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사관 코앞인데…“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 버젓이 광고

입력 2022.04.22 (21:41) 수정 2022.04.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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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억지 주장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이라는 광고가 도쿄 시내 전광판에서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위탁을 받아 극우 성향 법인이 내보내는 건데, 이 전광판, 한국 대사관에서도 가깝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롯폰기.

교차로 횡단보도 바로 앞 전광판에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등장합니다.

["전쟁 중 나가사키 군함도에서..."]

과거 군함도의 주민이 나와 조선인과 일본인이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강렬한 붉은 색 배너를 계속 노출시키며 '군함도의 진실'을 검색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군함도의 진실을 당신이 직접 확인해보세요."]

'조선인 강제 징용은 없었다'는 주장을 가득 모아놓은 웹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운영 주체로 추정되는 산업유산국민회의는, 군함도 등 메이지산업 혁명유산 정보 시설을 일본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극우 성향의 법인입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기재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도 무시해 와 지난해에는 유네스코가 약속을 지키라는 결의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들에게 왜 이런 광고를 내는지 묻자,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군함도의 옛 주민 단체가 게재한 광고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이름의 SNS에는 15초 길이의 광고를 매 시각 9분대에, 1년 동안 상영할 것이라는 예고도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전광판의 광고 단가를 확인해보니, 최소 하루 1천백여 만 원, 1년이면 42억 원가량이 드는데 법인 측 주장대로라면 주민 단체가 이 돈을 감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도쿄 롯폰기에는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한국 대사관까지 거리는 여기서 불과 1.5킬로미터입니다.

이런 곳에서 광고를 상영한다는 건, 역사 왜곡에 더 노골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겁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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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사관 코앞인데…“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 버젓이 광고
    • 입력 2022-04-22 21:41:47
    • 수정2022-04-22 21:57:44
    뉴스 9
[앵커]

일본의 억지 주장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이라는 광고가 도쿄 시내 전광판에서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위탁을 받아 극우 성향 법인이 내보내는 건데, 이 전광판, 한국 대사관에서도 가깝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롯폰기.

교차로 횡단보도 바로 앞 전광판에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등장합니다.

["전쟁 중 나가사키 군함도에서..."]

과거 군함도의 주민이 나와 조선인과 일본인이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강렬한 붉은 색 배너를 계속 노출시키며 '군함도의 진실'을 검색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군함도의 진실을 당신이 직접 확인해보세요."]

'조선인 강제 징용은 없었다'는 주장을 가득 모아놓은 웹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운영 주체로 추정되는 산업유산국민회의는, 군함도 등 메이지산업 혁명유산 정보 시설을 일본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극우 성향의 법인입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기재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도 무시해 와 지난해에는 유네스코가 약속을 지키라는 결의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들에게 왜 이런 광고를 내는지 묻자,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군함도의 옛 주민 단체가 게재한 광고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이름의 SNS에는 15초 길이의 광고를 매 시각 9분대에, 1년 동안 상영할 것이라는 예고도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전광판의 광고 단가를 확인해보니, 최소 하루 1천백여 만 원, 1년이면 42억 원가량이 드는데 법인 측 주장대로라면 주민 단체가 이 돈을 감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도쿄 롯폰기에는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한국 대사관까지 거리는 여기서 불과 1.5킬로미터입니다.

이런 곳에서 광고를 상영한다는 건, 역사 왜곡에 더 노골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겁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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