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생선도 PCR하는 中 제로코로나 …‘출구전략’ 시동은?

입력 2022.03.31 (10:50) 수정 2022.03.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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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가 봉쇄됐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가 최대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서영민 기자와 살펴봅니다.

자, 오늘은 이 상하이 봉쇄 이야기를 할텐데, 시작은 국제유가로 해야 한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전히 100달러 위 고공행진 중이긴 한데, 이번 주에 갑자기 확 떨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텍사스산 WTI유나 북해 브렌트유 모두 일주일 만에 9% 넘게 내렸습니다.

특히 그제 7~8% 급락했는데, 이게 상하이 봉쇄 소식 때문입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수입국인데 그 경제 중심을 봉쇄하니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된 겁니다.

[앵커]

도시 하나 봉쇄했는데 그렇게 큰 충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인구가 2천5백만, 서울과 수도권 인구 합친 만큼 큰 도시고, 중국 경제의 심장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중국 당국도 충격이 걱정됐던지, 단계적 봉쇄를 선택했습니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경계로 동서로 나눠서 금융, 산업지구인 동쪽을 먼저 봉쇄했고, 서쪽은 다음 달 1일, 내일부터 봉쇄에 들어갑니다.

[앵커]

최근 시안 봉쇄 때도 그랬고, 중국 봉쇄 얘기할 때 늘 하는 얘기 있잖아요.

정말 꼭 이래야 하나, 상하이 코로나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럴 정도로 나쁜가요?

[기자]

그제 기준 상하이 확진자는 4천4백 명 정도, 대다수가 무증상자라니 오미크론 아닐까 싶고, 그러면 사실 별일 아니다 싶은데.

확진자 발생 자체를 틀어막는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전국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상하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도시 봉쇄 발표로 시민들은 '패닉' 상탭니다.

먼저 봉쇄된 동쪽 지역에선 봉쇄 직전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고요.

다음 달부터 봉쇄되는 서쪽 지역도 지금 가게마다 북새통입니다.

진열대는 이렇게 비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채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통시장 상인 : "도매 시장들이 문을 닫아 채소를 사들이기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주민들뿐 아니라 기업들도 봉쇄 영향이 있겠죠?

[기자]

네, 금융·산업 지구가 먼저 봉쇄됐으니까요.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바겐도 생산 멈췄고, 수백여 곳의 자동차 부품처도 문을 닫았습니다.

다만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 시설과 인력을 외부와 철저히 분리하는 '폐쇄 루프' 조건을 충족하면 운영할 수 있다는군요.

또 피해 기업에는 세금 감면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답니다.

주식시장도 정상 운영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 그동안의 무자비한 봉쇄 방식과는 좀 다릅니다.

유연하다고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봉쇄 자체도 도시를 반으로 쪼개 단계적인 순환 봉쇄 형식이고, 기간은 지역별로 4일밖에 안됩니다.

가장 처음 우한은 봉쇄가 70일이 넘었고, 지난 연말 시안 봉쇄도 근 한 달이었는데, 이달 중순 선전 봉쇄는 5일, 상하이는 4일 이런 식으로 기간이 줄고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코로나 0명일 때까지'가 정책목표였다면 지금은 '일단 전원 PCR 검사한 뒤에 확진자 격리하는 행정처리에 필요한 만큼' 딱 그만큼만 최소한으로 짧게 순간적인 봉쇄를 한다는 걸로 방향이 바뀐 것 같습니다.

역시 '경제' 때문인데요.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수도 베이징보다도 경제 규모가 크고요.

뉴욕과 런던, 홍콩에 이은 세계 4위 경제 중심집니다.

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건 너무 두려운 모험이죠.

[앵커]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공항과 항구도 지금 정상 운영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단 겁니다.

트럭 운전사들이 상하이로 진입했다가 자칫 격리될까 두려워서 배송을 미루고 있습니다.

격리되면 2주를 머물러야 합니다.

실제로 봉쇄 조치 이후 트럭 이동량이 평소 대비 40% 줄었습니다.

시내 물류 마비보다 더 걱정인 건 수출입 물동량입니다.

특히, 양산항은 중국 최대 수출입 항구로 컨테이너 물동량 중 40%가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곳이 봉쇄되면 중국이 아니고 전 세계가 '물류 대란'입니다.

지금 세계가 떨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국제유가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군요.

자, 이제 안 던질 수 없는 질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기자]

상하이 방역 지침 자체가 이미 좀 완화되었죠.

이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직접적으로 '제로 코로나 지속은 불가능하니 출구전략 마련하라' 했습니다.

실제로 경제도 걱정이고, 쌓여가는 주민들의 불만도 문젭니다.

온라인에는 봉쇄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보이시나요? PCR 검사를 받는 생선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지 묻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정부가 지난 2년간 엄한 부모 행세를 해왔는데, 이제는 국민들을 '성인 대접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확진자 0명에 도전하는 게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언제까지 고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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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31 10:50:36
    • 수정2022-03-31 11: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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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가 봉쇄됐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가 최대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서영민 기자와 살펴봅니다.

자, 오늘은 이 상하이 봉쇄 이야기를 할텐데, 시작은 국제유가로 해야 한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전히 100달러 위 고공행진 중이긴 한데, 이번 주에 갑자기 확 떨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텍사스산 WTI유나 북해 브렌트유 모두 일주일 만에 9% 넘게 내렸습니다.

특히 그제 7~8% 급락했는데, 이게 상하이 봉쇄 소식 때문입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수입국인데 그 경제 중심을 봉쇄하니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된 겁니다.

[앵커]

도시 하나 봉쇄했는데 그렇게 큰 충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인구가 2천5백만, 서울과 수도권 인구 합친 만큼 큰 도시고, 중국 경제의 심장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중국 당국도 충격이 걱정됐던지, 단계적 봉쇄를 선택했습니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경계로 동서로 나눠서 금융, 산업지구인 동쪽을 먼저 봉쇄했고, 서쪽은 다음 달 1일, 내일부터 봉쇄에 들어갑니다.

[앵커]

최근 시안 봉쇄 때도 그랬고, 중국 봉쇄 얘기할 때 늘 하는 얘기 있잖아요.

정말 꼭 이래야 하나, 상하이 코로나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럴 정도로 나쁜가요?

[기자]

그제 기준 상하이 확진자는 4천4백 명 정도, 대다수가 무증상자라니 오미크론 아닐까 싶고, 그러면 사실 별일 아니다 싶은데.

확진자 발생 자체를 틀어막는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전국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상하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도시 봉쇄 발표로 시민들은 '패닉' 상탭니다.

먼저 봉쇄된 동쪽 지역에선 봉쇄 직전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고요.

다음 달부터 봉쇄되는 서쪽 지역도 지금 가게마다 북새통입니다.

진열대는 이렇게 비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채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통시장 상인 : "도매 시장들이 문을 닫아 채소를 사들이기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주민들뿐 아니라 기업들도 봉쇄 영향이 있겠죠?

[기자]

네, 금융·산업 지구가 먼저 봉쇄됐으니까요.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바겐도 생산 멈췄고, 수백여 곳의 자동차 부품처도 문을 닫았습니다.

다만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 시설과 인력을 외부와 철저히 분리하는 '폐쇄 루프' 조건을 충족하면 운영할 수 있다는군요.

또 피해 기업에는 세금 감면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답니다.

주식시장도 정상 운영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 그동안의 무자비한 봉쇄 방식과는 좀 다릅니다.

유연하다고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봉쇄 자체도 도시를 반으로 쪼개 단계적인 순환 봉쇄 형식이고, 기간은 지역별로 4일밖에 안됩니다.

가장 처음 우한은 봉쇄가 70일이 넘었고, 지난 연말 시안 봉쇄도 근 한 달이었는데, 이달 중순 선전 봉쇄는 5일, 상하이는 4일 이런 식으로 기간이 줄고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코로나 0명일 때까지'가 정책목표였다면 지금은 '일단 전원 PCR 검사한 뒤에 확진자 격리하는 행정처리에 필요한 만큼' 딱 그만큼만 최소한으로 짧게 순간적인 봉쇄를 한다는 걸로 방향이 바뀐 것 같습니다.

역시 '경제' 때문인데요.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수도 베이징보다도 경제 규모가 크고요.

뉴욕과 런던, 홍콩에 이은 세계 4위 경제 중심집니다.

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건 너무 두려운 모험이죠.

[앵커]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공항과 항구도 지금 정상 운영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단 겁니다.

트럭 운전사들이 상하이로 진입했다가 자칫 격리될까 두려워서 배송을 미루고 있습니다.

격리되면 2주를 머물러야 합니다.

실제로 봉쇄 조치 이후 트럭 이동량이 평소 대비 40% 줄었습니다.

시내 물류 마비보다 더 걱정인 건 수출입 물동량입니다.

특히, 양산항은 중국 최대 수출입 항구로 컨테이너 물동량 중 40%가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곳이 봉쇄되면 중국이 아니고 전 세계가 '물류 대란'입니다.

지금 세계가 떨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국제유가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군요.

자, 이제 안 던질 수 없는 질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기자]

상하이 방역 지침 자체가 이미 좀 완화되었죠.

이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직접적으로 '제로 코로나 지속은 불가능하니 출구전략 마련하라' 했습니다.

실제로 경제도 걱정이고, 쌓여가는 주민들의 불만도 문젭니다.

온라인에는 봉쇄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보이시나요? PCR 검사를 받는 생선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지 묻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정부가 지난 2년간 엄한 부모 행세를 해왔는데, 이제는 국민들을 '성인 대접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확진자 0명에 도전하는 게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언제까지 고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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