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반복되는 해루질 갈등…해수부 대책 없나

입력 2022.04.25 (21:49) 수정 2022.04.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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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놓고, 제주에서 어촌계와 동호인의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몇 년째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부 역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한 어촌계에 해경이 출동했습니다.

마을어장에서 해루질을 즐기려는 동호인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해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겁니다.

[어촌계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우리가 관리해서 보말고둥이 살게끔 만들어놨는데 잡아가면 어떻게 하냐고. 다른 데 가봐요. 보말 이만큼 있는지!"]

언성이 높아지며 감정 섞인 말까지 오고 갑니다.

[해루질 동호인/음성변조 : "그건 일방적인 주장인 거고! 지금 제가 위법을 했어요? 바다에 있는 게 다 본인들 겁니까? 적당히 하셔야 할 거 아니에요!"]

낮 시간대 어류나 보말고둥 등을 잡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갈등이 심해지자 해녀들이 아예 입수 자체를 막아선 겁니다.

어촌계는 일부 동호인들의 무분별한 포획 탓에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법률상 명확한 채취 기준이 없는 데다, 시간 장소와 관계없이 많은 양의 수산자원을 채취할 수 있어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겁니다.

반면 동호인들은 법을 지키며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며, 명확한 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수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제주도 역시 법 개정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해경도 중재 역할에 그칠 뿐입니다.

[강중근/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장 : "해루질 관련 민원신고가 작년에 254건을 접수 대응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60건을 접수 대응했습니다. 이러한 민원신고 대응으로 인해서 중요한 구조업무나 치안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해묵은 해루질 논란에도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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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년째 반복되는 해루질 갈등…해수부 대책 없나
    • 입력 2022-04-25 21:49:35
    • 수정2022-04-25 22:08:56
    뉴스9(제주)
[앵커]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놓고, 제주에서 어촌계와 동호인의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몇 년째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부 역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한 어촌계에 해경이 출동했습니다.

마을어장에서 해루질을 즐기려는 동호인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해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겁니다.

[어촌계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우리가 관리해서 보말고둥이 살게끔 만들어놨는데 잡아가면 어떻게 하냐고. 다른 데 가봐요. 보말 이만큼 있는지!"]

언성이 높아지며 감정 섞인 말까지 오고 갑니다.

[해루질 동호인/음성변조 : "그건 일방적인 주장인 거고! 지금 제가 위법을 했어요? 바다에 있는 게 다 본인들 겁니까? 적당히 하셔야 할 거 아니에요!"]

낮 시간대 어류나 보말고둥 등을 잡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갈등이 심해지자 해녀들이 아예 입수 자체를 막아선 겁니다.

어촌계는 일부 동호인들의 무분별한 포획 탓에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법률상 명확한 채취 기준이 없는 데다, 시간 장소와 관계없이 많은 양의 수산자원을 채취할 수 있어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겁니다.

반면 동호인들은 법을 지키며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며, 명확한 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수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제주도 역시 법 개정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해경도 중재 역할에 그칠 뿐입니다.

[강중근/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장 : "해루질 관련 민원신고가 작년에 254건을 접수 대응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60건을 접수 대응했습니다. 이러한 민원신고 대응으로 인해서 중요한 구조업무나 치안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해묵은 해루질 논란에도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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