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못한 ‘석탄 투자’…경제도 흔들

입력 2022.04.22 (21:49) 수정 2022.04.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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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해결책일 텐데 우리나라 탄소 배출, 코로나19 첫해 반짝 줄더니 그 뒤론 되레 늘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오늘(22일), 우리나라에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더 높은 수준으로 탄소 배출, 줄이라는 겁니다.

올해 세계 지구의 날 주제도 '지구에 투자하라'입니다.

세계 대형 투자사와 금융기관들은 이미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박영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입니다.

내후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6개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공사비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증권사 중 5곳, 지난해 '탈석탄'을 선언했습니다.

[A 증권사 관계자/음성변조 : "ESG(환경‧사회‧투명 경영)가 이슈가 안됐을 때 확약 계약을 맺었었다고, 이 건만큼은 어쩔 수 없이 5년 전에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진행할 수밖에…."]

지난해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선언 뒤, 탈석탄에 동참한 국내 금융기관은 100곳입니다.

세계 3대 연기금이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인 국민연금도 지난해 5월 석탄 분야 투자 중단 선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단체가 따져보니, 지난 한 해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는 오히려 전년보다 1조 5천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규 투자만 중단하고, 기존 투자는 계속 유지했었던 건데, 이는 투자금 회수 대상이나 기준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업에서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것도 투자를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세계 금융사들이 석탄과 석유는 물론, 천연가스 투자까지 중단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종오/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 "스스로 경쟁력, 금융 경쟁력을 잃게 된다.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그 회사의 기업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거죠."]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사는 2020년 말, 한국전력 주식과 채권 수천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한전이 석탄 발전소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후변화 이행 리스크로 2050년에 GDP 손실 규모가 최대 7.4%에 이를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서수민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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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절 못한 ‘석탄 투자’…경제도 흔들
    • 입력 2022-04-22 21:49:18
    • 수정2022-04-22 21:58:18
    뉴스 9
[앵커]

보신 것처럼,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해결책일 텐데 우리나라 탄소 배출, 코로나19 첫해 반짝 줄더니 그 뒤론 되레 늘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오늘(22일), 우리나라에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더 높은 수준으로 탄소 배출, 줄이라는 겁니다.

올해 세계 지구의 날 주제도 '지구에 투자하라'입니다.

세계 대형 투자사와 금융기관들은 이미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박영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입니다.

내후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6개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공사비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증권사 중 5곳, 지난해 '탈석탄'을 선언했습니다.

[A 증권사 관계자/음성변조 : "ESG(환경‧사회‧투명 경영)가 이슈가 안됐을 때 확약 계약을 맺었었다고, 이 건만큼은 어쩔 수 없이 5년 전에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진행할 수밖에…."]

지난해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선언 뒤, 탈석탄에 동참한 국내 금융기관은 100곳입니다.

세계 3대 연기금이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인 국민연금도 지난해 5월 석탄 분야 투자 중단 선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단체가 따져보니, 지난 한 해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는 오히려 전년보다 1조 5천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규 투자만 중단하고, 기존 투자는 계속 유지했었던 건데, 이는 투자금 회수 대상이나 기준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업에서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것도 투자를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세계 금융사들이 석탄과 석유는 물론, 천연가스 투자까지 중단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종오/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 "스스로 경쟁력, 금융 경쟁력을 잃게 된다.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그 회사의 기업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거죠."]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사는 2020년 말, 한국전력 주식과 채권 수천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한전이 석탄 발전소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후변화 이행 리스크로 2050년에 GDP 손실 규모가 최대 7.4%에 이를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서수민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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