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골드만삭스발 ‘달러 패권 위기론’…통화 패권의 조건?

입력 2022.04.13 (18:07) 수정 2022.04.1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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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평가받는 이유, 물론 정치, 외교, 군사력도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 '달러'입니다. 돈이요.

그런데 이 달러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흔들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죠.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달러' 지위가 흔들린다는 얘기 누구한테서 나온 건가요?

[기자]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입니다.

'달러'가 지배력을 잃을 위기에 있다, 달러 이전의 지배 통화였던 영국 파운드가 쇠퇴할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80년 된 달러 패권이 기로에 섰단 얘깁니다.

[앵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투자 은행인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죠?

[기자]

사실 달러 위기론은 골드만삭스의 단골 주젭니다.

2020년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또 쌍둥이 적자 얘기가 뉴스를 도배하던 2천 년대 전후에도 그랬습니다.

이유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 비중이 줄고 있다' '쌍둥이 적자', '유로화의 등장', '금융 위기' 등 다양한데, 결론은 똑같습니다.

달러 가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믿음이, 신뢰가 약해진다는 겁니다.

이번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지정학입니다.

러시아 달러에 대한 제재,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분명 러시아 소유의 돈인데도 못 쓰게 했습니다.

달러가 무기로 변한 거죠.

이걸 주요 국가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도 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라고 불렀습니다.

중국도 보고 있죠.

'우리도 밉보이면 러시아처럼 된다'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CNN은 이런 나라들이 결제나 보유 통화를 달러 말고 다른 통화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달러 이외의 가치 저장 수단을 찾을 거란 거네요. 또 다른 이유는 뭔가요?

[기자]

골드만삭스는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고질적 대외 채무를 꼽습니다.

즉, 미국의 빚이 너무 많다.

구체적으론 대외 채무 증가 속도가 GDP 증가 속도보다 크다,

이게 1, 2차 대전을 겪으며 전쟁 빚더미에 올라앉은 영국을 떠오르게 한다는 겁니다.

당시엔 투자자들이 빚 많은 영국을 버리고 빚 없는 신흥 수출 강국 미국의 달러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패권이 교체됐습니다.

[앵커]

아, 빚이 많아서 그렇다, 저는 사우디도 떠오르는데요,

요새 미국 부탁을 잘 안 들어주더라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의 원유 증산 요청에도 반응이 미지근했죠.

국제 원유 질서를 뿌리부터 흔드는 얘기도 나옵니다.

참고로 중동 오일 머니는 달러입니다.

결제를 달러로만 합니다.

50년 된 질서이고 약속입니다.

대신 미국은 중동에 무기를 제공합니다.

또 채권도 팔면서 중동에 풀린 달러를 흡수합니다.

'페트로달러'라고도 부르는 이 달러 순환 구조는 달러 패권의 핵심인데, 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우디가 최대 고객인 중국을 위해 일부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앵커]

사우디는 왜 그러는 걸까요?

[기자]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의 미국 견제 심리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둘의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만약 중국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면, 글로벌 달러 순환 구조가 바뀔 수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럼 이런 달러 패권 붕괴 우려, 얼마나 현실적인 걸로 봐야 하죠?

[기자]

일단 당장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대체 통화 결제는 사우디가 갈등 때마다 꺼내는 '단골 소재'로 새로운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달러의 경쟁자가 없습니다.

위안화는 아직 가능성이 없습니다.

통화 패권은 외환보유 통화냐, 또 금융거래 통화냐 무역결제 통화냐를 다 살펴봐야 하는데, 우선 세계 외환보유고, 달러가 줄었다곤 해도 위안화는 늘지 않았습니다.

2% 불과하고, 달러가 쇠퇴해도 캐나다, 호주, 스위스, 또 우리 원화 같은 변방 통화가 빈자리를 채우지, 위안화가 아닙니다.

금융통화,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무슨 통화냐를 봐도, 역시 위안화는 1%대에 불과합니다.

결제통화 비율은 미국이 조금 낮긴 하지만 2%대인 위안화보다는 유로화의 영향이 큽니다.

최근 '달러인덱스' 흐름을 봐도, 약세는커녕 강세입니다.

100선도 넘었습니다.

다른 통화들 전반 대비 달러의 가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 더 높아졌다, 대체불가란 거죠.

다만 IMF 수석 부총재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작은 규모의 분열, 그러니까 경제 블록이 나뉘는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시 골드만삭스 분석으로 돌아가면, '달러패권은 무역 불균형과 적자, 대외채무, 또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관리 같은 당면한 과제를 미국이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디지털 통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결국, 달러 지위는 미국 하기에 달려 있다, 마무리는 이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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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골드만삭스발 ‘달러 패권 위기론’…통화 패권의 조건?
    • 입력 2022-04-13 18:07:29
    • 수정2022-04-13 18: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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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초강대국으로 평가받는 이유, 물론 정치, 외교, 군사력도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 '달러'입니다. 돈이요.

그런데 이 달러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흔들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죠.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달러' 지위가 흔들린다는 얘기 누구한테서 나온 건가요?

[기자]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입니다.

'달러'가 지배력을 잃을 위기에 있다, 달러 이전의 지배 통화였던 영국 파운드가 쇠퇴할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80년 된 달러 패권이 기로에 섰단 얘깁니다.

[앵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투자 은행인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죠?

[기자]

사실 달러 위기론은 골드만삭스의 단골 주젭니다.

2020년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또 쌍둥이 적자 얘기가 뉴스를 도배하던 2천 년대 전후에도 그랬습니다.

이유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 비중이 줄고 있다' '쌍둥이 적자', '유로화의 등장', '금융 위기' 등 다양한데, 결론은 똑같습니다.

달러 가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믿음이, 신뢰가 약해진다는 겁니다.

이번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지정학입니다.

러시아 달러에 대한 제재,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분명 러시아 소유의 돈인데도 못 쓰게 했습니다.

달러가 무기로 변한 거죠.

이걸 주요 국가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도 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라고 불렀습니다.

중국도 보고 있죠.

'우리도 밉보이면 러시아처럼 된다'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CNN은 이런 나라들이 결제나 보유 통화를 달러 말고 다른 통화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달러 이외의 가치 저장 수단을 찾을 거란 거네요. 또 다른 이유는 뭔가요?

[기자]

골드만삭스는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고질적 대외 채무를 꼽습니다.

즉, 미국의 빚이 너무 많다.

구체적으론 대외 채무 증가 속도가 GDP 증가 속도보다 크다,

이게 1, 2차 대전을 겪으며 전쟁 빚더미에 올라앉은 영국을 떠오르게 한다는 겁니다.

당시엔 투자자들이 빚 많은 영국을 버리고 빚 없는 신흥 수출 강국 미국의 달러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패권이 교체됐습니다.

[앵커]

아, 빚이 많아서 그렇다, 저는 사우디도 떠오르는데요,

요새 미국 부탁을 잘 안 들어주더라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의 원유 증산 요청에도 반응이 미지근했죠.

국제 원유 질서를 뿌리부터 흔드는 얘기도 나옵니다.

참고로 중동 오일 머니는 달러입니다.

결제를 달러로만 합니다.

50년 된 질서이고 약속입니다.

대신 미국은 중동에 무기를 제공합니다.

또 채권도 팔면서 중동에 풀린 달러를 흡수합니다.

'페트로달러'라고도 부르는 이 달러 순환 구조는 달러 패권의 핵심인데, 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우디가 최대 고객인 중국을 위해 일부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앵커]

사우디는 왜 그러는 걸까요?

[기자]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의 미국 견제 심리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둘의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만약 중국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면, 글로벌 달러 순환 구조가 바뀔 수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럼 이런 달러 패권 붕괴 우려, 얼마나 현실적인 걸로 봐야 하죠?

[기자]

일단 당장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대체 통화 결제는 사우디가 갈등 때마다 꺼내는 '단골 소재'로 새로운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달러의 경쟁자가 없습니다.

위안화는 아직 가능성이 없습니다.

통화 패권은 외환보유 통화냐, 또 금융거래 통화냐 무역결제 통화냐를 다 살펴봐야 하는데, 우선 세계 외환보유고, 달러가 줄었다곤 해도 위안화는 늘지 않았습니다.

2% 불과하고, 달러가 쇠퇴해도 캐나다, 호주, 스위스, 또 우리 원화 같은 변방 통화가 빈자리를 채우지, 위안화가 아닙니다.

금융통화,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무슨 통화냐를 봐도, 역시 위안화는 1%대에 불과합니다.

결제통화 비율은 미국이 조금 낮긴 하지만 2%대인 위안화보다는 유로화의 영향이 큽니다.

최근 '달러인덱스' 흐름을 봐도, 약세는커녕 강세입니다.

100선도 넘었습니다.

다른 통화들 전반 대비 달러의 가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 더 높아졌다, 대체불가란 거죠.

다만 IMF 수석 부총재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작은 규모의 분열, 그러니까 경제 블록이 나뉘는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시 골드만삭스 분석으로 돌아가면, '달러패권은 무역 불균형과 적자, 대외채무, 또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관리 같은 당면한 과제를 미국이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디지털 통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결국, 달러 지위는 미국 하기에 달려 있다, 마무리는 이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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