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영수증은 안 주셔도 됩니다”

입력 2022.04.11 (19:38) 수정 2022.04.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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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살 때마다 챙겨 받는 종이영수증.

어느 날 지갑을 열어보면 며칠간 받은 영수증이 여러 장 나오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재활용도 되지 않는 이 종이영수증을 꼭 주고받아야 할까요.

직장인 이하연 씨는 지난해부터 영수증 안 받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하연/전주시 효자동 : "영수증을 모아보니까 정말 많은 양이 있었습니다. 영수증은 재활용도 안 된다고 해서 영수증 받지 않기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종이 낭비를 막기 위해 번번이 영수증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받게 되는 종이영수증 양이 상당합니다.

[이하연/전주시 효자동 : "안 주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려봤지만 이미 자동으로 출력되기도 해가지고 어쩔 수 없이 받는 상황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급된 종이영수증은 무려 129억 건이나 됩니다. 한해 종이영수증 발행에 드는 비용이 5백60여억 원. 버려지는 영수증 쓰레기만 9천 톤이 넘습니다.

종이영수증은 딱히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출력된 영수증의 절반 이상이 눈으로 한 번 확인한 즉시 쓰레기가 되고, 환경호르몬 성분이 있어 유해성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김중진/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환경서비스지원부 차장 : "이 종이(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20년생 나무 12만 그루가 베어져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2,000톤이 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종이영수증의 발색 촉매제로 사용하는 비스페놀A는 미량으로도 인간의 내분비계에 독성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입니다."]

그럼에도 영수증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던 건 지난 2019년까지 영수증 출력이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환경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면서 2020년 정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했고, 사실상 고객이 원하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발급하도록 했습니다.

[김중진/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환경서비스지원부 차장 : "2019년 8월 정부와 13개 대형유통사는 종이영수증을 없애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국민에게 종이영수증 폐해를 알리고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하는 노력을 진행하였습니다. 전자영수증 시스템 간 상호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 개발 및 시범 구축 등 전자영수증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올 1월부터는 종이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대신할 경우 백 원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사이트에 가입하고 참여 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전자영수증을 받으면 한 건당 백 원의 포인트를 지급해주는 제도입니다.

[김성희/전주시 금암동 : "종이영수증 같은 거 받으면 주머니에서 굴러다니고 가방에 굴러다니고 했는데 모바일로 받으니까 너무 편하고 좋고…. 그리고 저도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연 씨도 올해 초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에 가입했습니다.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나서 가입을 했습니다. 이렇게 앱을 깔아서 모바일영수증만 받기 선택을 하시면 결제를 할 때마다 전자영수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여섯 개 대형유통업체만 참여하고 있어서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점에선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참여업체를 늘려가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종이영수증을 줄이기 위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실천도 필요합니다.

이 카페는, 지난해 영수증 출력량이 이전 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김효빈/'ㅎ'카페 대표 : "'영수증을 버려주세요.'라고 하는 본인 혹은 지인이나 친구분들 많이 보셨을 텐데 거기에서 생각을 해봤어요. 굳이 영수증을 요청하지 않으시면 아예 발행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손님이 '영수증 주세요.'라고 말씀을 하시면 출력해서 드립니다."]

어쩔 수 없이 매번 뽑아야 하는 주문서는 글씨를 가장 작은 크기로 바꿨습니다. 모두 포스기의 설정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김효빈/'ㅎ'카페 대표 : "제가 실생활에서 환경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면서, 습관적으로 환경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두 가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거는 제 스스로의 선택 사항이고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이 최소화하기, 낭비하지 않기, 이런 정도까지만 해도 우리 실생활에서 환경운동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종이 쓰레기 낭비를 막는 아름다운 거절. 불필요한 영수증 안 주고 안 받기.

우리의 작은 실천이 지구의 내일을 바꿉니다.

["영수증은 안 주셔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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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K] “영수증은 안 주셔도 됩니다”
    • 입력 2022-04-11 19:38:19
    • 수정2022-04-11 20:40:26
    뉴스7(전주)
물건을 살 때마다 챙겨 받는 종이영수증.

어느 날 지갑을 열어보면 며칠간 받은 영수증이 여러 장 나오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재활용도 되지 않는 이 종이영수증을 꼭 주고받아야 할까요.

직장인 이하연 씨는 지난해부터 영수증 안 받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하연/전주시 효자동 : "영수증을 모아보니까 정말 많은 양이 있었습니다. 영수증은 재활용도 안 된다고 해서 영수증 받지 않기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종이 낭비를 막기 위해 번번이 영수증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받게 되는 종이영수증 양이 상당합니다.

[이하연/전주시 효자동 : "안 주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려봤지만 이미 자동으로 출력되기도 해가지고 어쩔 수 없이 받는 상황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급된 종이영수증은 무려 129억 건이나 됩니다. 한해 종이영수증 발행에 드는 비용이 5백60여억 원. 버려지는 영수증 쓰레기만 9천 톤이 넘습니다.

종이영수증은 딱히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출력된 영수증의 절반 이상이 눈으로 한 번 확인한 즉시 쓰레기가 되고, 환경호르몬 성분이 있어 유해성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김중진/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환경서비스지원부 차장 : "이 종이(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20년생 나무 12만 그루가 베어져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2,000톤이 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종이영수증의 발색 촉매제로 사용하는 비스페놀A는 미량으로도 인간의 내분비계에 독성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입니다."]

그럼에도 영수증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던 건 지난 2019년까지 영수증 출력이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환경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면서 2020년 정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했고, 사실상 고객이 원하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발급하도록 했습니다.

[김중진/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환경서비스지원부 차장 : "2019년 8월 정부와 13개 대형유통사는 종이영수증을 없애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국민에게 종이영수증 폐해를 알리고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하는 노력을 진행하였습니다. 전자영수증 시스템 간 상호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 개발 및 시범 구축 등 전자영수증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올 1월부터는 종이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대신할 경우 백 원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사이트에 가입하고 참여 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전자영수증을 받으면 한 건당 백 원의 포인트를 지급해주는 제도입니다.

[김성희/전주시 금암동 : "종이영수증 같은 거 받으면 주머니에서 굴러다니고 가방에 굴러다니고 했는데 모바일로 받으니까 너무 편하고 좋고…. 그리고 저도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연 씨도 올해 초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에 가입했습니다.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나서 가입을 했습니다. 이렇게 앱을 깔아서 모바일영수증만 받기 선택을 하시면 결제를 할 때마다 전자영수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여섯 개 대형유통업체만 참여하고 있어서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점에선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참여업체를 늘려가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종이영수증을 줄이기 위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실천도 필요합니다.

이 카페는, 지난해 영수증 출력량이 이전 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김효빈/'ㅎ'카페 대표 : "'영수증을 버려주세요.'라고 하는 본인 혹은 지인이나 친구분들 많이 보셨을 텐데 거기에서 생각을 해봤어요. 굳이 영수증을 요청하지 않으시면 아예 발행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손님이 '영수증 주세요.'라고 말씀을 하시면 출력해서 드립니다."]

어쩔 수 없이 매번 뽑아야 하는 주문서는 글씨를 가장 작은 크기로 바꿨습니다. 모두 포스기의 설정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김효빈/'ㅎ'카페 대표 : "제가 실생활에서 환경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면서, 습관적으로 환경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두 가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거는 제 스스로의 선택 사항이고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이 최소화하기, 낭비하지 않기, 이런 정도까지만 해도 우리 실생활에서 환경운동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종이 쓰레기 낭비를 막는 아름다운 거절. 불필요한 영수증 안 주고 안 받기.

우리의 작은 실천이 지구의 내일을 바꿉니다.

["영수증은 안 주셔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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