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 ‘대리 기부’ 논란…강원도약사회 “관행”

입력 2022.03.30 (19:30) 수정 2022.03.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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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강원도약사회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품을 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추가 취재 결과, 이 기부물품이 제약회사에서 공짜로 보내준 물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안 산불 이재민과 진화를 위해 고생한 소방대원에 전달된 기부 물품들입니다.

품목만 줄잡아 20여 가지.

금액은 1억 원어칩니다.

공식적으론 강원도약사회가 기부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기부 방식이 통상적인 것과는 전혀 달랐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보통 기부는, 기부자가 필요한 물건을 사서 보냅니다.

하지만, 강원도약사회는 이 기부물품을 사지 않았습니다.

약사회 간부가 제약회사와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 등에 지원을 요청하자, 해당 업체들이 공짜로 물건을 보내줬습니다.

이에 대해,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 특수 관계를 이용한 '대리 기부'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제약회사 입장에선 물품을 요청하는 약사회의 제안을 거절하기 쉽지않습니다.

수많은 약품 가운데 어떤 것을 팔지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약사'이기 때문입니다.

[나철성/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기부의 정신과 내용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윤리,도덕,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 보여지거든요."]

이에 대해, 약사회는 관행이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강원도약사회 관계자/음성변조 : "큰 산불이 났는데 제약회사에서 조금 어떻게 지원해주실 수 있는 방안이 없냐 했더니 흔쾌하게 약사회에 지원해 주신 겁니다."]

실제로 한 업체는 자신들이 먼저 기부를 제안했다고 주장합니다.

[물품 기부 기업체 간부/음성변조 : "강원도에서 큰 산불로 자연재해급의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는 뉴스가 있어서 대외구호 활동을 하는 분과 자원봉사하시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지만, 제약회사들이 직접 기부해도 될 걸 왜 약사회의 이름을 빌었는지에 대해선 납득할만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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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돕기 ‘대리 기부’ 논란…강원도약사회 “관행”
    • 입력 2022-03-30 19:30:15
    • 수정2022-03-30 20:55:04
    뉴스7(춘천)
[앵커]

KBS는 강원도약사회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품을 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추가 취재 결과, 이 기부물품이 제약회사에서 공짜로 보내준 물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안 산불 이재민과 진화를 위해 고생한 소방대원에 전달된 기부 물품들입니다.

품목만 줄잡아 20여 가지.

금액은 1억 원어칩니다.

공식적으론 강원도약사회가 기부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기부 방식이 통상적인 것과는 전혀 달랐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보통 기부는, 기부자가 필요한 물건을 사서 보냅니다.

하지만, 강원도약사회는 이 기부물품을 사지 않았습니다.

약사회 간부가 제약회사와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 등에 지원을 요청하자, 해당 업체들이 공짜로 물건을 보내줬습니다.

이에 대해,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 특수 관계를 이용한 '대리 기부'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제약회사 입장에선 물품을 요청하는 약사회의 제안을 거절하기 쉽지않습니다.

수많은 약품 가운데 어떤 것을 팔지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약사'이기 때문입니다.

[나철성/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기부의 정신과 내용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윤리,도덕,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 보여지거든요."]

이에 대해, 약사회는 관행이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강원도약사회 관계자/음성변조 : "큰 산불이 났는데 제약회사에서 조금 어떻게 지원해주실 수 있는 방안이 없냐 했더니 흔쾌하게 약사회에 지원해 주신 겁니다."]

실제로 한 업체는 자신들이 먼저 기부를 제안했다고 주장합니다.

[물품 기부 기업체 간부/음성변조 : "강원도에서 큰 산불로 자연재해급의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는 뉴스가 있어서 대외구호 활동을 하는 분과 자원봉사하시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지만, 제약회사들이 직접 기부해도 될 걸 왜 약사회의 이름을 빌었는지에 대해선 납득할만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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