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모자라…” 장애인 주차장 없앤 아파트들

입력 2022.04.15 (06:37) 수정 2022.04.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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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지 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주차장을 일반 주차장으로 바꾸는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장애인 주차공간 확보는 법적인 의무 사항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현예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체장애 4급인 이 모 할아버지.

장애인 전용 주차장 이용 대상자지만, 거주 중인 아파트에는 해당 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귀가할 때마다 불편한 몸으로 주차 경쟁까지 해야 하다 보니, 아예 차를 갖고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지체장애 4급 : "토요일이나 일요일날은 말하자면 안 나가야겠다. 다른 사람하고도 모든 약속을, 오전에 약속을 하고, 오후에 세 시, 네 시 하면 약속을 안 해요. 차 때문에 힘드니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있던 자리입니다.

휠체어 모양이 그려져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사라지고 바닥엔 파인 자국만 남았습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며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장애인 주차장 열일곱 면을 전부 없애버리기로 결정한 겁니다.

또 다른 이 아파트도 3년 전 비슷한 이유로 장애인 주차면을 없앴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장애인이 느끼는 경우에는 이렇게 좀 차별이 될 수도 있고 인권침해가 된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좀 상당히 잘못된 게 아니냐 라고 말씀을 하셔서..."]

장애인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한 법이 있긴 하지만 2005년 7월부터 시행되다 보니 그 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적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김예원/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 "불필요하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면적이나 연도나 이런 것들을 조속히 개정해서 예외규정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사례로 언급된 아파트의 경우 2016년 인권위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며 주차시설 복원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뀐 건 없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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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 모자라…” 장애인 주차장 없앤 아파트들
    • 입력 2022-04-15 06:37:04
    • 수정2022-04-15 09:07:28
    뉴스광장 1부
[앵커]

단지 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주차장을 일반 주차장으로 바꾸는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장애인 주차공간 확보는 법적인 의무 사항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현예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체장애 4급인 이 모 할아버지.

장애인 전용 주차장 이용 대상자지만, 거주 중인 아파트에는 해당 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귀가할 때마다 불편한 몸으로 주차 경쟁까지 해야 하다 보니, 아예 차를 갖고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지체장애 4급 : "토요일이나 일요일날은 말하자면 안 나가야겠다. 다른 사람하고도 모든 약속을, 오전에 약속을 하고, 오후에 세 시, 네 시 하면 약속을 안 해요. 차 때문에 힘드니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있던 자리입니다.

휠체어 모양이 그려져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사라지고 바닥엔 파인 자국만 남았습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며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장애인 주차장 열일곱 면을 전부 없애버리기로 결정한 겁니다.

또 다른 이 아파트도 3년 전 비슷한 이유로 장애인 주차면을 없앴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장애인이 느끼는 경우에는 이렇게 좀 차별이 될 수도 있고 인권침해가 된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좀 상당히 잘못된 게 아니냐 라고 말씀을 하셔서..."]

장애인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한 법이 있긴 하지만 2005년 7월부터 시행되다 보니 그 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적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김예원/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 "불필요하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면적이나 연도나 이런 것들을 조속히 개정해서 예외규정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사례로 언급된 아파트의 경우 2016년 인권위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며 주차시설 복원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뀐 건 없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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