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야, XX야!” 또 경비원에 갑질…금지법만으론 미흡

입력 2022.04.22 (21:35) 수정 2022.04.2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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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 씨가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 뒤에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을 비롯해 일부 보완 장치들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폭언, 폭행을 당하는 경비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비원에게 거친 욕설을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 "시끄러워 이 XX들 팀장 오라 그래봐. 팀장오라 그래. 비켜.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이렇게 시간이 남아? 빨리 비켜, 비키세요. 아저씨. 비키세요, 아저씨."]

들고 있던 종이로 경비원의 얼굴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 "야! 이렇게 붙여 너나, 이렇게 붙여 놓으나 똑같은 거니까 하지마. (사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사람 얼굴 치셨죠.)"]

발단은 주차 문제였습니다.

남성이 문제 삼은 종이는 이 주차 위반 안내문입니다.

당시 남성이 자신의 SUV 차량을 경차전용주차구역에 세웠고 경비원이 이 안내문을 차량 앞 유리에 두고 온 겁니다.

정당한 업무를 하다 화를 입은 건데,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합니다.

[피해 경비원/음성변조 : "또, 또 이런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주차하시면 안 된다고 하면 칼로 찔러 버리겠다고 하셨던 분도 계시고..."]

보다 못한 다른 입주민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딱 보는데 욕도 하시는 것 같고, 보안팀은 입주민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

2020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마련됐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상담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올 4월까지 관내에 접수된 경비노동자 피해 상담 사례 218건 가운데 '갑질'과 관련된 건 10건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 "우리 사회에서 갑, 을, 병 중에 병이거든요. 개별 아파트 경비 노동자가 관리사무소나 입주민들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담이 되거든요."]

갑질과 괴롭힘은 판단이 모호한 경우도 많아, 법적 처벌 기준을 더 구체화시킬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경비원과 상생하는 모범 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현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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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보] “야, XX야!” 또 경비원에 갑질…금지법만으론 미흡
    • 입력 2022-04-22 21:35:40
    • 수정2022-04-22 21:53:13
    뉴스 9
[앵커]

2년 전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 씨가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 뒤에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을 비롯해 일부 보완 장치들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폭언, 폭행을 당하는 경비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경비원에게 거친 욕설을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 "시끄러워 이 XX들 팀장 오라 그래봐. 팀장오라 그래. 비켜.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이렇게 시간이 남아? 빨리 비켜, 비키세요. 아저씨. 비키세요, 아저씨."]

들고 있던 종이로 경비원의 얼굴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 "야! 이렇게 붙여 너나, 이렇게 붙여 놓으나 똑같은 거니까 하지마. (사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사람 얼굴 치셨죠.)"]

발단은 주차 문제였습니다.

남성이 문제 삼은 종이는 이 주차 위반 안내문입니다.

당시 남성이 자신의 SUV 차량을 경차전용주차구역에 세웠고 경비원이 이 안내문을 차량 앞 유리에 두고 온 겁니다.

정당한 업무를 하다 화를 입은 건데,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합니다.

[피해 경비원/음성변조 : "또, 또 이런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주차하시면 안 된다고 하면 칼로 찔러 버리겠다고 하셨던 분도 계시고..."]

보다 못한 다른 입주민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딱 보는데 욕도 하시는 것 같고, 보안팀은 입주민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

2020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 등이 마련됐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상담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는 분위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올 4월까지 관내에 접수된 경비노동자 피해 상담 사례 218건 가운데 '갑질'과 관련된 건 10건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 "우리 사회에서 갑, 을, 병 중에 병이거든요. 개별 아파트 경비 노동자가 관리사무소나 입주민들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부담이 되거든요."]

갑질과 괴롭힘은 판단이 모호한 경우도 많아, 법적 처벌 기준을 더 구체화시킬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경비원과 상생하는 모범 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현민/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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