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950원·13km 인생’…GPS로 확인한 폐지수집노동 실태

입력 2022.03.21 (21:36) 수정 2022.04.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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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되게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움직여서 소득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GPS 위치 정보를 활용해 분석해봤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의 노동 시간과 이동 거리 등을 측정했습니다.

노인 10명의 동의를 얻어 목에 위치정보시스템 GPS를 걸었습니다.

6일 동안의 GPS 분석 결과 노인들의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 20분으로 13km 넘게 걸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일을 했습니다.

[김은숙/대구시 비산동/77세 : "새벽에요? 전에는 4시반 되면 나오고 요즘은 조금 추워서, 5시 되어야 나오고 이래요. 안 그러면 없어. 폐지가 없어."]

노인들의 벌이는 어느 정도일까?

6일 동안 노인 10명이 677시간을 일해 모두 합쳐 64만 원을 벌었습니다.

1인당 시급으로 계산하면 948원, 올해 최저임금의 10% 수준입니다.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끼니를 거르기가 일쑤입니다.

주된 일터인 좁은 골목은 각종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박국자/대구시 대명동/80세 : "트럭이 차가 높아서 안 보여서 그런지 와서 짐째로 부딪혀서 내가 넘어졌어."]

전국 230여 자치단체가 지원한 노인들의 리어카 보호 장구와 기초생활수급자 통계를 토대로 폐지수집 노인의 수를 추정해 보니 적어도 만 5천여 명에 이릅니다.

노동 시간 등으로 연 평균 폐지 수거량을 계산해보면 전국 주택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의 약 60%를 처리하는 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배재윤/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 : "폐지 줍는 노인이 국내 재활용 산업에 기여하는 바를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노동을 사적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공적 영역으로 확대해서..."]

폐지 수집의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한다면 정당한 대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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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급 950원·13km 인생’…GPS로 확인한 폐지수집노동 실태
    • 입력 2022-03-21 21:36:23
    • 수정2022-04-28 19:55:34
    뉴스 9
[앵커]

고되게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움직여서 소득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GPS 위치 정보를 활용해 분석해봤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의 노동 시간과 이동 거리 등을 측정했습니다.

노인 10명의 동의를 얻어 목에 위치정보시스템 GPS를 걸었습니다.

6일 동안의 GPS 분석 결과 노인들의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 20분으로 13km 넘게 걸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일을 했습니다.

[김은숙/대구시 비산동/77세 : "새벽에요? 전에는 4시반 되면 나오고 요즘은 조금 추워서, 5시 되어야 나오고 이래요. 안 그러면 없어. 폐지가 없어."]

노인들의 벌이는 어느 정도일까?

6일 동안 노인 10명이 677시간을 일해 모두 합쳐 64만 원을 벌었습니다.

1인당 시급으로 계산하면 948원, 올해 최저임금의 10% 수준입니다.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끼니를 거르기가 일쑤입니다.

주된 일터인 좁은 골목은 각종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박국자/대구시 대명동/80세 : "트럭이 차가 높아서 안 보여서 그런지 와서 짐째로 부딪혀서 내가 넘어졌어."]

전국 230여 자치단체가 지원한 노인들의 리어카 보호 장구와 기초생활수급자 통계를 토대로 폐지수집 노인의 수를 추정해 보니 적어도 만 5천여 명에 이릅니다.

노동 시간 등으로 연 평균 폐지 수거량을 계산해보면 전국 주택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의 약 60%를 처리하는 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배재윤/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 : "폐지 줍는 노인이 국내 재활용 산업에 기여하는 바를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노동을 사적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공적 영역으로 확대해서..."]

폐지 수집의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한다면 정당한 대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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