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불량 요소수 판친다…넣었다 하면 수리비 ‘수백만 원’

입력 2022.04.14 (21:28) 수정 2022.04.1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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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리포트 끝 부분에 나간 일부 상표 중 적발된 업체와 무관한 상표가 있어 해당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말 중국의 수출 통제로 불거진 이른바 요소수 대란, 기억하실 겁니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디젤 차량에 넣게 돼있는 이 요소수 부족 사태 이후 불량 요소수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된 걸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불량 제품 가운데엔 정부 인증을 받은 것도 있고, 정부의 사후 관리도 허술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박대기 기자가 취재한 내용 보시고,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화물차 운전기사 임동순 씨.

몇달 전 운전을 하다 갑작스런 굉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 때부턴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임동순/화물차 운전 기사 : "매연저감장치 쪽에서 쌕쌕 바람 세게 새는 소리가 나가지고... (시속) 20~30킬로미터 이상은 안 밟혀가지고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우고 견인차를 불러가지고..."]

수리비만 무려 6백만 원.

정비업체 확인 결과 차량 내부 배기가스 부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배기가스 저감장치 안에는 이런 원통모양의 촉매가 들어있습니다. 바로 이 촉매에 문제가 생겨서 차가 고장났던 겁니다.

환경 오염 물질인 배기가스를 요소수로 희석시키는 과정에서 촉매의 구멍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김형준/DPF클리닝 전문기업 대표/차량기술사 : "저희가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된 거를 처음 본 거예요. 요소수에 의한 영향 외에는 이렇게 될 수 있는 고형물이 석출될 수 있는 조건이 안 만들어지거든요."]

결국 차량에 넣은 요소수가 불량 제품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요소수를 판매한 주유소를 찾아갔습니다.

주유소측은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했던 만큼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석유품질관리원에서 하는 거(인증)는 2백만 원이면 돼요. 그런데 애드블루는 비싼 걸로 알고 있어요. 이게 (인증에) 한 천만 원..."]

요소수를 만든 업체에 확인했습니다.

이 업체는 요소수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해 11월 정부 인증을 받아 제작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요소수를 사용했던 소비자 상당수가 차량 고장 등 문제를 제기해 왔고 수리비도 지급했다고 말합니다.

[요소수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다 심사 받고 검사 맡고 한 거예요. 첫날부터 끝날까지 문제가 생긴 것은 당연히 아니고 일정 기간에 문제가 생겼는데..."]

결국 민원 제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경청은 지난 1월 제조 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지나도록 환경부 교통환경연구소 홈페이지에는 불량 요소수가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버젓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불량 요소수로 인한 차량 고장 사례 제보가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상황.

지난해 빚어졌던 요소수 부족 사태의 후유증이 정부 당국의 무관심 속에 소비자들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K 박대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임동수 김상하/영상편집:박주연

[앵커]

박기자, 어떻게 불량 요소수가 적합제품으로 계속 공지가 된 거죠?

[기자]

단속을 한 기관은 수도권 대기환경청입니다.

그리고 적합 제품 명단을 올린 곳은 환경부 교통환경연구소입니다.

둘 다 환경부 산하기관입니다.

하지만 한 쪽이 적발한 내용이 다른 쪽으로 전달이 안돼 잘못 공지된 겁니다.

취재진의 질의에 해당 기관은 실수라고 시인을 했습니다.

[앵커]

처음에 정상적으로 인증을 받을 때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이후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처음 인증은 통과했지만 나중엔 품질이 떨어지는 요소수를 생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증을 내 준 이후에도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요소수 대란 전인 지난해 9월말 요소수는 60여 종에 불과했지만 대란을 겪으면서 지난달 말에는 950여 종으로 급증했습니다.

요소수 대란 속에 수요가 폭증하면서 제조에 뛰어든 곳이 반년 만에 14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요소수를 만들거나 수입하는 업체는 수도권에만 5백 곳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당국이 성분을 분석한 곳은 20여개 업체입니다.

이 가운데 두 곳이 불량이었습니다.

점검 대상 중 5%만 점검한 건데 단속할 대상이 너무 많다보니 물리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환경부가 인력을 보강해 주기적인 점검을 하고 인증을 믿고 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차가 고장났을 때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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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불량 요소수 판친다…넣었다 하면 수리비 ‘수백만 원’
    • 입력 2022-04-14 21:28:40
    • 수정2022-04-15 08: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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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리포트 끝 부분에 나간 일부 상표 중 적발된 업체와 무관한 상표가 있어 해당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말 중국의 수출 통제로 불거진 이른바 요소수 대란, 기억하실 겁니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디젤 차량에 넣게 돼있는 이 요소수 부족 사태 이후 불량 요소수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된 걸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불량 제품 가운데엔 정부 인증을 받은 것도 있고, 정부의 사후 관리도 허술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박대기 기자가 취재한 내용 보시고,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화물차 운전기사 임동순 씨.

몇달 전 운전을 하다 갑작스런 굉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 때부턴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임동순/화물차 운전 기사 : "매연저감장치 쪽에서 쌕쌕 바람 세게 새는 소리가 나가지고... (시속) 20~30킬로미터 이상은 안 밟혀가지고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우고 견인차를 불러가지고..."]

수리비만 무려 6백만 원.

정비업체 확인 결과 차량 내부 배기가스 부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배기가스 저감장치 안에는 이런 원통모양의 촉매가 들어있습니다. 바로 이 촉매에 문제가 생겨서 차가 고장났던 겁니다.

환경 오염 물질인 배기가스를 요소수로 희석시키는 과정에서 촉매의 구멍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김형준/DPF클리닝 전문기업 대표/차량기술사 : "저희가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된 거를 처음 본 거예요. 요소수에 의한 영향 외에는 이렇게 될 수 있는 고형물이 석출될 수 있는 조건이 안 만들어지거든요."]

결국 차량에 넣은 요소수가 불량 제품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요소수를 판매한 주유소를 찾아갔습니다.

주유소측은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했던 만큼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석유품질관리원에서 하는 거(인증)는 2백만 원이면 돼요. 그런데 애드블루는 비싼 걸로 알고 있어요. 이게 (인증에) 한 천만 원..."]

요소수를 만든 업체에 확인했습니다.

이 업체는 요소수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해 11월 정부 인증을 받아 제작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요소수를 사용했던 소비자 상당수가 차량 고장 등 문제를 제기해 왔고 수리비도 지급했다고 말합니다.

[요소수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다 심사 받고 검사 맡고 한 거예요. 첫날부터 끝날까지 문제가 생긴 것은 당연히 아니고 일정 기간에 문제가 생겼는데..."]

결국 민원 제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경청은 지난 1월 제조 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지나도록 환경부 교통환경연구소 홈페이지에는 불량 요소수가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버젓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불량 요소수로 인한 차량 고장 사례 제보가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상황.

지난해 빚어졌던 요소수 부족 사태의 후유증이 정부 당국의 무관심 속에 소비자들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K 박대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임동수 김상하/영상편집:박주연

[앵커]

박기자, 어떻게 불량 요소수가 적합제품으로 계속 공지가 된 거죠?

[기자]

단속을 한 기관은 수도권 대기환경청입니다.

그리고 적합 제품 명단을 올린 곳은 환경부 교통환경연구소입니다.

둘 다 환경부 산하기관입니다.

하지만 한 쪽이 적발한 내용이 다른 쪽으로 전달이 안돼 잘못 공지된 겁니다.

취재진의 질의에 해당 기관은 실수라고 시인을 했습니다.

[앵커]

처음에 정상적으로 인증을 받을 때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이후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처음 인증은 통과했지만 나중엔 품질이 떨어지는 요소수를 생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증을 내 준 이후에도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요소수 대란 전인 지난해 9월말 요소수는 60여 종에 불과했지만 대란을 겪으면서 지난달 말에는 950여 종으로 급증했습니다.

요소수 대란 속에 수요가 폭증하면서 제조에 뛰어든 곳이 반년 만에 14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요소수를 만들거나 수입하는 업체는 수도권에만 5백 곳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당국이 성분을 분석한 곳은 20여개 업체입니다.

이 가운데 두 곳이 불량이었습니다.

점검 대상 중 5%만 점검한 건데 단속할 대상이 너무 많다보니 물리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환경부가 인력을 보강해 주기적인 점검을 하고 인증을 믿고 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차가 고장났을 때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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