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일상 회복됐지만 고물가 심각

입력 2022.04.20 (07:58) 수정 2022.04.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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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해설위원

2년 넘게 우리 생활을 짓눌러오던 거리두기가 해제됐습니다.

식당에 손님이 몰리고 한산하던 공항도 분주해졌습니다.

백화점, 마트, 영화관도 다시 북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늘고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서민들 삶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 달 평균 30만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20% 가구가 380여만 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 가운데 약 58%, 즉 10집 중 6집은 적자입니다.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심각한 건 물가 급등입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저소득층은 물가가 올라도 씀씀이를 줄이기 어렵습니다.

생필품과 주거비, 의료 비용이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이 많이 늘어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값 상승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도 전 세계 생산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제 열린 한국은행 총재 후보 청문회에서 이창용 후보는, 물가 상승 국면이 앞으로 1~2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인기가 없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은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으로만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새 정부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면 대외 악재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가 상승 장기화에 대비해 민생을 챙기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대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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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해설위원

2년 넘게 우리 생활을 짓눌러오던 거리두기가 해제됐습니다.

식당에 손님이 몰리고 한산하던 공항도 분주해졌습니다.

백화점, 마트, 영화관도 다시 북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늘고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서민들 삶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 달 평균 30만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20% 가구가 380여만 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 가운데 약 58%, 즉 10집 중 6집은 적자입니다.

서민의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심각한 건 물가 급등입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저소득층은 물가가 올라도 씀씀이를 줄이기 어렵습니다.

생필품과 주거비, 의료 비용이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이 많이 늘어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값 상승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도 전 세계 생산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제 열린 한국은행 총재 후보 청문회에서 이창용 후보는, 물가 상승 국면이 앞으로 1~2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인기가 없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은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으로만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새 정부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면 대외 악재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가 상승 장기화에 대비해 민생을 챙기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대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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