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푸틴 탐욕이 빚은 ‘칼국수 8천 원’ 시대

입력 2022.04.18 (18:06) 수정 2022.04.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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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혹시 최근에 칼국수 드신 적 있으십니까.

한 그릇 가격이 8천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원인을 따지고 올라가면 이런 물가 쇼크 글로벌 경제 흐름과 무관치 않습니다.

한국 밥값이 스리랑카 시위와 중국까지 이어지는 모습,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저도 좀 많이 체감합니다만, 요즘 직장인들 점심에 나가서 식사하려면 비용 만만치 않게 오른 것 같아요?

[기자]

네, 저희가 방송 중인 서울 여의도에도 일상회복에 따라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많이 늘었는데요.

돌아와 보니 점심 한 끼가 '만 원' 한 장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메뉴판 사진 보실까요?

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사랑받는 '칼국수'.

지난달 서울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8천 원으로 넘었습니다.

1년 전보다 8.8% 올랐는데요.

그런데 이것도 '평균' 가격일 뿐이고요.

이렇게 칼국수 한 그릇에 '만 원'인 가게도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칼국수만 오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칼국수 말고 다른 국수류도 많이 올랐잖아요?

[기자]

네, 칼국수, 콩국수 등 국수류의 주재료는 밀가루잖아요?

밀가루가 주재료인 음식들이 특히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국제 밀 가격 보실까요?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밀 선물가격인데요.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무려 70% 가까이 올랐어요.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북미나 호주 등에서 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 밀 생산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수출이 막힌 거죠.

그 영향을 받는 겁니다.

지금 곡물가 상승이 사룟값 상승으로도 이어지며 닭고깃값도 들썩이고 있는데요.

국내 닭고기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43% 올랐고, 같은 기간 수입 닭고기 역시 47.5% 급등했습니다.

국내와 국제가 연동되는 거죠.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길어진 전쟁의 여파를 반영,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9%로 두 배 넘게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밀가루 가격 오르고 닭고기 가격 오르고 그런 게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겠군요.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닭고깃값이 오르는 정도지만, 닭고기가 주식이고, 가격이 두 배가량 오른 나라가 있습니다.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인데요.

빚 갚을 돈이 없다며 결국, 채무불이행, 디폴트를 선언했습니다.

스리랑카는 지금 나라 전체가 비상입니다.

결국 국제통화기금 IMF와 구제금융 협상에 들어갑니다.

최대 40억 달러가 목표입니다.

현재 시민들의 연료 구매가 일부 제한됐고요.

증권 거래도 당분간 중단됩니다.

[앵커]

국민들이 당장 하루 먹거리를 걱정하는 상황인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긴 코로나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달러가 바닥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친 건데요.

현장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콜롬보 주민 : "설탕 1kg에 250루피예요. (예전에는 얼마였어요?) 한 달 전에는 125루피였어요."]

["기름도, 우유도, 가스도, 시험 볼 종이도 다 없어요."]

루피화 가치는 폭락했고,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민심은 폭발했습니다.

보름 넘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이 물가 상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고, 전쟁을 추진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 때문이다가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걸 증폭시킬 수밖에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우리한테도 큰 영향을 주는데요.

'세계의 공장' 중국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큰 위협이 될 거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8.3% 뛰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원자잿값 급등 영향이 컸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들도 타격을 받습니다.

여기에 코로나로 20일 넘게 봉쇄되고 있는 상하이 여파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게 푸틴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선진국의 60%가량이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겼다고 합니다.

미 CNBC는 전 세계가 경기 침체가 아닌 전쟁에 따른 침체, '워세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IMF에서는 세계 143개 나라의 올해 경제 전망치를 더 낮출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에 하향 조정되면 연간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내려갑니다.

푸틴발 세계 경제의 나비 효과 여기까집니다.

[앵커]

코로나란 긴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오려는데, 물가 상승에 경기 침체가 또 앞에 기다리고 있었네요.

걱정이 큽니다.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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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푸틴 탐욕이 빚은 ‘칼국수 8천 원’ 시대
    • 입력 2022-04-18 18:06:07
    • 수정2022-04-18 18:27:35
    통합뉴스룸ET
[앵커]

혹시 최근에 칼국수 드신 적 있으십니까.

한 그릇 가격이 8천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원인을 따지고 올라가면 이런 물가 쇼크 글로벌 경제 흐름과 무관치 않습니다.

한국 밥값이 스리랑카 시위와 중국까지 이어지는 모습,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저도 좀 많이 체감합니다만, 요즘 직장인들 점심에 나가서 식사하려면 비용 만만치 않게 오른 것 같아요?

[기자]

네, 저희가 방송 중인 서울 여의도에도 일상회복에 따라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많이 늘었는데요.

돌아와 보니 점심 한 끼가 '만 원' 한 장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메뉴판 사진 보실까요?

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사랑받는 '칼국수'.

지난달 서울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8천 원으로 넘었습니다.

1년 전보다 8.8% 올랐는데요.

그런데 이것도 '평균' 가격일 뿐이고요.

이렇게 칼국수 한 그릇에 '만 원'인 가게도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칼국수만 오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칼국수 말고 다른 국수류도 많이 올랐잖아요?

[기자]

네, 칼국수, 콩국수 등 국수류의 주재료는 밀가루잖아요?

밀가루가 주재료인 음식들이 특히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국제 밀 가격 보실까요?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밀 선물가격인데요.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무려 70% 가까이 올랐어요.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북미나 호주 등에서 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 밀 생산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수출이 막힌 거죠.

그 영향을 받는 겁니다.

지금 곡물가 상승이 사룟값 상승으로도 이어지며 닭고깃값도 들썩이고 있는데요.

국내 닭고기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43% 올랐고, 같은 기간 수입 닭고기 역시 47.5% 급등했습니다.

국내와 국제가 연동되는 거죠.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길어진 전쟁의 여파를 반영,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9%로 두 배 넘게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밀가루 가격 오르고 닭고기 가격 오르고 그런 게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겠군요.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닭고깃값이 오르는 정도지만, 닭고기가 주식이고, 가격이 두 배가량 오른 나라가 있습니다.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인데요.

빚 갚을 돈이 없다며 결국, 채무불이행, 디폴트를 선언했습니다.

스리랑카는 지금 나라 전체가 비상입니다.

결국 국제통화기금 IMF와 구제금융 협상에 들어갑니다.

최대 40억 달러가 목표입니다.

현재 시민들의 연료 구매가 일부 제한됐고요.

증권 거래도 당분간 중단됩니다.

[앵커]

국민들이 당장 하루 먹거리를 걱정하는 상황인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긴 코로나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달러가 바닥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친 건데요.

현장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콜롬보 주민 : "설탕 1kg에 250루피예요. (예전에는 얼마였어요?) 한 달 전에는 125루피였어요."]

["기름도, 우유도, 가스도, 시험 볼 종이도 다 없어요."]

루피화 가치는 폭락했고,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민심은 폭발했습니다.

보름 넘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이 물가 상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고, 전쟁을 추진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 때문이다가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걸 증폭시킬 수밖에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우리한테도 큰 영향을 주는데요.

'세계의 공장' 중국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큰 위협이 될 거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8.3% 뛰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원자잿값 급등 영향이 컸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들도 타격을 받습니다.

여기에 코로나로 20일 넘게 봉쇄되고 있는 상하이 여파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게 푸틴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선진국의 60%가량이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겼다고 합니다.

미 CNBC는 전 세계가 경기 침체가 아닌 전쟁에 따른 침체, '워세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IMF에서는 세계 143개 나라의 올해 경제 전망치를 더 낮출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에 하향 조정되면 연간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내려갑니다.

푸틴발 세계 경제의 나비 효과 여기까집니다.

[앵커]

코로나란 긴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오려는데, 물가 상승에 경기 침체가 또 앞에 기다리고 있었네요.

걱정이 큽니다.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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