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사유림 “보상 요구”…복구 지지부진

입력 2022.04.05 (19:42) 수정 2022.04.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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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불이 발생한 산림은 피해를 입은 나무를 우선 벌채한 뒤 새 나무를 다시 심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유림의 경우 산 주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이 큽니다.

정상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산불이 발생한 강릉시 옥계면의 야산입니다.

불이 난 지 3년이 지났지만 검게 타죽은 소나무들이 숲 곳곳에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데다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안해합니다.

[윤종수/마을 주민 : "산에 다니다 보면, 갑자기 쓰러져서 피해를 볼 수도 있고, 이미 쓰러져서 길을 막는 경우도 있고…."]

사유림은 산 주인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피해 복구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산불 피해를 입으면 벌채와 나무 심기를 국가가 지원하지만, 일부 산주들이 나무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며 복구를 거부하는 겁니다.

이 같은 이유로 2019년 산불 피해를 입고도 복구 없이 방치 중인 강원도 내 사유림은 1,000여 헥타르에 달합니다

[전제용/강릉시 자원조성담당 : "(나무심기는) 벌채가 이뤄진 다음에 해야 되는데, 이런 데는 (산주 동의 없이는) 벌채를 못 하기 때문에, 강제 조림을 저희들이 하려면 산주와의 법정 투쟁도 갈 수 있고…."]

산불 원인과 관계없이 사유림 산주들에게 국가가 보상할 법적 근거도 특별히 없습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도 사유림이 전체의 69%를 차지하고 있어, 신속한 복구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산림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민가 인근 산지 등을 중심으로 응급 복구를 위한 산주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산림 전문가들은 최근 산불 발생 빈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유림 피해를 복구하고 지원하는 방식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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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피해 사유림 “보상 요구”…복구 지지부진
    • 입력 2022-04-05 19:42:28
    • 수정2022-04-05 19: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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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불이 발생한 산림은 피해를 입은 나무를 우선 벌채한 뒤 새 나무를 다시 심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유림의 경우 산 주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이 큽니다.

정상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산불이 발생한 강릉시 옥계면의 야산입니다.

불이 난 지 3년이 지났지만 검게 타죽은 소나무들이 숲 곳곳에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데다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안해합니다.

[윤종수/마을 주민 : "산에 다니다 보면, 갑자기 쓰러져서 피해를 볼 수도 있고, 이미 쓰러져서 길을 막는 경우도 있고…."]

사유림은 산 주인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피해 복구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산불 피해를 입으면 벌채와 나무 심기를 국가가 지원하지만, 일부 산주들이 나무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며 복구를 거부하는 겁니다.

이 같은 이유로 2019년 산불 피해를 입고도 복구 없이 방치 중인 강원도 내 사유림은 1,000여 헥타르에 달합니다

[전제용/강릉시 자원조성담당 : "(나무심기는) 벌채가 이뤄진 다음에 해야 되는데, 이런 데는 (산주 동의 없이는) 벌채를 못 하기 때문에, 강제 조림을 저희들이 하려면 산주와의 법정 투쟁도 갈 수 있고…."]

산불 원인과 관계없이 사유림 산주들에게 국가가 보상할 법적 근거도 특별히 없습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도 사유림이 전체의 69%를 차지하고 있어, 신속한 복구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산림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민가 인근 산지 등을 중심으로 응급 복구를 위한 산주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산림 전문가들은 최근 산불 발생 빈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유림 피해를 복구하고 지원하는 방식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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