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구 절벽에 지방 파산 도미노
입력 2022.04.23 (23:09)
수정 2022.04.2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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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지난해 1가구 세자녀 정책을 공식화했죠.
갈수록 깊어지는 저출산률을 극복해 보자는 건데.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 속에 젊은 세대들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에 치여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점점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개 구혼 명소인 이 곳엔 주말마다 나이 지긋한 부모들이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자녀들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섭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 가 빼곡이 내걸렸고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외모는 물론 나이, 학력, 키, 직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보유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구혼자 어머니 : "(내 아들은) 연봉을 받아요. 집이 다섯채나 있어요. 한 채를 팔고도 네 채가 있어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가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비싼 집값과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왕푸씽/시민 : "월급 5천 위안(97만 원) 이하가 많아요. 5천 위안 넘는 사람은 일부예요. 그런 고소득군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혼상대를 찾을 수 없어요."]
결혼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출생률은 건국이래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과 최대 화력 발전소로 유명해 석탄과 전기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소유주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두드러집니다.
지난 10년 사이 허강시의 인구가 15%가 줄었고 쑤이화시는 30%나 격감했습니다.
허강시는 집값이 '배춧값'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한싱/허강 부동산 중개업 : "이른바 '배춧값' 집은 우리 허강시 외곽의 50제곱미터 정도 면적인데 지금 가격은 2만 위안(390만 원) 정도입니다."]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빙등제로 유명한 눈의 도시 하얼빈.
3년째 코로나가 덮치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하얼빈 중심 상권도 썰렁합니다.
[하얼빈 종양다제 상인 : "(손님이) 별로 없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잘되지 않아요."]
중국내 31개 성시도의 수도 가운데 헤이룽장의 성도인 이곳 하얼빈의 인구가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62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전중국을 통틀어 7번째로 인구감소가 많은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지방정부에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9조 8천억 위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쉬홍차이/中 재정부 부부장 : "이전 지급이 늘어난 중앙 재정은 어려운 지역과 저개발 지역, 세수가 줄고 수입 감소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서 젊은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 할머니도 두 자녀 모두 돈 벌러 도회지로 나가 혼자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뤼위샤/농민 : "우리 집은 겨우 8무 남짓한 땅이 있는데 그까짓 밭으로 뭘 하겠어요? 돈이 모자라서 아들한테 달라고 해요."]
이런 농촌지역 인구 절벽과 노령화가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펑쿠이/국가발개위 도시발전센터 비서장 :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유출로 늘지않고 그러면 그 지방의 산업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3기 국정지표를 공동부유를 통한 소득격차 해소와 지역간 고른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지방도시의 인구 절벽을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중국이 지난해 1가구 세자녀 정책을 공식화했죠.
갈수록 깊어지는 저출산률을 극복해 보자는 건데.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 속에 젊은 세대들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에 치여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점점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개 구혼 명소인 이 곳엔 주말마다 나이 지긋한 부모들이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자녀들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섭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 가 빼곡이 내걸렸고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외모는 물론 나이, 학력, 키, 직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보유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구혼자 어머니 : "(내 아들은) 연봉을 받아요. 집이 다섯채나 있어요. 한 채를 팔고도 네 채가 있어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가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비싼 집값과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왕푸씽/시민 : "월급 5천 위안(97만 원) 이하가 많아요. 5천 위안 넘는 사람은 일부예요. 그런 고소득군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혼상대를 찾을 수 없어요."]
결혼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출생률은 건국이래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과 최대 화력 발전소로 유명해 석탄과 전기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소유주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두드러집니다.
지난 10년 사이 허강시의 인구가 15%가 줄었고 쑤이화시는 30%나 격감했습니다.
허강시는 집값이 '배춧값'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한싱/허강 부동산 중개업 : "이른바 '배춧값' 집은 우리 허강시 외곽의 50제곱미터 정도 면적인데 지금 가격은 2만 위안(390만 원) 정도입니다."]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빙등제로 유명한 눈의 도시 하얼빈.
3년째 코로나가 덮치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하얼빈 중심 상권도 썰렁합니다.
[하얼빈 종양다제 상인 : "(손님이) 별로 없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잘되지 않아요."]
중국내 31개 성시도의 수도 가운데 헤이룽장의 성도인 이곳 하얼빈의 인구가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62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전중국을 통틀어 7번째로 인구감소가 많은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지방정부에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9조 8천억 위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쉬홍차이/中 재정부 부부장 : "이전 지급이 늘어난 중앙 재정은 어려운 지역과 저개발 지역, 세수가 줄고 수입 감소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서 젊은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 할머니도 두 자녀 모두 돈 벌러 도회지로 나가 혼자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뤼위샤/농민 : "우리 집은 겨우 8무 남짓한 땅이 있는데 그까짓 밭으로 뭘 하겠어요? 돈이 모자라서 아들한테 달라고 해요."]
이런 농촌지역 인구 절벽과 노령화가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펑쿠이/국가발개위 도시발전센터 비서장 :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유출로 늘지않고 그러면 그 지방의 산업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3기 국정지표를 공동부유를 통한 소득격차 해소와 지역간 고른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지방도시의 인구 절벽을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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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4-23 23:09:25
- 수정2022-04-23 23:18:01

[앵커]
중국이 지난해 1가구 세자녀 정책을 공식화했죠.
갈수록 깊어지는 저출산률을 극복해 보자는 건데.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 속에 젊은 세대들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에 치여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점점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개 구혼 명소인 이 곳엔 주말마다 나이 지긋한 부모들이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자녀들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섭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 가 빼곡이 내걸렸고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외모는 물론 나이, 학력, 키, 직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보유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구혼자 어머니 : "(내 아들은) 연봉을 받아요. 집이 다섯채나 있어요. 한 채를 팔고도 네 채가 있어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가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비싼 집값과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왕푸씽/시민 : "월급 5천 위안(97만 원) 이하가 많아요. 5천 위안 넘는 사람은 일부예요. 그런 고소득군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혼상대를 찾을 수 없어요."]
결혼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출생률은 건국이래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과 최대 화력 발전소로 유명해 석탄과 전기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소유주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두드러집니다.
지난 10년 사이 허강시의 인구가 15%가 줄었고 쑤이화시는 30%나 격감했습니다.
허강시는 집값이 '배춧값'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한싱/허강 부동산 중개업 : "이른바 '배춧값' 집은 우리 허강시 외곽의 50제곱미터 정도 면적인데 지금 가격은 2만 위안(390만 원) 정도입니다."]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빙등제로 유명한 눈의 도시 하얼빈.
3년째 코로나가 덮치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하얼빈 중심 상권도 썰렁합니다.
[하얼빈 종양다제 상인 : "(손님이) 별로 없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잘되지 않아요."]
중국내 31개 성시도의 수도 가운데 헤이룽장의 성도인 이곳 하얼빈의 인구가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62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전중국을 통틀어 7번째로 인구감소가 많은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지방정부에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9조 8천억 위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쉬홍차이/中 재정부 부부장 : "이전 지급이 늘어난 중앙 재정은 어려운 지역과 저개발 지역, 세수가 줄고 수입 감소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서 젊은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 할머니도 두 자녀 모두 돈 벌러 도회지로 나가 혼자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뤼위샤/농민 : "우리 집은 겨우 8무 남짓한 땅이 있는데 그까짓 밭으로 뭘 하겠어요? 돈이 모자라서 아들한테 달라고 해요."]
이런 농촌지역 인구 절벽과 노령화가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펑쿠이/국가발개위 도시발전센터 비서장 :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유출로 늘지않고 그러면 그 지방의 산업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3기 국정지표를 공동부유를 통한 소득격차 해소와 지역간 고른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지방도시의 인구 절벽을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중국이 지난해 1가구 세자녀 정책을 공식화했죠.
갈수록 깊어지는 저출산률을 극복해 보자는 건데.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 속에 젊은 세대들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에 치여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이 점점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개 구혼 명소인 이 곳엔 주말마다 나이 지긋한 부모들이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자녀들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섭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 가 빼곡이 내걸렸고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외모는 물론 나이, 학력, 키, 직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보유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구혼자 어머니 : "(내 아들은) 연봉을 받아요. 집이 다섯채나 있어요. 한 채를 팔고도 네 채가 있어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가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비싼 집값과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왕푸씽/시민 : "월급 5천 위안(97만 원) 이하가 많아요. 5천 위안 넘는 사람은 일부예요. 그런 고소득군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혼상대를 찾을 수 없어요."]
결혼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출생률은 건국이래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과 최대 화력 발전소로 유명해 석탄과 전기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소유주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두드러집니다.
지난 10년 사이 허강시의 인구가 15%가 줄었고 쑤이화시는 30%나 격감했습니다.
허강시는 집값이 '배춧값'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한싱/허강 부동산 중개업 : "이른바 '배춧값' 집은 우리 허강시 외곽의 50제곱미터 정도 면적인데 지금 가격은 2만 위안(390만 원) 정도입니다."]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빙등제로 유명한 눈의 도시 하얼빈.
3년째 코로나가 덮치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하얼빈 중심 상권도 썰렁합니다.
[하얼빈 종양다제 상인 : "(손님이) 별로 없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잘되지 않아요."]
중국내 31개 성시도의 수도 가운데 헤이룽장의 성도인 이곳 하얼빈의 인구가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62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전중국을 통틀어 7번째로 인구감소가 많은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지방정부에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9조 8천억 위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쉬홍차이/中 재정부 부부장 : "이전 지급이 늘어난 중앙 재정은 어려운 지역과 저개발 지역, 세수가 줄고 수입 감소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서 젊은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 할머니도 두 자녀 모두 돈 벌러 도회지로 나가 혼자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뤼위샤/농민 : "우리 집은 겨우 8무 남짓한 땅이 있는데 그까짓 밭으로 뭘 하겠어요? 돈이 모자라서 아들한테 달라고 해요."]
이런 농촌지역 인구 절벽과 노령화가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펑쿠이/국가발개위 도시발전센터 비서장 :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유출로 늘지않고 그러면 그 지방의 산업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3기 국정지표를 공동부유를 통한 소득격차 해소와 지역간 고른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지방도시의 인구 절벽을 해소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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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균 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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