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굴 발굴 30년, 못다 한 그날의 이야기

입력 2022.03.31 (19:21) 수정 2022.03.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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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4·3의 참상을 드러내 4·3 운동의 중요한 기폭제가 됐던 다랑쉬굴 기억하십니까.

군경 토벌대에 의해 지역 주민 11명이 참혹하게 희생된 곳인데요.

다랑쉬굴이 발굴된 지 30년이 된 지금도 희생자들의 유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던 유족들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년 전, 참옥한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다랑쉬굴.

4·3당시 토벌대를 피해 이곳에서 생활하던 9살 난 아이와 여성 등 구좌읍 종달리와 하도리 주민 11명이 군인들이 지펴놓은 연기에 집단으로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이 굴이 발굴되자마자 국가기관은 유해를 수습해 굴을 막아버리면서 유족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게 됩니다.

30년 전 언론을 통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마주 해야 했던 고관선 할아버지.

여든이 가까워진 지금도 아버지의 유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흐릅니다.

[고관선/다랑쉬굴 희생자 유족 : "지금 시대만 같아도 절대 화장을 못 하죠. 같이 찾아서 한 마을에 모여서 유가족들이 묘를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시대에는 못 만들었어요. 압력이 있으니까. 빨리 빨리 처리하라고."]

6살 때 오빠와 헤어진 함복순 할머니.

어린시절 고사리를 꺾고 물을 구하러 가던 그 다랑쉬오름에 오빠가 있었다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렇게 40년이 흘러 오빠의 유해가 발견됐지만, 자신이 볼 수 있었던 건 손에 쥔 한 줌의 재.

지금도 서러움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함복순/다랑쉬굴 희생자 유족 : "이제라도 넓은 곳에 가서 날아다니세요. 한 푸세요. 그 곳에서 몇십 년 살면서 얼마나 고생했나요."]

4·3의 참혹한 비극을 알리는 계기가 된 다랑쉬굴 발굴 30년, 더는 이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현장입니다.

KBS 뉴스 이경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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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랑쉬굴 발굴 30년, 못다 한 그날의 이야기
    • 입력 2022-03-31 19:21:46
    • 수정2022-03-31 20:21:14
    뉴스7(제주)
[앵커]

제주4·3의 참상을 드러내 4·3 운동의 중요한 기폭제가 됐던 다랑쉬굴 기억하십니까.

군경 토벌대에 의해 지역 주민 11명이 참혹하게 희생된 곳인데요.

다랑쉬굴이 발굴된 지 30년이 된 지금도 희생자들의 유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던 유족들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년 전, 참옥한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다랑쉬굴.

4·3당시 토벌대를 피해 이곳에서 생활하던 9살 난 아이와 여성 등 구좌읍 종달리와 하도리 주민 11명이 군인들이 지펴놓은 연기에 집단으로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이 굴이 발굴되자마자 국가기관은 유해를 수습해 굴을 막아버리면서 유족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게 됩니다.

30년 전 언론을 통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마주 해야 했던 고관선 할아버지.

여든이 가까워진 지금도 아버지의 유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흐릅니다.

[고관선/다랑쉬굴 희생자 유족 : "지금 시대만 같아도 절대 화장을 못 하죠. 같이 찾아서 한 마을에 모여서 유가족들이 묘를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시대에는 못 만들었어요. 압력이 있으니까. 빨리 빨리 처리하라고."]

6살 때 오빠와 헤어진 함복순 할머니.

어린시절 고사리를 꺾고 물을 구하러 가던 그 다랑쉬오름에 오빠가 있었다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렇게 40년이 흘러 오빠의 유해가 발견됐지만, 자신이 볼 수 있었던 건 손에 쥔 한 줌의 재.

지금도 서러움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함복순/다랑쉬굴 희생자 유족 : "이제라도 넓은 곳에 가서 날아다니세요. 한 푸세요. 그 곳에서 몇십 년 살면서 얼마나 고생했나요."]

4·3의 참혹한 비극을 알리는 계기가 된 다랑쉬굴 발굴 30년, 더는 이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현장입니다.

KBS 뉴스 이경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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