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현 상황 성장보다 물가가 더 우려스러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오늘(25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전반적인 기조로는 성장보다 물가를 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성장의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과 더불어 IMF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물가의 경우 “유가와 곡물 가격 인상의 영향과 함께, 5월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 혹은 그 이상 올리면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의 움직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면서 그때그때 금통위원들과 상황 판단을 해서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어느 정도의 성장률일 때 통화 정책 방향을 물가에서 성장으로 옮겨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특정 성장률에 맞추어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인 성장의 관점에서 저는 매파보다 비둘기파“라며 ”고령화 상황에서도 우리 나라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원화 약세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심한 편은 아니“라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변수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 조정하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환율에만 집중해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구조개혁’ 등 거시 경제 측면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정책 집행에 대해서는 각 정부 부처를 당연히 존중해야 하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기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