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객 뺏겼냐?” 즉답 피하는 삼성…모바일·파운드리 동시위기

입력 2022.03.23 (18:04) 수정 2022.03.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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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소비자 반발을 부른 삼성 스마트폰의 GOS(지오에스) 여파, 이게 단순한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고 삼성전자의 어두운 미래를 상징한다는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GOS 논란, 저희 ET도 다뤘지만 최근 열린 주총에서 부회장이 나서서 직접 사과도 했고 강제 조치도 풀겠다고 했는데, 또 할 이야기가 남아 있나요?

[기자]

삼성이 왜 GOS란 것을 강제 설치해야만 했나, 이야기를 살펴보면 할 얘기가 좀 더 있습니다.

삼성 모바일은 물론 파운드리 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어섭니다.

우선 GOS, 자체만 보면 발열 제어를 위해 등장한 겁니다.

너무 고사양인 게임을 실행하면 시스템이 과열돼서 뜨거워지는 발열, 그래서 그래픽과 해상도를 자동으로 낮춘다는 건데, 그 말을 뒤집으면 발열을 잡는 데 자신이 없다는 얘기인 거죠.

삼성에는 노트7 당시 폭발 이슈로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요.

[앵커]

고성능 게임을 할 때 발열이 있는 건 어느 스마트폰이나 마찬가지인 거 아닌가요?

[기자]

살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칩셋, AP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나타낸 이 그래프 한번 보시죠.

세로축이 성능, 가로축이 전력소모량, 높이 있으면서 왼쪽으로 붙어 있을수록 성능도 좋고 효율도 좋다는 건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은 곳, 딱 봐도 삼성 아니고 애플입니다.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가장 많이 쓰고 자체 엑시노스도 좀 쓰는데, 애플과 비교하면 세로축, 성능은 한참 떨어지는데 가로축, 전력은 더 많이 씁니다.

쉽게 말하면 성능과 효율 모두 애플에 완패하고 있다, 사실 애플이 디자인이나 고객 충성도, 소프트웨어는 뛰어나도 기기적 성능은 삼성이 낫다는 그런 관념이 있었는데 이제는 실증적으로 전혀 아니라는 얘깁니다.

[앵커]

아, 기술적으로 좀 떨어지다 보니 발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다?

[기자]

삼성이 애플 A14나 15 가져다 썼으면 성능 제한 소프트웨어가 전혀 필요 없었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GOS라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보다 모바일 시장에서 기술적인 리더십을 상실한 삼성전자 그 자체를 봐야 하는 거죠.

실제로 삼성이 아직 글로벌 시장에선 점유율 1위이지만, 이젠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모델 보면 애플 것이 7개고요.

삼성은 갤럭시S가 아니고 A, 저가 모델 하나뿐입니다.

그러니 영업이익은 애플이 압도적이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의 80% 가까이를 가져갔습니다.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대, 이제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에서 안 팔립니다.

이 통계들이 의미하는 건, 삼성은 중저가폰을 많이 판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존재감이 거의 없다, 정말 위기다, 라는 사실입니다.

[앵커]

아까 이게 '파운드리'와도 연결돼 있다고 했는데, 이건 왜 그런 거죠?

[기자]

GOS 사태의 원인이 '발열이 심한 칩', 이게 다 삼성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자체 '엑시노스' 모두 그렇습니다.

그 배경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의 수율이 30~3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말은, 제품 100개 만들면 불량품이 60개가 넘는단 뜻입니다.

그래서 정상 범주에 들어오는 제품이라 해도 발열이 많은 거 아니냐, 하는 의심도 나옵니다.

반면 TSMC는 수율이 70%대로 안정적입니다.

그래선지 인텔, 애플은 이미 3나노 공정, TSMC랑 함께하는데, 이젠 퀄컴마저 차세대 칩은 TSMC에서 만든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즉,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가 걸린 초미세 공정에서 삼성이 생산에 문제를 겪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이 TSMC로 간다는 겁니다.

최근 주총에서도 수율이 진짜 30%밖에 안 되냐, 기존 고객을 TSMC에 뺏겼냐,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 삼성은 즉답은 피했습니다.

[경계현/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3월 16일 정기주총 : "구체적인 부분은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랍니다. 퀄컴과는 많은 부분에 협력을 진행 중에 있으며..."]

[앵커]

삼성 자체 칩셋, '엑시노스'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이 자체 칩셋 생산 물량이 유지되어서인데, 지금은 이것도 위기입니다.

지난 4분기 점유율은 4%까지 추락했습니다.

개선하려고 협력사도 바꾸고 설계도 새로 하지만 아직 성과는 기대 이하입니다.

이 대목에선 또 한 수 아래 중저가 칩셋 만들던 타이완 '미디어텍'의 부상이 뼈아픕니다.

최근엔 TSMC 4나노 공정을 사용한 고사양 칫셉 선보였는데, 이건 엑시노스는 물론 퀄컴 스냅드래곤보다도 고성능 고효율이라고 합니다.

결국, 애플에 비춰보면 모바일이 위기고, 또 타이완의 TSMC나 미디어텍에 비춰보면 파운드리가 위기다, 이번 GOS 사태가 그만큼 의미심장한 장면을 비추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래도 삼성이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우뚝 서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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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3 18:04:47
    • 수정2022-03-23 18: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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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소비자 반발을 부른 삼성 스마트폰의 GOS(지오에스) 여파, 이게 단순한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고 삼성전자의 어두운 미래를 상징한다는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GOS 논란, 저희 ET도 다뤘지만 최근 열린 주총에서 부회장이 나서서 직접 사과도 했고 강제 조치도 풀겠다고 했는데, 또 할 이야기가 남아 있나요?

[기자]

삼성이 왜 GOS란 것을 강제 설치해야만 했나, 이야기를 살펴보면 할 얘기가 좀 더 있습니다.

삼성 모바일은 물론 파운드리 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어섭니다.

우선 GOS, 자체만 보면 발열 제어를 위해 등장한 겁니다.

너무 고사양인 게임을 실행하면 시스템이 과열돼서 뜨거워지는 발열, 그래서 그래픽과 해상도를 자동으로 낮춘다는 건데, 그 말을 뒤집으면 발열을 잡는 데 자신이 없다는 얘기인 거죠.

삼성에는 노트7 당시 폭발 이슈로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요.

[앵커]

고성능 게임을 할 때 발열이 있는 건 어느 스마트폰이나 마찬가지인 거 아닌가요?

[기자]

살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칩셋, AP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나타낸 이 그래프 한번 보시죠.

세로축이 성능, 가로축이 전력소모량, 높이 있으면서 왼쪽으로 붙어 있을수록 성능도 좋고 효율도 좋다는 건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은 곳, 딱 봐도 삼성 아니고 애플입니다.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가장 많이 쓰고 자체 엑시노스도 좀 쓰는데, 애플과 비교하면 세로축, 성능은 한참 떨어지는데 가로축, 전력은 더 많이 씁니다.

쉽게 말하면 성능과 효율 모두 애플에 완패하고 있다, 사실 애플이 디자인이나 고객 충성도, 소프트웨어는 뛰어나도 기기적 성능은 삼성이 낫다는 그런 관념이 있었는데 이제는 실증적으로 전혀 아니라는 얘깁니다.

[앵커]

아, 기술적으로 좀 떨어지다 보니 발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다?

[기자]

삼성이 애플 A14나 15 가져다 썼으면 성능 제한 소프트웨어가 전혀 필요 없었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GOS라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보다 모바일 시장에서 기술적인 리더십을 상실한 삼성전자 그 자체를 봐야 하는 거죠.

실제로 삼성이 아직 글로벌 시장에선 점유율 1위이지만, 이젠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모델 보면 애플 것이 7개고요.

삼성은 갤럭시S가 아니고 A, 저가 모델 하나뿐입니다.

그러니 영업이익은 애플이 압도적이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의 80% 가까이를 가져갔습니다.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대, 이제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에서 안 팔립니다.

이 통계들이 의미하는 건, 삼성은 중저가폰을 많이 판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존재감이 거의 없다, 정말 위기다, 라는 사실입니다.

[앵커]

아까 이게 '파운드리'와도 연결돼 있다고 했는데, 이건 왜 그런 거죠?

[기자]

GOS 사태의 원인이 '발열이 심한 칩', 이게 다 삼성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자체 '엑시노스' 모두 그렇습니다.

그 배경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의 수율이 30~3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말은, 제품 100개 만들면 불량품이 60개가 넘는단 뜻입니다.

그래서 정상 범주에 들어오는 제품이라 해도 발열이 많은 거 아니냐, 하는 의심도 나옵니다.

반면 TSMC는 수율이 70%대로 안정적입니다.

그래선지 인텔, 애플은 이미 3나노 공정, TSMC랑 함께하는데, 이젠 퀄컴마저 차세대 칩은 TSMC에서 만든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즉,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가 걸린 초미세 공정에서 삼성이 생산에 문제를 겪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이 TSMC로 간다는 겁니다.

최근 주총에서도 수율이 진짜 30%밖에 안 되냐, 기존 고객을 TSMC에 뺏겼냐,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 삼성은 즉답은 피했습니다.

[경계현/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3월 16일 정기주총 : "구체적인 부분은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랍니다. 퀄컴과는 많은 부분에 협력을 진행 중에 있으며..."]

[앵커]

삼성 자체 칩셋, '엑시노스'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이 자체 칩셋 생산 물량이 유지되어서인데, 지금은 이것도 위기입니다.

지난 4분기 점유율은 4%까지 추락했습니다.

개선하려고 협력사도 바꾸고 설계도 새로 하지만 아직 성과는 기대 이하입니다.

이 대목에선 또 한 수 아래 중저가 칩셋 만들던 타이완 '미디어텍'의 부상이 뼈아픕니다.

최근엔 TSMC 4나노 공정을 사용한 고사양 칫셉 선보였는데, 이건 엑시노스는 물론 퀄컴 스냅드래곤보다도 고성능 고효율이라고 합니다.

결국, 애플에 비춰보면 모바일이 위기고, 또 타이완의 TSMC나 미디어텍에 비춰보면 파운드리가 위기다, 이번 GOS 사태가 그만큼 의미심장한 장면을 비추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래도 삼성이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우뚝 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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