 : "보통 돼지고기 살코기는 1파운드(0.45kg)에 약 1달러 정도인데, 지금은 1.84달러입니다. 이 치즈는 예전에는 9달러였는데, 지금은 14.56달러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전 해에 비해 7.9% 상승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습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고통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렉 맥브라이드/뱅크레이트 닷컴 수석 재무분석가 :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기름이지만, 다른 농산물도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달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다음 몇 달 동안은 거의 확실할 것입니다."]
미국의 방송사 CBS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제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재클린 앤/로스앤젤레스 : "나는 우크라이나의 독재정권보다 이곳의 기름값이 비싼 걸 선택하겠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31%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불만족을 표출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현지시각 16일,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그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당장 안정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과 달리 물가 안정에는 더 많은 조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 속에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방시레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7.9% 상승하면서 또 40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품목은 휘발유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윳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높아진 물가로 힘들어하는 미국인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현재 미국의 기름값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3월 18일 자 전국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7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갤런당 4.33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리터당 천 400원대로 계산됩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1달러대, 2021년만 해도 2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오름세가 이어진 겁니다.
[앵커]
이러한 휘발윳값 상승세가 전례 없이 빠르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1년 전과 오늘과 비교하면 갤런당 1달러 39센트가 올랐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에만 갤런당 73센트가 올랐습니다.
1년 오름폭의 절반이 단 3주 만에 오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서는 폭등한 기름값에 당황하는 운전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달라진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한 주유소입니다.
가장 낮은 등급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가 넘다 보니 한산합니다.
LA 외곽의 이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계속 몰려옵니다.
다른 곳보다 휘발윳값이 갤런당 2달러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알제이/주유소 고객 : "2달러가량 싸니까 15갤런 정도 넣으면 솔직히 30달러가 싼 거죠."]
가격을 보지 않고 가까운 주유소를 찾던 미국인들은 이제 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시어/주유소 고객 : "휴대전화 앱에서 여러 주유소의 모든 가격을 알 수 있어요. 여기가 가장 싸서 15분, 20분 정도 걸려서 왔어요."]
예비 연료통까지 채워 가려는 운전자도 눈에 띕니다.
[베리 컬크/주유소 고객 : "아버지와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여기에 와서 다른 차들에 기름을 넣었고, 지금은 모든 예비 기름통들을 가져온 거예요."]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 운전자나 배달 대행 운전자들은 폭등한 기름값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할 지경입니다.
[크리스 로우/우버 운전자 : "제 수익 가운데 15퍼센트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가는데, 현재는 19퍼센트 정도 차지합니다."]
개인 사업자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 트럭 운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루벤 폰스/트럭 운전자 : "오늘은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이틀 전에도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달에 800달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도자기 판매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슈바즈씨는 28제곱미터의 아파트에서 삽니다.
4개월 뒤 임대 계약이 끝나는데, 올라 버린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카티아 슈바즈/애리조나 피닉스 : "차에서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자매가 허락하지 않더라도요."]
임대료가 싼 외곽으로 이사갈 수도 없습니다.
올라 버린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힘들어요. 내가 정말 쓸모없게 느껴져요."]
대중교통이 부족한 미국에서 폭등한 휘발유는 삶에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이런 상황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최근 미 전역에서는 기름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차량 아래 기름 탱크에 구멍을 내고 훔쳐가거나, 주유구에 호스를 넣어 뽑아가는 수법입니다.
[조지 캐리어/패서디나 : "도둑들은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알았어요. 난 연료 탱크에 기름이 4분의 1가량 남은 거로 알고 있는데 다음 날 아침 탱크가 비어 있었죠."]
주유소 기름을 훔쳐가는 간 큰 도둑도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우리 돈 5천만 원 상당의 경유 3천 7백 리터를 도난당했습니다.
[피해 주유소 직원 : "밴 차량이 연료 탱크 위로 이동해요. 그러고 나서 보이는 건 그게 다예요. 아무도 나오지 않아요. 그들의 차 안에 비밀 통로가 있는 거죠."]
폭등하는 휘발윳값은 코로나 때문에 이미 기록적으로 올라 버린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최근 마트에 가 보면 유통이 중요한 육류나 유제품 등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카디나 구디노/음식점 운영 : "보통 돼지고기 살코기는 1파운드(0.45kg)에 약 1달러 정도인데, 지금은 1.84달러입니다. 이 치즈는 예전에는 9달러였는데, 지금은 14.56달러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전 해에 비해 7.9% 상승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습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고통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렉 맥브라이드/뱅크레이트 닷컴 수석 재무분석가 :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기름이지만, 다른 농산물도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달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다음 몇 달 동안은 거의 확실할 것입니다."]
미국의 방송사 CBS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제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재클린 앤/로스앤젤레스 : "나는 우크라이나의 독재정권보다 이곳의 기름값이 비싼 걸 선택하겠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31%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불만족을 표출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현지시각 16일,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그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당장 안정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과 달리 물가 안정에는 더 많은 조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 속에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방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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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휘발윳값 폭등…미국인들 고통 가중
-
- 입력 2022-03-19 23:12:30
- 수정2022-03-19 23:30:12
[앵커]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7.9% 상승하면서 또 40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품목은 휘발유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윳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높아진 물가로 힘들어하는 미국인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현재 미국의 기름값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3월 18일 자 전국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7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갤런당 4.33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리터당 천 400원대로 계산됩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1달러대, 2021년만 해도 2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오름세가 이어진 겁니다.
[앵커]
이러한 휘발윳값 상승세가 전례 없이 빠르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1년 전과 오늘과 비교하면 갤런당 1달러 39센트가 올랐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에만 갤런당 73센트가 올랐습니다.
1년 오름폭의 절반이 단 3주 만에 오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서는 폭등한 기름값에 당황하는 운전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달라진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한 주유소입니다.
가장 낮은 등급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가 넘다 보니 한산합니다.
LA 외곽의 이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계속 몰려옵니다.
다른 곳보다 휘발윳값이 갤런당 2달러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알제이/주유소 고객 : "2달러가량 싸니까 15갤런 정도 넣으면 솔직히 30달러가 싼 거죠."]
가격을 보지 않고 가까운 주유소를 찾던 미국인들은 이제 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시어/주유소 고객 : "휴대전화 앱에서 여러 주유소의 모든 가격을 알 수 있어요. 여기가 가장 싸서 15분, 20분 정도 걸려서 왔어요."]
예비 연료통까지 채워 가려는 운전자도 눈에 띕니다.
[베리 컬크/주유소 고객 : "아버지와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여기에 와서 다른 차들에 기름을 넣었고, 지금은 모든 예비 기름통들을 가져온 거예요."]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 운전자나 배달 대행 운전자들은 폭등한 기름값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할 지경입니다.
[크리스 로우/우버 운전자 : "제 수익 가운데 15퍼센트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가는데, 현재는 19퍼센트 정도 차지합니다."]
개인 사업자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 트럭 운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루벤 폰스/트럭 운전자 : "오늘은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이틀 전에도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달에 800달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도자기 판매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슈바즈씨는 28제곱미터의 아파트에서 삽니다.
4개월 뒤 임대 계약이 끝나는데, 올라 버린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카티아 슈바즈/애리조나 피닉스 : "차에서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자매가 허락하지 않더라도요."]
임대료가 싼 외곽으로 이사갈 수도 없습니다.
올라 버린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힘들어요. 내가 정말 쓸모없게 느껴져요."]
대중교통이 부족한 미국에서 폭등한 휘발유는 삶에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이런 상황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최근 미 전역에서는 기름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차량 아래 기름 탱크에 구멍을 내고 훔쳐가거나, 주유구에 호스를 넣어 뽑아가는 수법입니다.
[조지 캐리어/패서디나 : "도둑들은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알았어요. 난 연료 탱크에 기름이 4분의 1가량 남은 거로 알고 있는데 다음 날 아침 탱크가 비어 있었죠."]
주유소 기름을 훔쳐가는 간 큰 도둑도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우리 돈 5천만 원 상당의 경유 3천 7백 리터를 도난당했습니다.
[피해 주유소 직원 : "밴 차량이 연료 탱크 위로 이동해요. 그러고 나서 보이는 건 그게 다예요. 아무도 나오지 않아요. 그들의 차 안에 비밀 통로가 있는 거죠."]
폭등하는 휘발윳값은 코로나 때문에 이미 기록적으로 올라 버린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최근 마트에 가 보면 유통이 중요한 육류나 유제품 등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카디나 구디노/음식점 운영 : "보통 돼지고기 살코기는 1파운드(0.45kg)에 약 1달러 정도인데, 지금은 1.84달러입니다. 이 치즈는 예전에는 9달러였는데, 지금은 14.56달러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전 해에 비해 7.9% 상승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습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고통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렉 맥브라이드/뱅크레이트 닷컴 수석 재무분석가 :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기름이지만, 다른 농산물도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달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다음 몇 달 동안은 거의 확실할 것입니다."]
미국의 방송사 CBS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제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재클린 앤/로스앤젤레스 : "나는 우크라이나의 독재정권보다 이곳의 기름값이 비싼 걸 선택하겠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31%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불만족을 표출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현지시각 16일,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그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당장 안정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과 달리 물가 안정에는 더 많은 조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 속에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방시레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7.9% 상승하면서 또 40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품목은 휘발유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윳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높아진 물가로 힘들어하는 미국인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현재 미국의 기름값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 3월 18일 자 전국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7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갤런당 4.33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리터당 천 400원대로 계산됩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지난 2020년 1달러대, 2021년만 해도 2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오름세가 이어진 겁니다.
[앵커]
이러한 휘발윳값 상승세가 전례 없이 빠르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1년 전과 오늘과 비교하면 갤런당 1달러 39센트가 올랐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에만 갤런당 73센트가 올랐습니다.
1년 오름폭의 절반이 단 3주 만에 오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서는 폭등한 기름값에 당황하는 운전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달라진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한 주유소입니다.
가장 낮은 등급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가 넘다 보니 한산합니다.
LA 외곽의 이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계속 몰려옵니다.
다른 곳보다 휘발윳값이 갤런당 2달러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알제이/주유소 고객 : "2달러가량 싸니까 15갤런 정도 넣으면 솔직히 30달러가 싼 거죠."]
가격을 보지 않고 가까운 주유소를 찾던 미국인들은 이제 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시어/주유소 고객 : "휴대전화 앱에서 여러 주유소의 모든 가격을 알 수 있어요. 여기가 가장 싸서 15분, 20분 정도 걸려서 왔어요."]
예비 연료통까지 채워 가려는 운전자도 눈에 띕니다.
[베리 컬크/주유소 고객 : "아버지와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여기에 와서 다른 차들에 기름을 넣었고, 지금은 모든 예비 기름통들을 가져온 거예요."]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 운전자나 배달 대행 운전자들은 폭등한 기름값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할 지경입니다.
[크리스 로우/우버 운전자 : "제 수익 가운데 15퍼센트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가는데, 현재는 19퍼센트 정도 차지합니다."]
개인 사업자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 트럭 운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루벤 폰스/트럭 운전자 : "오늘은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이틀 전에도 100달러를 더 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달에 800달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도자기 판매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슈바즈씨는 28제곱미터의 아파트에서 삽니다.
4개월 뒤 임대 계약이 끝나는데, 올라 버린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카티아 슈바즈/애리조나 피닉스 : "차에서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자매가 허락하지 않더라도요."]
임대료가 싼 외곽으로 이사갈 수도 없습니다.
올라 버린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힘들어요. 내가 정말 쓸모없게 느껴져요."]
대중교통이 부족한 미국에서 폭등한 휘발유는 삶에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이런 상황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최근 미 전역에서는 기름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차량 아래 기름 탱크에 구멍을 내고 훔쳐가거나, 주유구에 호스를 넣어 뽑아가는 수법입니다.
[조지 캐리어/패서디나 : "도둑들은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알았어요. 난 연료 탱크에 기름이 4분의 1가량 남은 거로 알고 있는데 다음 날 아침 탱크가 비어 있었죠."]
주유소 기름을 훔쳐가는 간 큰 도둑도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우리 돈 5천만 원 상당의 경유 3천 7백 리터를 도난당했습니다.
[피해 주유소 직원 : "밴 차량이 연료 탱크 위로 이동해요. 그러고 나서 보이는 건 그게 다예요. 아무도 나오지 않아요. 그들의 차 안에 비밀 통로가 있는 거죠."]
폭등하는 휘발윳값은 코로나 때문에 이미 기록적으로 올라 버린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최근 마트에 가 보면 유통이 중요한 육류나 유제품 등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카디나 구디노/음식점 운영 : "보통 돼지고기 살코기는 1파운드(0.45kg)에 약 1달러 정도인데, 지금은 1.84달러입니다. 이 치즈는 예전에는 9달러였는데, 지금은 14.56달러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이전 해에 비해 7.9% 상승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습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고통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렉 맥브라이드/뱅크레이트 닷컴 수석 재무분석가 :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기름이지만, 다른 농산물도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달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다음 몇 달 동안은 거의 확실할 것입니다."]
미국의 방송사 CBS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제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재클린 앤/로스앤젤레스 : "나는 우크라이나의 독재정권보다 이곳의 기름값이 비싼 걸 선택하겠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31%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불만족을 표출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현지시각 16일,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그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당장 안정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과 달리 물가 안정에는 더 많은 조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 속에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방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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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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