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거리두기 풀렸는데…은행 ‘단축 영업’은 언제까지?

입력 2022.04.25 (12:43) 수정 2022.04.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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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본격적인 일상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여전히 은행들은 코로나로 1시간 줄였던 영업 시간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습니다.

무인 점포를 늘리는 추세라지만, 고객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예금이나 대출, 공과금 수납 등 각종 금융 업무를 위해 수시로 들르는 곳, 바로 은행입니다.

북적이는 손님들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때도 종종 있는데요.

그럴 땐 커피 한 잔 마시고, 잡지를 보면서 한숨 돌리기도 했습니다.

또, 친한 직원 알아놓으면 유리한 상품도 귀띔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풍경 본 지 꽤나 오래됐습니다.

벌써 3년째, 코로나19를 맞고 있기 때문인데요.

은행 안에선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요.

음료 마시는 건 금지됐습니다.

손님과 직원 모두 거리두기도 해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비대면 거래'가 증가했죠.

그러면서 은행 점포 수는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재작년과 작년, 해마다 3백 개 넘는 점포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열린 점포도 영업 시간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였는데, 개점은 9시 30분, 폐점은 3시 30분으로 바뀌었습니다.

30분 늦게 문을 열고, 30분 일찍 문을 닫는 거죠.

기존 영업 시간에 익숙했던 고객들, 허탕 치기 일쑤인데요.

[김서인/경기도 성남시 : "1년 사이에 두세 번은 제가 그냥 지나간 적이 있어요. 문이 닫혀가지고 아 이러면서. (영업) 정상화를 좀 했으면 합니다."]

문 열 때까지 기다리거나 셔터가 내려진 은행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김명회/서울시 양천구 : "엄청 불편하죠. 한두 번이 아니지. 어디 갔다 오더라도 직장 일을 하고 오더라도, 문 닫았으면 볼 일을 못 보잖아요. 3시 반 넘으면 못 보니까. 그게 제일 불편해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상점들에 무인 영업점을 속속 마련하는 추센데요.

은행 무인 영업점이 들어선 이곳, 동네의 한 편의점입니다.

슈퍼마켓도 마찬가진데요. 현금 입출금기와 안내 로봇까지 갖춘 무인 영업점이 한쪽에 마련됐습니다.

직원은 없지만, 송금은 물론 화상으로 대출 상담도 가능합니다.

이달 말에는 두 은행이 같은 점포를 쓰는 이른바 '한 지붕 두 은행'도 운영에 들어갑니다.

은행들이 이렇게 대책을 내놨지만, 고객들은 서비스 이용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가장 불편을 겪는 건 고령층인데요.

지난해 70살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18.5%, 60대도 51.1%에 그쳤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노인들은) 착오에 의한 송금을 막기 위해서 내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내가 ATM 기기로 계좌번호를 누른다 하더라도 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영업점에서 직접 처리해야 할 업무도 많고, 복잡한 금융상품은 직접 상담을 받아야 안심이 됩니다.

그래서 비대면 업무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함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사회 곳곳은 빠르게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죠.

그런데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은행 관계자 : "영업시간 정상화는 금융 노사의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 시간은 은행과 노조와의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는데요.

노조가 '주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어 영업 시간을 되돌릴 가능성, 그리 높지만은 않습니다.

단협이 타결되려면 서너 달은 걸릴 걸로 예상되니까, 고객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점포마다 운영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예약 방문제 같은 소비자 불편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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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거리두기 풀렸는데…은행 ‘단축 영업’은 언제까지?
    • 입력 2022-04-25 12:43:13
    • 수정2022-04-25 15:14:28
    뉴스 12
[앵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본격적인 일상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여전히 은행들은 코로나로 1시간 줄였던 영업 시간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습니다.

무인 점포를 늘리는 추세라지만, 고객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예금이나 대출, 공과금 수납 등 각종 금융 업무를 위해 수시로 들르는 곳, 바로 은행입니다.

북적이는 손님들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때도 종종 있는데요.

그럴 땐 커피 한 잔 마시고, 잡지를 보면서 한숨 돌리기도 했습니다.

또, 친한 직원 알아놓으면 유리한 상품도 귀띔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풍경 본 지 꽤나 오래됐습니다.

벌써 3년째, 코로나19를 맞고 있기 때문인데요.

은행 안에선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요.

음료 마시는 건 금지됐습니다.

손님과 직원 모두 거리두기도 해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비대면 거래'가 증가했죠.

그러면서 은행 점포 수는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재작년과 작년, 해마다 3백 개 넘는 점포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열린 점포도 영업 시간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였는데, 개점은 9시 30분, 폐점은 3시 30분으로 바뀌었습니다.

30분 늦게 문을 열고, 30분 일찍 문을 닫는 거죠.

기존 영업 시간에 익숙했던 고객들, 허탕 치기 일쑤인데요.

[김서인/경기도 성남시 : "1년 사이에 두세 번은 제가 그냥 지나간 적이 있어요. 문이 닫혀가지고 아 이러면서. (영업) 정상화를 좀 했으면 합니다."]

문 열 때까지 기다리거나 셔터가 내려진 은행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김명회/서울시 양천구 : "엄청 불편하죠. 한두 번이 아니지. 어디 갔다 오더라도 직장 일을 하고 오더라도, 문 닫았으면 볼 일을 못 보잖아요. 3시 반 넘으면 못 보니까. 그게 제일 불편해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상점들에 무인 영업점을 속속 마련하는 추센데요.

은행 무인 영업점이 들어선 이곳, 동네의 한 편의점입니다.

슈퍼마켓도 마찬가진데요. 현금 입출금기와 안내 로봇까지 갖춘 무인 영업점이 한쪽에 마련됐습니다.

직원은 없지만, 송금은 물론 화상으로 대출 상담도 가능합니다.

이달 말에는 두 은행이 같은 점포를 쓰는 이른바 '한 지붕 두 은행'도 운영에 들어갑니다.

은행들이 이렇게 대책을 내놨지만, 고객들은 서비스 이용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가장 불편을 겪는 건 고령층인데요.

지난해 70살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18.5%, 60대도 51.1%에 그쳤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노인들은) 착오에 의한 송금을 막기 위해서 내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내가 ATM 기기로 계좌번호를 누른다 하더라도 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영업점에서 직접 처리해야 할 업무도 많고, 복잡한 금융상품은 직접 상담을 받아야 안심이 됩니다.

그래서 비대면 업무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함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사회 곳곳은 빠르게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죠.

그런데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은행 관계자 : "영업시간 정상화는 금융 노사의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 시간은 은행과 노조와의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는데요.

노조가 '주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어 영업 시간을 되돌릴 가능성, 그리 높지만은 않습니다.

단협이 타결되려면 서너 달은 걸릴 걸로 예상되니까, 고객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점포마다 운영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예약 방문제 같은 소비자 불편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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