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이은해·조현수 ‘대담한 여행’…조력자 있었다

입력 2022.04.20 (18:01) 수정 2022.04.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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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보험 사기로 한탕을 노리는 이야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내용입니다.

["그거 알아? 우리나라에서 사고로 죽었을 때 부검 확률이 4%밖에 안 되는 거. 남편 보험은 들었니?"]

영화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습니다.

이 두 남녀의 이야깁니다.

["(계획적 살인 인정하십니까?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

사건은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의 용소 계곡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에게 4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하게 했고, 결국 이 씨의 남편은 숨졌습니다.

이은해가 남편을 살해한 건 사망보험금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의 사망보험금은 8억 원, 숨진 시각은 생명보험의 효력 상실을 불과 4시간 앞두고서였습니다.

이은해는 남편의 보험금 수령자를 자신으로 지정한 후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매달 최소 70만 원의 보험료를 납입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남편의 사망보험금이 욕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은해 조현수는 살인과 살인 미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도피 중에도 여행을 즐기는 대담함을 보인 이들 뒤에는 최소 네 명의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보험금을 노린 국내 첫 살인사건은 1975년으로 거슬러갑니다.

언니,형부,조카, 시동생까지 방화와 독살로 살해한 박분례 사건입니다.

근래 보험 사기 가운데 가장 경악케한 사건은 이른바 엄 여인 사건.

엄 여인은 2002년부터 3년간 남편과 시어머니, 오빠를 차례로 실명시키거나 살해해 보험금 5억8천만 원을 타냈습니다.

2010년 인천의 한 모텔에서는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처음엔 "낙지를 먹다 쓰러졌다"는 남자친구의 진술에 따라 사고사로 처리됐지만 보험금을 노린 계획 살인 혐의가 잡히면서 재수사로 이어진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1심에선 무기징역, 최종판결에선 무죄 선고가 내려졌는데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같은 보험사기는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실제 검거비율은 10%선에 불과하다는데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잡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나머지 90%가 검거되지 않고 빠져나간다면, 사기에의 '유혹'은 자꾸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보험 사기는 아니지만, 2,7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도 보험사의 오랜 부담이자 골칫거립니다.

가짜 환자들 이른바 '나이롱 환자'들 때문에 10년간 100조원대 적자를 떠안아야 할 판이라니까요.

보험 다양화 시대의 그늘.

단순히 관리감독 강화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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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이은해·조현수 ‘대담한 여행’…조력자 있었다
    • 입력 2022-04-20 18:01:27
    • 수정2022-04-20 18:19:44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보험 사기로 한탕을 노리는 이야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내용입니다.

["그거 알아? 우리나라에서 사고로 죽었을 때 부검 확률이 4%밖에 안 되는 거. 남편 보험은 들었니?"]

영화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습니다.

이 두 남녀의 이야깁니다.

["(계획적 살인 인정하십니까?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

사건은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의 용소 계곡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에게 4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하게 했고, 결국 이 씨의 남편은 숨졌습니다.

이은해가 남편을 살해한 건 사망보험금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의 사망보험금은 8억 원, 숨진 시각은 생명보험의 효력 상실을 불과 4시간 앞두고서였습니다.

이은해는 남편의 보험금 수령자를 자신으로 지정한 후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매달 최소 70만 원의 보험료를 납입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남편의 사망보험금이 욕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은해 조현수는 살인과 살인 미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도피 중에도 여행을 즐기는 대담함을 보인 이들 뒤에는 최소 네 명의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보험금을 노린 국내 첫 살인사건은 1975년으로 거슬러갑니다.

언니,형부,조카, 시동생까지 방화와 독살로 살해한 박분례 사건입니다.

근래 보험 사기 가운데 가장 경악케한 사건은 이른바 엄 여인 사건.

엄 여인은 2002년부터 3년간 남편과 시어머니, 오빠를 차례로 실명시키거나 살해해 보험금 5억8천만 원을 타냈습니다.

2010년 인천의 한 모텔에서는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처음엔 "낙지를 먹다 쓰러졌다"는 남자친구의 진술에 따라 사고사로 처리됐지만 보험금을 노린 계획 살인 혐의가 잡히면서 재수사로 이어진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1심에선 무기징역, 최종판결에선 무죄 선고가 내려졌는데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같은 보험사기는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실제 검거비율은 10%선에 불과하다는데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잡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나머지 90%가 검거되지 않고 빠져나간다면, 사기에의 '유혹'은 자꾸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보험 사기는 아니지만, 2,7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도 보험사의 오랜 부담이자 골칫거립니다.

가짜 환자들 이른바 '나이롱 환자'들 때문에 10년간 100조원대 적자를 떠안아야 할 판이라니까요.

보험 다양화 시대의 그늘.

단순히 관리감독 강화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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