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산불 ‘화목보일러’ 재가 불씨…“설치·검사 근거 없어”

입력 2022.04.06 (21:40) 수정 2022.04.06 (22: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5일) 식목일 경북 봉화에서 일어난 산불이 18시간 만인 오늘(6일) 아침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번 불은 산에 갖다 버린 화목 보일러에서 시작된 걸로 보입니다.

안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산 능선을 따라 번집니다.

어제 낮 일어난 경북 봉화 산불은 주택 등 건물 3동을 태우고 약 18시간 만인 오늘 아침 진화됐습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불 피해영향구역이 120헥타르에 이릅니다.

[박성순/산불 피해 주민 : "너무 많은 애정을 여기다 두고 갔는데... 농기구니 농자재가 다 탔어요."]

산림당국은 발화 지점을 찾아 산불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봉화 산불이 시작된 최초 지점입니다.

작은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산으로 번졌습니다.

인근 산에 버린 주택 화목보일러의 재가 산불을 낸 불씨로 지목됐습니다.

[김재원/봉화군청 산림녹지과장 : "화목보일러 재에서 발생해서 산불로 확산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건 정밀 감식을 통해서..."]

85헥타르의 임야를 태운 2020년 강원 고성 산불도 부실 시공된 화목보일러가 과열돼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지난 10년 간 전국에서 일어난 화목보일러 관련 화재는 3천7백여 건으로 11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습니다.

10건 가운데 7건이 부주의에서 비롯됐습니다.

연료로 사용하는 땔감을 구하기 쉬운 농촌이나 산촌에서 주로 쓰다보니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영갑/경북 봉화군 봉화읍 : "나이 70이 넘으면 눈 시야가 달라요. 하얀 게(타고 남은 재) 불이 꺼진 줄 안다고. 불꽃이 있나 없나를 판단을 못해요."]

화목보일러가 화재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가스나 등유 보일러와 달리 설치와 관리,검사를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봉화 산불 ‘화목보일러’ 재가 불씨…“설치·검사 근거 없어”
    • 입력 2022-04-06 21:40:32
    • 수정2022-04-06 22:37:58
    뉴스 9
[앵커]

어제(5일) 식목일 경북 봉화에서 일어난 산불이 18시간 만인 오늘(6일) 아침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번 불은 산에 갖다 버린 화목 보일러에서 시작된 걸로 보입니다.

안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산 능선을 따라 번집니다.

어제 낮 일어난 경북 봉화 산불은 주택 등 건물 3동을 태우고 약 18시간 만인 오늘 아침 진화됐습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불 피해영향구역이 120헥타르에 이릅니다.

[박성순/산불 피해 주민 : "너무 많은 애정을 여기다 두고 갔는데... 농기구니 농자재가 다 탔어요."]

산림당국은 발화 지점을 찾아 산불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봉화 산불이 시작된 최초 지점입니다.

작은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산으로 번졌습니다.

인근 산에 버린 주택 화목보일러의 재가 산불을 낸 불씨로 지목됐습니다.

[김재원/봉화군청 산림녹지과장 : "화목보일러 재에서 발생해서 산불로 확산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건 정밀 감식을 통해서..."]

85헥타르의 임야를 태운 2020년 강원 고성 산불도 부실 시공된 화목보일러가 과열돼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지난 10년 간 전국에서 일어난 화목보일러 관련 화재는 3천7백여 건으로 11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습니다.

10건 가운데 7건이 부주의에서 비롯됐습니다.

연료로 사용하는 땔감을 구하기 쉬운 농촌이나 산촌에서 주로 쓰다보니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영갑/경북 봉화군 봉화읍 : "나이 70이 넘으면 눈 시야가 달라요. 하얀 게(타고 남은 재) 불이 꺼진 줄 안다고. 불꽃이 있나 없나를 판단을 못해요."]

화목보일러가 화재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가스나 등유 보일러와 달리 설치와 관리,검사를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