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일 안 해도 수백만 달러 벌어”…세금 더 내게 해달라는 백만장자들

입력 2022.03.30 (07:55) 수정 2022.03.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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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부자 증세' 추진을 야당인 공화당과 기업들은 반대하고 있지만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불평등 해소에 쓰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며 자신들이 세금을 더 낼 수 있게 해달라는 백만장자들도 있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리스 펄 씨는 뉴욕 월가에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입니다.

원래도 부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2년간은 그냥 앉아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갖고 있던 주식 덕입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2년 동안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재산이 수백만 달러 늘었습니다. 몇 년 전에 주식에 투자해놨을 뿐이죠. 부자였던 사람들이 더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산이 불어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근로 소득에 매겨지는 것만큼은 세금을 내는 게 공정한 거라고 말합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우리는 돈 많은 투자자들에게 최소한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만큼의 세율은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엄청난 수의 가난한 사람들과 극소수의 부자들만 있지 않도록 상황을 좀 더 좋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펄 씨가 대표로 있는 '애국하는 백만장자'는 지난 1월, 세계 각국의 백만장자들과 연대해 코로나19 불평등 해소를 위한 이른바 '부유세' 도입을 다보스 경제포럼측에 공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젬마 맥고프/영국 백만장자 모임 회원 : "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부담이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는 1%의 부자들에게 부과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유세'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에겐 이렇게 생각하면 세금이 아깝지 않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일론 머스크는 차를 팔고 싶어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팔 수 없습니다. 그는 부자들에게 비싼 차를 팔아야 합니다. 만약 그가 혼자서 모든 돈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돈이 없다면 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없겠죠."]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부자증세에 재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자산 규모 1억 달러 우리 돈 1,220억 원이 넘는 상위 0.01%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억만장자세'안을 발표했는데, 이들의 소득에 대해 최소 20%의 세금을 물리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전 세계 인구의 99%는 소득이 줄었지만, 세계 10대 부자들의 총 재산은 두 배 이상 불어난 걸로 추산됩니다.

이 10명의 재산은 하위 40%, 즉 31억 명의 재산을 다 합친 것보다 6배가 더 많습니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인데, 불평등 해소에 부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웅/리서처:김나희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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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간 일 안 해도 수백만 달러 벌어”…세금 더 내게 해달라는 백만장자들
    • 입력 2022-03-30 07:55:13
    • 수정2022-03-30 07: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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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부자 증세' 추진을 야당인 공화당과 기업들은 반대하고 있지만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불평등 해소에 쓰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며 자신들이 세금을 더 낼 수 있게 해달라는 백만장자들도 있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리스 펄 씨는 뉴욕 월가에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입니다.

원래도 부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2년간은 그냥 앉아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갖고 있던 주식 덕입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2년 동안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재산이 수백만 달러 늘었습니다. 몇 년 전에 주식에 투자해놨을 뿐이죠. 부자였던 사람들이 더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산이 불어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근로 소득에 매겨지는 것만큼은 세금을 내는 게 공정한 거라고 말합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우리는 돈 많은 투자자들에게 최소한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만큼의 세율은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엄청난 수의 가난한 사람들과 극소수의 부자들만 있지 않도록 상황을 좀 더 좋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펄 씨가 대표로 있는 '애국하는 백만장자'는 지난 1월, 세계 각국의 백만장자들과 연대해 코로나19 불평등 해소를 위한 이른바 '부유세' 도입을 다보스 경제포럼측에 공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젬마 맥고프/영국 백만장자 모임 회원 : "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부담이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는 1%의 부자들에게 부과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유세'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에겐 이렇게 생각하면 세금이 아깝지 않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모리스 펄/'애국하는 백만장자' 대표 : "일론 머스크는 차를 팔고 싶어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팔 수 없습니다. 그는 부자들에게 비싼 차를 팔아야 합니다. 만약 그가 혼자서 모든 돈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돈이 없다면 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없겠죠."]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부자증세에 재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자산 규모 1억 달러 우리 돈 1,220억 원이 넘는 상위 0.01%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억만장자세'안을 발표했는데, 이들의 소득에 대해 최소 20%의 세금을 물리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전 세계 인구의 99%는 소득이 줄었지만, 세계 10대 부자들의 총 재산은 두 배 이상 불어난 걸로 추산됩니다.

이 10명의 재산은 하위 40%, 즉 31억 명의 재산을 다 합친 것보다 6배가 더 많습니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인데, 불평등 해소에 부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웅/리서처:김나희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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