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상생 이전’ 흥덕구청…버스 노선은 달랑 하나

입력 2022.04.07 (19:42) 수정 2022.04.07 (20: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청주청원 통합, 상생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청주 흥덕구청이 지난해, 옛 청원군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외딴 곳인 데다, 오가는 버스 노선도 하나뿐이어서 출퇴근해야 하는 직원은 물론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행정 업무를 봐야 하는 민원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한 게 아닙니다.

오늘 뉴스7에서는 흥덕구청사 대중교통 실태를 심층 보도합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주시 사직동에서 복대동 임시 청사를 거쳐, 지난해 강내면에 새로 둥지를 튼 흥덕구청.

2014년 통합 청주시 출범 당시, 청원군 지역에 구청사 두 곳을 두기로 한 상생 협약에 따라, 상당구청에 이어 두 번째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주민 생활권에선 다소 멀어졌지만, 공연장과 체육관 등을 함께 갖춰 청주 서쪽 외곽의 문화·체육 인프라를 확대하는 상생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박철완/전 청주시 흥덕구청장/지난해 6월 : "주변 주민들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시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복합문화공간의 의미를 지니게 될 것 같습니다."]

10개월이 흐른 지금, 흥덕구청의 강내면 신청사 시대는 어떨까?

주민들은 간단한 민원 업무를 보러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구청 앞 정류장의 시내버스 노선이 하나여서, 개인 차량이 없으면 오가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여기(정류장) 가서 있으면 어느 때는 아귀가 맞아서 타고 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참 기다려야 해요."]

청주 동부 종점에서 시내를 가로질러 교원대 종점을 오가는 이 노선엔 한 방향에 투입된 버스가 단 2대뿐입니다.

평균 배차 간격 47분, 한번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합니다.

또 노선과 떨어진 곳에선 환승이라도 해 구청에 오가려면 넉넉잡아 두세 시간은 길에서 허비해야 합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나도 아까 이쪽으로 오는 줄 알고 탔더니 저쪽으로 그냥 가더라고요. 그래서 내려서 다시 올라가서 다시 타고 온 거예요."]

이렇다 보니 운 좋게 차를 끌고 온 이웃 주민이라도 만나면, 한데 차를 얻어타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빚어집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차 없는 사람은 오기가 참... 조치원 가는거 타고서 충청대 앞에서 걸어왔거든요. 자주 없으니까, 여기 차가. (오늘은) 같이 태워다 주신다니까 (다행이죠)."]

인근의 다른 정류장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그나마 도심을 오가는 버스가 많은 간선도로의 정류장인데요.

흥덕구청까지의 거리가 750여 미터로, 기본 도보권으로 보는 400~500미터보다 훨씬 떨어져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에겐, 또 눈, 비라도 내리는 궂은 날씨엔 더 부담스러운 거립니다.

택시를 이용하려 해도 구청사가 옛 청원군 지역에 있다 보니 시내권에선 35% 요금 할증이 붙어 역시 부담입니다.

청주시는 주민 불편에 공감하면서도, 버스 수요보단 증차로 인한 비용 부담이 더 커 당장 운행을 더 늘리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올 하반기 국비 지원을 받아 흥덕구청 일대를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 하나를 신설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청 주변을 자주 오가도록 배차한 뒤, 인근 간선도로 정류장에서 시내권 버스로 환승하는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입니다.

[이동빈/청주시 버스정책팀장 : "버스 한 대를 증차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거에 따르는 시민의 편의성보다도 좋지 않다고 그러면 사실 놓기가 힘듭니다. 내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버스를 효율적으로 편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주청원 상생을 위한 공공청사 이전이, 부실한 대중교통 대책으로 주민 불편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정슬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K] ‘상생 이전’ 흥덕구청…버스 노선은 달랑 하나
    • 입력 2022-04-07 19:42:21
    • 수정2022-04-07 20:39:50
    뉴스7(청주)
[앵커]

청주청원 통합, 상생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청주 흥덕구청이 지난해, 옛 청원군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외딴 곳인 데다, 오가는 버스 노선도 하나뿐이어서 출퇴근해야 하는 직원은 물론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행정 업무를 봐야 하는 민원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한 게 아닙니다.

오늘 뉴스7에서는 흥덕구청사 대중교통 실태를 심층 보도합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주시 사직동에서 복대동 임시 청사를 거쳐, 지난해 강내면에 새로 둥지를 튼 흥덕구청.

2014년 통합 청주시 출범 당시, 청원군 지역에 구청사 두 곳을 두기로 한 상생 협약에 따라, 상당구청에 이어 두 번째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주민 생활권에선 다소 멀어졌지만, 공연장과 체육관 등을 함께 갖춰 청주 서쪽 외곽의 문화·체육 인프라를 확대하는 상생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박철완/전 청주시 흥덕구청장/지난해 6월 : "주변 주민들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시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복합문화공간의 의미를 지니게 될 것 같습니다."]

10개월이 흐른 지금, 흥덕구청의 강내면 신청사 시대는 어떨까?

주민들은 간단한 민원 업무를 보러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구청 앞 정류장의 시내버스 노선이 하나여서, 개인 차량이 없으면 오가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여기(정류장) 가서 있으면 어느 때는 아귀가 맞아서 타고 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참 기다려야 해요."]

청주 동부 종점에서 시내를 가로질러 교원대 종점을 오가는 이 노선엔 한 방향에 투입된 버스가 단 2대뿐입니다.

평균 배차 간격 47분, 한번 놓치면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합니다.

또 노선과 떨어진 곳에선 환승이라도 해 구청에 오가려면 넉넉잡아 두세 시간은 길에서 허비해야 합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나도 아까 이쪽으로 오는 줄 알고 탔더니 저쪽으로 그냥 가더라고요. 그래서 내려서 다시 올라가서 다시 타고 온 거예요."]

이렇다 보니 운 좋게 차를 끌고 온 이웃 주민이라도 만나면, 한데 차를 얻어타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빚어집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음성변조 : "차 없는 사람은 오기가 참... 조치원 가는거 타고서 충청대 앞에서 걸어왔거든요. 자주 없으니까, 여기 차가. (오늘은) 같이 태워다 주신다니까 (다행이죠)."]

인근의 다른 정류장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그나마 도심을 오가는 버스가 많은 간선도로의 정류장인데요.

흥덕구청까지의 거리가 750여 미터로, 기본 도보권으로 보는 400~500미터보다 훨씬 떨어져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에겐, 또 눈, 비라도 내리는 궂은 날씨엔 더 부담스러운 거립니다.

택시를 이용하려 해도 구청사가 옛 청원군 지역에 있다 보니 시내권에선 35% 요금 할증이 붙어 역시 부담입니다.

청주시는 주민 불편에 공감하면서도, 버스 수요보단 증차로 인한 비용 부담이 더 커 당장 운행을 더 늘리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올 하반기 국비 지원을 받아 흥덕구청 일대를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 하나를 신설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청 주변을 자주 오가도록 배차한 뒤, 인근 간선도로 정류장에서 시내권 버스로 환승하는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입니다.

[이동빈/청주시 버스정책팀장 : "버스 한 대를 증차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거에 따르는 시민의 편의성보다도 좋지 않다고 그러면 사실 놓기가 힘듭니다. 내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버스를 효율적으로 편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주청원 상생을 위한 공공청사 이전이, 부실한 대중교통 대책으로 주민 불편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정슬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청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