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대공세 시작…개전 두 달, 우크라이나는 지금

입력 2022.04.23 (22:40) 수정 2022.04.2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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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일이면 두달째로 접어듭니다.

양측 군인들은 물론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는데 포성은 멈출 줄 모릅니다.

오히려 이번 주 돈바스 대공세가 시작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요,

개전 두 달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김귀수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현지시간 18일 밤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가 시작됐습니다.

이미 예고됐던 혈전입니다.

지금까지의 전장과는 달리 지형지물이 거의 없는 대평원에서 포격전, 탱크전의 양상이 나타날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올렉산드로 모투자니크/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연방군이 동부지역에서 공격 부대 조직을 완료했습니다. 동시에 적군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에 대해 계속 미사일 등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의 병력을 동부지역으로 이동시켰습니다.

돈바스 지역 해방이라는 이른바 2단계 군사작전입니다.

480km에 이르는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렉산드르 슈투푼/우크라이나군 대변인 : "슬로보잔스키와 도네츠크 작전 지역에서 침략자는 특정 방향으로 공세 및 공격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돈바스 지역 남쪽,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손에 떨어졌습니다.

항복 최후통첩에 맞서 끝까지 항전했지만 불가항력의 상황.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2천여 명의 군인이 민간인 만여 명과 남아 버티고 있습니다.

곧 최후 맞이할 것 같다며 서방에 구출을 호소했습니다.

[세르히 볼랴나/우크라이나 해병 지휘관 : "러시아군이 우리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를 구출해 제3국으로 데려가 줄 것을 요청합니다."]

마리우폴 외곽에선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지역에서 300건이 넘는 민간인 살해 의혹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라비나 샴다사니/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 "러시아군은 인구 밀집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여 민간인을 살해했습니다. 병원, 학교, 기타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했으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 점령을 선언했고, 푸틴 대통령은 제철소를 봉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하든지, 제철소 안에서 식량과 물자 부족으로 최후를 맞든지 하라는 겁니다.

마리우폴 장악으로 러시아군은 당초 목표에 다가섰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을 틈타 러시아 땅으로 만들었던 크림반도,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치고 돈바스 지역을 통제한 뒤 일시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육로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이른바 '2단계 군사작전'의 목표도 공개됐습니다.

돈바스 전역과 우크라이나 남부의 완전한 장악이라고 러시아군은 밝혔습니다.

돈바스 지역 점령으로 러시아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연결되고, 남부지역 장악으로 몰도바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돈바스에서 예고된 전투가 시작됐지만 이건 서막에 불과하다는게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사일과 포를 이용한 공격일뿐 탱크 등 전차가 투입되는 대규모 지상전은 시작도 안됐다는 겁니다.

대규모 지상전을 앞두고 서방의 지원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주 8억 달러, 약 1조원 어치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다시 8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간 21일 : "이 군사지원에는 중화기, 수십 개의 곡사포, 곡사포와 함께 사용할 14만 4천발의 탄약과 많은 전술 드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지원되는 무기들은 ' 대부분 돈바스 대평원 전투를 위한 맞춤형 전력이라는 게 미국의 설명입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의 전략적 실패"가 서방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협상안을 문서로 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우리는 명확한 문구가 포함된 협상안 초안을 문서로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으며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이스탄불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등 우크라이나측이 제시한 안에 대한 답변인 셈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협상안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러시아의 협상안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건네주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돈바스에서 결전이 시작된 상황, 협상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러시아의 공세는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베를린에서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방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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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바스 대공세 시작…개전 두 달, 우크라이나는 지금
    • 입력 2022-04-23 22:40:02
    • 수정2022-04-23 22:49:2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일이면 두달째로 접어듭니다.

양측 군인들은 물론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는데 포성은 멈출 줄 모릅니다.

오히려 이번 주 돈바스 대공세가 시작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요,

개전 두 달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김귀수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현지시간 18일 밤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가 시작됐습니다.

이미 예고됐던 혈전입니다.

지금까지의 전장과는 달리 지형지물이 거의 없는 대평원에서 포격전, 탱크전의 양상이 나타날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올렉산드로 모투자니크/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연방군이 동부지역에서 공격 부대 조직을 완료했습니다. 동시에 적군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에 대해 계속 미사일 등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의 병력을 동부지역으로 이동시켰습니다.

돈바스 지역 해방이라는 이른바 2단계 군사작전입니다.

480km에 이르는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렉산드르 슈투푼/우크라이나군 대변인 : "슬로보잔스키와 도네츠크 작전 지역에서 침략자는 특정 방향으로 공세 및 공격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돈바스 지역 남쪽,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손에 떨어졌습니다.

항복 최후통첩에 맞서 끝까지 항전했지만 불가항력의 상황.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2천여 명의 군인이 민간인 만여 명과 남아 버티고 있습니다.

곧 최후 맞이할 것 같다며 서방에 구출을 호소했습니다.

[세르히 볼랴나/우크라이나 해병 지휘관 : "러시아군이 우리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를 구출해 제3국으로 데려가 줄 것을 요청합니다."]

마리우폴 외곽에선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지역에서 300건이 넘는 민간인 살해 의혹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라비나 샴다사니/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 "러시아군은 인구 밀집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여 민간인을 살해했습니다. 병원, 학교, 기타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했으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 점령을 선언했고, 푸틴 대통령은 제철소를 봉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하든지, 제철소 안에서 식량과 물자 부족으로 최후를 맞든지 하라는 겁니다.

마리우폴 장악으로 러시아군은 당초 목표에 다가섰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을 틈타 러시아 땅으로 만들었던 크림반도,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치고 돈바스 지역을 통제한 뒤 일시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육로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이른바 '2단계 군사작전'의 목표도 공개됐습니다.

돈바스 전역과 우크라이나 남부의 완전한 장악이라고 러시아군은 밝혔습니다.

돈바스 지역 점령으로 러시아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연결되고, 남부지역 장악으로 몰도바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돈바스에서 예고된 전투가 시작됐지만 이건 서막에 불과하다는게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사일과 포를 이용한 공격일뿐 탱크 등 전차가 투입되는 대규모 지상전은 시작도 안됐다는 겁니다.

대규모 지상전을 앞두고 서방의 지원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주 8억 달러, 약 1조원 어치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다시 8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간 21일 : "이 군사지원에는 중화기, 수십 개의 곡사포, 곡사포와 함께 사용할 14만 4천발의 탄약과 많은 전술 드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지원되는 무기들은 ' 대부분 돈바스 대평원 전투를 위한 맞춤형 전력이라는 게 미국의 설명입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의 전략적 실패"가 서방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협상안을 문서로 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우리는 명확한 문구가 포함된 협상안 초안을 문서로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으며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이스탄불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등 우크라이나측이 제시한 안에 대한 답변인 셈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협상안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러시아의 협상안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건네주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돈바스에서 결전이 시작된 상황, 협상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러시아의 공세는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베를린에서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방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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