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천 마리 폐사…사업자 보고서에는 누락

입력 2022.04.20 (19:26) 수정 2022.04.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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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흥 해창만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놓고 주민들과 수상 태양광 사업자 간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업자 측이 작성한 환경영향조사 보고서에는 담수호의 어류 생태에 변화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숭어 여러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습니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달 3일.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숭어를 비롯해 붕어 등의 집단폐사가 이어졌고, 고흥군이 닷새 동안 수거한 물고기 사체는 천여 마리, 2.3t에 달했습니다.

수상 태양광 사업자가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조사 보고서입니다.

전문업체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담수호 수질과 생태계 변화를 조사한 뒤 작성했다고 돼 있습니다.

보고서에 나온 어류 조사 일시는 3월 3일.

죽은 물고기떼가 처음 발견된 날짜와 같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1년간의 1단계 공사 이후 어류 생태계 변화가 없고, 공사에 따른 영향도 거의 없다고 돼 있습니다.

담수호 수질 역시 공사 시작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적혔는데, 물고기 집단 폐사 사실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 작성 업체 측은 한달에 하루 이틀 정도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는데 3월 조사 당시 폐사한 물고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의 신뢰도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지만,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해당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2단계 사업 개시 적절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음성변조 : "전문기관에 그런 자료 (보고서) 들에 대해서 의뢰를 보낸 것이고 전문기관에서 저희한테 의견을 주는 거예요."]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2단계 사업을 허용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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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 천 마리 폐사…사업자 보고서에는 누락
    • 입력 2022-04-20 19:26:03
    • 수정2022-04-20 19:35:07
    뉴스7(광주)
[앵커]

고흥 해창만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놓고 주민들과 수상 태양광 사업자 간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업자 측이 작성한 환경영향조사 보고서에는 담수호의 어류 생태에 변화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숭어 여러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습니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달 3일.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숭어를 비롯해 붕어 등의 집단폐사가 이어졌고, 고흥군이 닷새 동안 수거한 물고기 사체는 천여 마리, 2.3t에 달했습니다.

수상 태양광 사업자가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조사 보고서입니다.

전문업체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담수호 수질과 생태계 변화를 조사한 뒤 작성했다고 돼 있습니다.

보고서에 나온 어류 조사 일시는 3월 3일.

죽은 물고기떼가 처음 발견된 날짜와 같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1년간의 1단계 공사 이후 어류 생태계 변화가 없고, 공사에 따른 영향도 거의 없다고 돼 있습니다.

담수호 수질 역시 공사 시작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적혔는데, 물고기 집단 폐사 사실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 작성 업체 측은 한달에 하루 이틀 정도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는데 3월 조사 당시 폐사한 물고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의 신뢰도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지만,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해당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2단계 사업 개시 적절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음성변조 : "전문기관에 그런 자료 (보고서) 들에 대해서 의뢰를 보낸 것이고 전문기관에서 저희한테 의견을 주는 거예요."]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2단계 사업을 허용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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