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상하이 코로나 봉쇄에 따른 타격

입력 2022.04.18 (10:45) 수정 2022.04.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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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구 2천 6백만 명의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의 봉쇄가 20일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가 발병돼 도시가 봉쇄됐던 2020년 우한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상하이는 다른 세상입니다.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상하이 코로나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1일째 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의 엄격한 방역조치인 '제로 코로나'정책에 따라 봉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봉쇄가 길어지다보니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모습인데요.

상하이에서 가장 큰 주거 단지입니다.

시민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봉쇄에 분노하며 아파트 창문 밖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주거 단지 거주자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큰일 날 것 같아요. 근본적인 문제가 뭐냐고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 봉쇄가 언제까지 지속 될지 모른다는 겁니다. 어떤 기준이나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상하이 코로나 확진자가 7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확산세가 잡히려면 6월은 돼야 한다는 예측도 나왔는데요.

당분간은 상하이의 봉쇄 조치가 완화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앵커]

상하이에도 우리 유학생들이 많잖아요?

우리 학생들도 꼼짝없이 기숙사 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죠?

[기자]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먹을 것을 구하는 일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올 수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막혀 있습니다.

먼저, 이랑 특파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8일부터 봉쇄된 상하이시.

하지만 상하이 대학들 대부분은 이보다 먼저 자체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초기에는 학교 안 이동이 가능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기숙사 방 밖에도 나오지 못하도록 꽁꽁 묶였습니다.

식사는 매번 비슷한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세탁실도 가지 못해 손빨래를 해야 합니다.

[이OO/상하이OO대학 : "사람들이 물을 달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물을 줄 수가 없는거에요. "샤워 필터로 물을 받은 다음에 그걸 끓여서 마셔라." 이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기숙사 밖에서 생활하는 유학생 중엔 굶주린 경우도 많습니다.

[김시윤/상하이 푸단대 4학년 : "정말 과장이 아니고요. 2주 동안 굶은 친구들도 있고 하루에 라면 한 개도 아니고 반 개를 부셔가지고 그걸로 하루하루 먹고 산 친구들도 있고요."]

갑작스런 봉쇄에 미처 생필품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준/상하이 푸단대 4학년 : "먹을거리가 없던 것을 가장 힘들어했고 봉쇄가 무기한으로 연장되다보니까 이제 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인원들도 (많아지고).."]

더 큰 문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귀국을 위해서는 대학이나 거주지 주민위원회에서 통행증을 발급해줘야 하는데,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우정윤/상하이 둥화대 교환학생 : "의사 소견서 같은 걸 떼서 제출하면 귀국을 도와주는데 그런게 아니면 지금 (귀국)할 수가 없다고. 계속해서 안된다고 하니까 너무 답답하고.."]

일부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학기 내내 봉쇄가 이어질 거란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상하이시가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귀국길까지 막혀버린 한인 유학생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앵커]

이런 봉쇄가 언제까지라도 기약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약속도 없으니 더욱 상하이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할 것 같은데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폭증하는 코로나 감염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의료체계가 마비됐다는 점입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검역 시설입니다.

200명 가까이 되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팔을 뻗을 수도 없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확진자들뿐 아니라 강력한 봉쇄조치로 집에 머물고있는 사람들도 의료체계 과부하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파도 밖에 나가서 약을 살수 없고 구급센터에 전화해도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지난달에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봉쇄 기간이 처음에는 나흘로 예고됐었기 때문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충분히 마련해놓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상황에 따른 정부의 대응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식료품과 기본 필수품 등 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배달원이 감염되는 사례가 여러번 발생해, 도시의 배달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히야네 유스케/상하이 거주자 : "모두가 (음식 배달) 웹사이트에 접속하려고 시도해봤지만, 접속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식량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기본 필수품을 보관해두기 위해 대형 냉장고 구매 열풍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글로벌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냉장고 판매량이 전년보다 1.5배로 늘었습니다.

[앵커]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수도라고 알려진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에도 차질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상하이항은 세계 최대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항구인데요.

상하이 봉쇄 이후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약 33% 급감했습니다.

배터리와 반도체, 그리고 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의 생산 차질도 커지고 있는데요.

애플 부품 공급사와 테슬라 등 자동차 생산 공장, 그리고 반도체 공장이 조업을 중단했습니다.

상하이가 중국 국내총생산의 4% 정도를 차지하고 중국 수출의 6%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공장 폐쇄 영향은 중국뿐만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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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상하이 코로나 봉쇄에 따른 타격
    • 입력 2022-04-18 10:45:05
    • 수정2022-04-20 17: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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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구 2천 6백만 명의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의 봉쇄가 20일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가 발병돼 도시가 봉쇄됐던 2020년 우한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상하이는 다른 세상입니다.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상하이 코로나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1일째 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의 엄격한 방역조치인 '제로 코로나'정책에 따라 봉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봉쇄가 길어지다보니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모습인데요.

상하이에서 가장 큰 주거 단지입니다.

시민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봉쇄에 분노하며 아파트 창문 밖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주거 단지 거주자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큰일 날 것 같아요. 근본적인 문제가 뭐냐고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 봉쇄가 언제까지 지속 될지 모른다는 겁니다. 어떤 기준이나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상하이 코로나 확진자가 7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확산세가 잡히려면 6월은 돼야 한다는 예측도 나왔는데요.

당분간은 상하이의 봉쇄 조치가 완화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앵커]

상하이에도 우리 유학생들이 많잖아요?

우리 학생들도 꼼짝없이 기숙사 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죠?

[기자]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먹을 것을 구하는 일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올 수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막혀 있습니다.

먼저, 이랑 특파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8일부터 봉쇄된 상하이시.

하지만 상하이 대학들 대부분은 이보다 먼저 자체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초기에는 학교 안 이동이 가능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기숙사 방 밖에도 나오지 못하도록 꽁꽁 묶였습니다.

식사는 매번 비슷한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세탁실도 가지 못해 손빨래를 해야 합니다.

[이OO/상하이OO대학 : "사람들이 물을 달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물을 줄 수가 없는거에요. "샤워 필터로 물을 받은 다음에 그걸 끓여서 마셔라." 이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기숙사 밖에서 생활하는 유학생 중엔 굶주린 경우도 많습니다.

[김시윤/상하이 푸단대 4학년 : "정말 과장이 아니고요. 2주 동안 굶은 친구들도 있고 하루에 라면 한 개도 아니고 반 개를 부셔가지고 그걸로 하루하루 먹고 산 친구들도 있고요."]

갑작스런 봉쇄에 미처 생필품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준/상하이 푸단대 4학년 : "먹을거리가 없던 것을 가장 힘들어했고 봉쇄가 무기한으로 연장되다보니까 이제 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인원들도 (많아지고).."]

더 큰 문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귀국을 위해서는 대학이나 거주지 주민위원회에서 통행증을 발급해줘야 하는데,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우정윤/상하이 둥화대 교환학생 : "의사 소견서 같은 걸 떼서 제출하면 귀국을 도와주는데 그런게 아니면 지금 (귀국)할 수가 없다고. 계속해서 안된다고 하니까 너무 답답하고.."]

일부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학기 내내 봉쇄가 이어질 거란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상하이시가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귀국길까지 막혀버린 한인 유학생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앵커]

이런 봉쇄가 언제까지라도 기약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약속도 없으니 더욱 상하이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할 것 같은데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폭증하는 코로나 감염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의료체계가 마비됐다는 점입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검역 시설입니다.

200명 가까이 되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팔을 뻗을 수도 없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확진자들뿐 아니라 강력한 봉쇄조치로 집에 머물고있는 사람들도 의료체계 과부하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파도 밖에 나가서 약을 살수 없고 구급센터에 전화해도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지난달에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봉쇄 기간이 처음에는 나흘로 예고됐었기 때문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충분히 마련해놓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상황에 따른 정부의 대응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식료품과 기본 필수품 등 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배달원이 감염되는 사례가 여러번 발생해, 도시의 배달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히야네 유스케/상하이 거주자 : "모두가 (음식 배달) 웹사이트에 접속하려고 시도해봤지만, 접속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식량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기본 필수품을 보관해두기 위해 대형 냉장고 구매 열풍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글로벌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냉장고 판매량이 전년보다 1.5배로 늘었습니다.

[앵커]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수도라고 알려진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에도 차질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상하이항은 세계 최대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항구인데요.

상하이 봉쇄 이후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약 33% 급감했습니다.

배터리와 반도체, 그리고 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의 생산 차질도 커지고 있는데요.

애플 부품 공급사와 테슬라 등 자동차 생산 공장, 그리고 반도체 공장이 조업을 중단했습니다.

상하이가 중국 국내총생산의 4% 정도를 차지하고 중국 수출의 6%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공장 폐쇄 영향은 중국뿐만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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