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위장 전입’으로 농지 취득…정호영 “송구”

입력 2022.04.21 (07:08) 수정 2022.04.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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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규정과 달리 농지를 대리 경작해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는데요, 해당 농지를 구매한 역사를 따라가 보니 젊은 시절 정 후보자의 위장 전입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정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농지를 둘러봤는데, 이미 20대 때부터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우한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호영 후보자의 부모가 나고 자랐다는, 경북 구미.

마을 어귀에 정 후보자의 농지가 있습니다.

논과 밭 한 필지씩, 모두 3,600여 제곱미텁니다.

농지 매입 시점은 1987년.

경북대병원에서 전공의로 수련 중이던 당시 정 후보자는 만 27살이었습니다.

[인근 농민 : "정호영 씨 큰아버지 (땅인) 모양이라, 거기서 이제 저 외국 간다고 팔았어 팔니까 그 집(정호영 후보자)에서 샀다."]

당시 농지 관련법 대로라면 정 후보자는 농지를 살 수 없었습니다.

농지와 매입자 주소지 거리를 4km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통작 거리' 규제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농지를 매입했습니다.

위장전입을 통해섭니다.

농지 매입 한 달 전, 정 후보자는 시골로 주소지를 옮겼습니다.

해당 농지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987년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삼촌의 집에 주소를 옮겨 놓고 농지를 취득했습니다.

당시 외과 의사로서 한창 바쁘던 와중에도 정 후보자는 주소를 이전해 농지를 산 뒤 다시 대구로 주소를 옮겼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 "(정 후보자의 경우에는) 레지던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사를 직접 지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농지를 매입한 후에 바로 3개월 만에 주소를 바로 이전을 해서 전형적인 위장전입의 사례로 보여집니다."]

그동안 위장 전입을 통한 부동산 매입 의혹만으로도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낙마했습니다.

2002년 장상 총리 내정자, 2005년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같은 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현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당시 농지 소유자였던 종손이 급하게 이민을 가는 바람에, 매입을 서두르다,벌어진 일이라며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정 후보자의 농지는 주변 지역 개발 호재로 인근 실거래가 기준으로, 9억 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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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때 ‘위장 전입’으로 농지 취득…정호영 “송구”
    • 입력 2022-04-21 07:08:29
    • 수정2022-04-21 07: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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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규정과 달리 농지를 대리 경작해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는데요, 해당 농지를 구매한 역사를 따라가 보니 젊은 시절 정 후보자의 위장 전입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정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농지를 둘러봤는데, 이미 20대 때부터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우한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호영 후보자의 부모가 나고 자랐다는, 경북 구미.

마을 어귀에 정 후보자의 농지가 있습니다.

논과 밭 한 필지씩, 모두 3,600여 제곱미텁니다.

농지 매입 시점은 1987년.

경북대병원에서 전공의로 수련 중이던 당시 정 후보자는 만 27살이었습니다.

[인근 농민 : "정호영 씨 큰아버지 (땅인) 모양이라, 거기서 이제 저 외국 간다고 팔았어 팔니까 그 집(정호영 후보자)에서 샀다."]

당시 농지 관련법 대로라면 정 후보자는 농지를 살 수 없었습니다.

농지와 매입자 주소지 거리를 4km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통작 거리' 규제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농지를 매입했습니다.

위장전입을 통해섭니다.

농지 매입 한 달 전, 정 후보자는 시골로 주소지를 옮겼습니다.

해당 농지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987년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삼촌의 집에 주소를 옮겨 놓고 농지를 취득했습니다.

당시 외과 의사로서 한창 바쁘던 와중에도 정 후보자는 주소를 이전해 농지를 산 뒤 다시 대구로 주소를 옮겼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 "(정 후보자의 경우에는) 레지던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사를 직접 지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농지를 매입한 후에 바로 3개월 만에 주소를 바로 이전을 해서 전형적인 위장전입의 사례로 보여집니다."]

그동안 위장 전입을 통한 부동산 매입 의혹만으로도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낙마했습니다.

2002년 장상 총리 내정자, 2005년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같은 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현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당시 농지 소유자였던 종손이 급하게 이민을 가는 바람에, 매입을 서두르다,벌어진 일이라며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정 후보자의 농지는 주변 지역 개발 호재로 인근 실거래가 기준으로, 9억 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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