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기 노동에 남은 건 피부암”…산재 신청 잇따라

입력 2022.04.04 (21:47) 수정 2022.04.04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수십 년 동안 전기 관련 일을 해온 노동자들이 갖가지 암에 걸리면서 산재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암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면밀한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소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년 차 배전 노동자 선창호씨.

7년 전 근골격계 질환으로 양 팔꿈치를 수술하고, 한달 전엔 '피부암' 판정을 받고 두피 일부를 도려내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선 씨는 산재 신청을 할 생각입니다.

[선창호/배전 노동자 : "햇빛, 전자파 그리고 석면가루, 그리고 주위 환경 이런 게 아마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피부암에…."]

갑상선 암에 걸린 25년 차 배전 노동자 박종수 씨도, 직업병을 의심합니다.

[박종수/배전 노동자 : "(배전 노동자 중) 나이 먹은 사람들은 다 관절 아프고 허리 아프고 다 수술하고 지금 다들 그러잖아요. 안 아픈 사람 별로 없죠. 다 아프죠."]

최근 5년간 광주전남에서 산재 신청을 한 전기 노동자는 모두 79명.

이 중 63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만 인정할 뿐, 암은 아직까지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재 신청 자체를 주저한다는 게 노동계 주장입니다.

그러나 2만 2천 볼트가 넘는 전자파와 강렬한 자외선 등 열악한 작업 환경은 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이철갑/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갑상선 암 같은 경우도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피부암 같은 경우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에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산재 위험에 노출된 전국의 배전 노동자는 5천 명 정도나 됩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30년 전기 노동에 남은 건 피부암”…산재 신청 잇따라
    • 입력 2022-04-04 21:47:31
    • 수정2022-04-04 22:02:01
    뉴스 9
[앵커]

수십 년 동안 전기 관련 일을 해온 노동자들이 갖가지 암에 걸리면서 산재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암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면밀한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소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년 차 배전 노동자 선창호씨.

7년 전 근골격계 질환으로 양 팔꿈치를 수술하고, 한달 전엔 '피부암' 판정을 받고 두피 일부를 도려내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선 씨는 산재 신청을 할 생각입니다.

[선창호/배전 노동자 : "햇빛, 전자파 그리고 석면가루, 그리고 주위 환경 이런 게 아마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피부암에…."]

갑상선 암에 걸린 25년 차 배전 노동자 박종수 씨도, 직업병을 의심합니다.

[박종수/배전 노동자 : "(배전 노동자 중) 나이 먹은 사람들은 다 관절 아프고 허리 아프고 다 수술하고 지금 다들 그러잖아요. 안 아픈 사람 별로 없죠. 다 아프죠."]

최근 5년간 광주전남에서 산재 신청을 한 전기 노동자는 모두 79명.

이 중 63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만 인정할 뿐, 암은 아직까지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재 신청 자체를 주저한다는 게 노동계 주장입니다.

그러나 2만 2천 볼트가 넘는 전자파와 강렬한 자외선 등 열악한 작업 환경은 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이철갑/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갑상선 암 같은 경우도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피부암 같은 경우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에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산재 위험에 노출된 전국의 배전 노동자는 5천 명 정도나 됩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