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갑자기 수억씩 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되나?

입력 2022.04.27 (17:52) 수정 2022.04.27 (18: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4월27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4.27

[앵커]
1989년 1기 신도시인 분당 모델하우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입성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어느덧 1기 신도시에서도 준공 30년을 넘어선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규제를 풀어줄 것 같던 대통령직인수위가 돌연 신중 모드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벌써 서른 즈음이 다 돼서요. 1기 신도시도 신도시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하네요.

[답변]
어느덧 30년이 지나서 이제 신도시라고 부르기도 좀 이상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지역 주민들이 좀 단단히 화가 나셨다고 하는데, 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겁니까?

[답변]
썸 타는 사이에도 밀당이 지나치면 헤어질 수가 있는데요. 인수위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밀당이 좀 계속 번복되면서 그 신도시 주민들과 인수위 사이의 사랑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건축 규제 완화 그 공약을 놓고 인수위와 지역 주민들 간의 뭔가 밀당이 있었다. 인수위가 어떻게 밀고 당기기를 했기에 그렇습니까?

[답변]
대통령 공약에서는 모든 걸 다 풀어주겠다고 했고요. 그래프 보시다시피 처음에 인수위 출범할 때도 많은 규제를 다 풀어주겠다는 기대감을 많이 심어줬는데, 갑자기 중장기 국정 과제로 하겠다, 속도 조절론이 나왔고요. 1기 신도시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을 하니까 최근에 공약대로 또 계획대로 진행을 하겠다, 소요 기간을 단축시키겠다고 했고요. 27일 오늘 안철수 인수위원장께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교통정리를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론은 하겠다는 건가요? 규제 완화 해 주겠다는 겁니까?

[답변]
결론은 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갑자기 좀 생각이 안 나서 그런데, 이 인수위에서 해 주겠다고 하는 규제 완화가 어떤 것들이었죠?

[답변]
이게 특별법을 만들어서 추진을 하겠다는 건데요. 인허가 기간 단축을 해 주겠다, 안전진단을 완화해 주겠다, 초과이익 환수를 해 주겠다, 그리고 이주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처음에는 다 풀어줄 것처럼 하다가 중간에 이렇게 갈팡질팡한 건 왜 그런 건가요? 시장에 무슨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답변]
결국에는 부동산 시장의 반응 때문에 그런데요. 거래량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경기도, 특히 경기도 거래량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요. 1기 신도시가 있는 분당 같은 경우, 또 일산 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산본 신도시가 있는 군포시,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시,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2배 정도가 늘어난 상황입니다.

[앵커]
2월에서 3월로 갔을 때?

[답변]
그렇죠. 2월, 3월 한 달 동안 거래량이 2배 정도, 대략 2배 정도 늘어났기 때문에 화들짝 놀랐고요. 속도 조절론이 나오니까 또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2월 이전에는 거의 마이너스였잖아요, 거래량이.

[답변]
2월 이전에는 굉장히 최저로 내려갔고요. 6개월 연속 하락이었다가 인수위의 발표가 나오면서 2배 거래량이 상승했습니다.

[앵커]
거래량만 늘었습니까? 가격은 같이 올랐나요?

[답변]
거래량만 늘어났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요. 당연히 거래량이 늘어나니까 가격도 늘어났는데, 분당 신도시가 있는 시범 현대아파트 같은 경우에, 108㎡ 같은 경우에 15억 7,000만 원에서 한 달 만에 17억 4,000만 원으로 1억 4,000~5,000만 원 정도가 올랐고요. 일산 신도시 같은 경우도 강촌마을 같은 경우에 36㎡ 3억 2,000에서 4억 1,000만 원으로 굉장히 강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지금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런데 하겠다는 발언만으로도 이렇게 시장에서 몇억씩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면 그만큼 민감하게 시장이 움직인다는 건데, 자꾸 이렇게 인수위에서 말을 오락가락 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되는 겁니까?

[답변]
지금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인데요. 인수위 입장에서는 공급 물량을 늘려야 되니까 규제를 풀어서 1기 신도시를 통해서 공급 물량을 대량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이게 시장이 뜨겁게 반응하다 보니까 지금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거든요. 오직 기대감만으로 이렇게 단기간 반응하고 있는데,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는 단계가 굉장히 많습니다. 추진위, 조합 설립, 사업 시행 계획, 관리 처분, 각 단계가 지날 때마다 이게 굉장히 집값이 강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인수위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1기 신도시에서 나오는 물량을 보면 전체가 29만 2,000가구예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 덩치가 굉장히 큰 건데, 이거 재건축해서 철거하고 하면 이주민들 당연히 쏟아져 나올 테고, 그러면 주변의 집값, 전셋값,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답변]
투기 수요 유입도 문제가 되지만 이주 수요가 더 문제가 됩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이주 수요들이 나오게 되고요. 주변의 매매 가격뿐만 아니라 전세 가격도 같이 끌어올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수위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물량이 이게 몇백 세대, 몇천 세대 정도 되면 괜찮겠는데 29만 2,000호, 대략 30만 호 정도가 되기 때문에 파급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좀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이런 대책들이 충분히 마련돼야 되는데 인수위 공약 내용을 보면 우리 88올림픽 할 때 기자 선수촌 아파트 있잖아요? 아파트를 미리 지어서 이주 수요를 받은 다음에 재건축이 끝나면 일반 분양을 하겠다는 계획들도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거 짓는 데만 한 5년 걸리지 않았습니까?

[답변]
사실은 그렇죠.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건축이 사실 정상적으로만 진행이 돼도 한 15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중간에 이렇게 시장에 영향을 주는 불안 요인이 있다면, 글쎄요. 새 정부에서 규제 완화 쉽게 해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새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공급을 늘리려면 규제를 완화해줘야 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뜨거운 반응들이 나오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들어갈 수밖에 없고요. 각 단계별로 반응이 있기 때문에 이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이게 안전진단 통과, 초과이익 환수 정도 풀어서 될 문제는 아니고요. 굉장히 미묘하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산 넘어 산이고요. 저는 굉장히 긴 호흡으로 15년 이상의 긴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좀 그런 장기적인 호흡, 이런 게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1기 신도시보다 더 노후화된 지역들 있지 않습니까? 서울 도심 같은 경우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라든지 여의도, 목동, 그러면 이런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여부가 이런 서울 도심의 재건축 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세요?

[답변]
1기 신도시가 30년 정도 됐거든요. 30년보다 훨씬 더 오래된 아파트들이 서울에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파트들은 왜 빨리 재건축이 안 되느냐, 진짜 규제 때문에 그러느냐고 하면, 1기 신도시는 같은 문제에 봉착을 할 텐데요. 정부가 아무리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안전진단을 완화해 주더라도 결국에는 사업성이 나와야 됩니다. 일반 분양이 얼마나 나오느냐, 분양가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의 문제인데 결국에는 용적률, 용적률이 얼마나 났느냐에 대해서 사업성이 결정이 되는데, 1기 신도시 같은 경우에는 180%에서 200% 정도 되거든요. 사업성이 아주 좋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나쁘지도 않지만 아주 좋은. 둔촌주공이나 개포주공이 80% 정도 됐고요. 목동 신시가지가 110~150% 정도 되기 때문에 1기 신도시 같은 경우는 이 사업성 숙제도 풀어야 되니까 이게 단기간에 빨리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새 정부의 공약 중에 보면 서울, 수도권 지역의 공급 대책 포함돼 있잖아요. 사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핵심인 것 같은데, 서울 도심이라든지 1기 신도시, 이렇게 입지 좋은 곳에서 공급이 나오려면 결국 이게 재건축, 재개발 정비 사업 외에는 신규 물량이 나올 수가 없지 않습니까? 여기에 좀 딜레마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정부의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는 개발이 완료된 지역이기 때문에 새로운 택지가 없습니다. 새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 도심에 있는 아파트나 노후된 빌라들을 정비 사업을 해야 되는데, 할 때마다 이렇게 투기 수요가 생기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서울시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묶어서 압구정이나 여의도 같은 경우에 투기를 억제하는데, 그것도 여전히 좀 불안합니다. 그거 가지고 다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고요. 결국에는 3기 신도시 등 다른 택지와 같이 연계해서 일관성 있는 꾸준한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하나하나가 다 큰 산이라서요. 이게 사실 재건축도 요원해 보이고 또 공급도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러면 당장 내 집 마련이 다급한 실수요자들은, 결국 정답은 3기 신도시 청약,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답변]
실수요자들은 좀 전략을 세워야 되는데요. 이게 너무 조급하게 재건축 아파트가 빨리 나와야 돼, 나 거기 들어가야 돼, 이런 생각은 좀 버려야 될 것 같고요. 정상적으로 추진해도 15년이거든요. 15년 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너무 그것만 기대하지 마시고 나만의 전략을 좀 세워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도시 청약도 좋고요. 나의 자금 계획에 맞춰서 내 집 마련 전략을 꼼꼼하게 현실적으로 좀 세울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좀 당부 드리고 싶은 게,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같은 경우는 로미오와 줄리엣같이 죽고 못 살게 뜨거운 사랑보다는 뚝배기처럼 오래 갈 수 있는 부부간의 사랑 같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뜨뜻미지근한 정책이라도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답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인만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갑자기 수억씩 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되나?
    • 입력 2022-04-27 17:52:58
    • 수정2022-04-27 18:41:05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4월27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4.27

[앵커]
1989년 1기 신도시인 분당 모델하우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입성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어느덧 1기 신도시에서도 준공 30년을 넘어선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규제를 풀어줄 것 같던 대통령직인수위가 돌연 신중 모드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벌써 서른 즈음이 다 돼서요. 1기 신도시도 신도시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하네요.

[답변]
어느덧 30년이 지나서 이제 신도시라고 부르기도 좀 이상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지역 주민들이 좀 단단히 화가 나셨다고 하는데, 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겁니까?

[답변]
썸 타는 사이에도 밀당이 지나치면 헤어질 수가 있는데요. 인수위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밀당이 좀 계속 번복되면서 그 신도시 주민들과 인수위 사이의 사랑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건축 규제 완화 그 공약을 놓고 인수위와 지역 주민들 간의 뭔가 밀당이 있었다. 인수위가 어떻게 밀고 당기기를 했기에 그렇습니까?

[답변]
대통령 공약에서는 모든 걸 다 풀어주겠다고 했고요. 그래프 보시다시피 처음에 인수위 출범할 때도 많은 규제를 다 풀어주겠다는 기대감을 많이 심어줬는데, 갑자기 중장기 국정 과제로 하겠다, 속도 조절론이 나왔고요. 1기 신도시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을 하니까 최근에 공약대로 또 계획대로 진행을 하겠다, 소요 기간을 단축시키겠다고 했고요. 27일 오늘 안철수 인수위원장께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교통정리를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론은 하겠다는 건가요? 규제 완화 해 주겠다는 겁니까?

[답변]
결론은 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갑자기 좀 생각이 안 나서 그런데, 이 인수위에서 해 주겠다고 하는 규제 완화가 어떤 것들이었죠?

[답변]
이게 특별법을 만들어서 추진을 하겠다는 건데요. 인허가 기간 단축을 해 주겠다, 안전진단을 완화해 주겠다, 초과이익 환수를 해 주겠다, 그리고 이주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처음에는 다 풀어줄 것처럼 하다가 중간에 이렇게 갈팡질팡한 건 왜 그런 건가요? 시장에 무슨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답변]
결국에는 부동산 시장의 반응 때문에 그런데요. 거래량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경기도, 특히 경기도 거래량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요. 1기 신도시가 있는 분당 같은 경우, 또 일산 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산본 신도시가 있는 군포시,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시,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2배 정도가 늘어난 상황입니다.

[앵커]
2월에서 3월로 갔을 때?

[답변]
그렇죠. 2월, 3월 한 달 동안 거래량이 2배 정도, 대략 2배 정도 늘어났기 때문에 화들짝 놀랐고요. 속도 조절론이 나오니까 또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2월 이전에는 거의 마이너스였잖아요, 거래량이.

[답변]
2월 이전에는 굉장히 최저로 내려갔고요. 6개월 연속 하락이었다가 인수위의 발표가 나오면서 2배 거래량이 상승했습니다.

[앵커]
거래량만 늘었습니까? 가격은 같이 올랐나요?

[답변]
거래량만 늘어났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요. 당연히 거래량이 늘어나니까 가격도 늘어났는데, 분당 신도시가 있는 시범 현대아파트 같은 경우에, 108㎡ 같은 경우에 15억 7,000만 원에서 한 달 만에 17억 4,000만 원으로 1억 4,000~5,000만 원 정도가 올랐고요. 일산 신도시 같은 경우도 강촌마을 같은 경우에 36㎡ 3억 2,000에서 4억 1,000만 원으로 굉장히 강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지금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런데 하겠다는 발언만으로도 이렇게 시장에서 몇억씩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면 그만큼 민감하게 시장이 움직인다는 건데, 자꾸 이렇게 인수위에서 말을 오락가락 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되는 겁니까?

[답변]
지금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인데요. 인수위 입장에서는 공급 물량을 늘려야 되니까 규제를 풀어서 1기 신도시를 통해서 공급 물량을 대량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이게 시장이 뜨겁게 반응하다 보니까 지금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거든요. 오직 기대감만으로 이렇게 단기간 반응하고 있는데,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는 단계가 굉장히 많습니다. 추진위, 조합 설립, 사업 시행 계획, 관리 처분, 각 단계가 지날 때마다 이게 굉장히 집값이 강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인수위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1기 신도시에서 나오는 물량을 보면 전체가 29만 2,000가구예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 덩치가 굉장히 큰 건데, 이거 재건축해서 철거하고 하면 이주민들 당연히 쏟아져 나올 테고, 그러면 주변의 집값, 전셋값,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답변]
투기 수요 유입도 문제가 되지만 이주 수요가 더 문제가 됩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이주 수요들이 나오게 되고요. 주변의 매매 가격뿐만 아니라 전세 가격도 같이 끌어올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수위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물량이 이게 몇백 세대, 몇천 세대 정도 되면 괜찮겠는데 29만 2,000호, 대략 30만 호 정도가 되기 때문에 파급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좀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이런 대책들이 충분히 마련돼야 되는데 인수위 공약 내용을 보면 우리 88올림픽 할 때 기자 선수촌 아파트 있잖아요? 아파트를 미리 지어서 이주 수요를 받은 다음에 재건축이 끝나면 일반 분양을 하겠다는 계획들도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거 짓는 데만 한 5년 걸리지 않았습니까?

[답변]
사실은 그렇죠.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건축이 사실 정상적으로만 진행이 돼도 한 15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중간에 이렇게 시장에 영향을 주는 불안 요인이 있다면, 글쎄요. 새 정부에서 규제 완화 쉽게 해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새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공급을 늘리려면 규제를 완화해줘야 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뜨거운 반응들이 나오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들어갈 수밖에 없고요. 각 단계별로 반응이 있기 때문에 이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이게 안전진단 통과, 초과이익 환수 정도 풀어서 될 문제는 아니고요. 굉장히 미묘하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산 넘어 산이고요. 저는 굉장히 긴 호흡으로 15년 이상의 긴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좀 그런 장기적인 호흡, 이런 게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1기 신도시보다 더 노후화된 지역들 있지 않습니까? 서울 도심 같은 경우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라든지 여의도, 목동, 그러면 이런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여부가 이런 서울 도심의 재건축 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세요?

[답변]
1기 신도시가 30년 정도 됐거든요. 30년보다 훨씬 더 오래된 아파트들이 서울에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파트들은 왜 빨리 재건축이 안 되느냐, 진짜 규제 때문에 그러느냐고 하면, 1기 신도시는 같은 문제에 봉착을 할 텐데요. 정부가 아무리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안전진단을 완화해 주더라도 결국에는 사업성이 나와야 됩니다. 일반 분양이 얼마나 나오느냐, 분양가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의 문제인데 결국에는 용적률, 용적률이 얼마나 났느냐에 대해서 사업성이 결정이 되는데, 1기 신도시 같은 경우에는 180%에서 200% 정도 되거든요. 사업성이 아주 좋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나쁘지도 않지만 아주 좋은. 둔촌주공이나 개포주공이 80% 정도 됐고요. 목동 신시가지가 110~150% 정도 되기 때문에 1기 신도시 같은 경우는 이 사업성 숙제도 풀어야 되니까 이게 단기간에 빨리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새 정부의 공약 중에 보면 서울, 수도권 지역의 공급 대책 포함돼 있잖아요. 사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핵심인 것 같은데, 서울 도심이라든지 1기 신도시, 이렇게 입지 좋은 곳에서 공급이 나오려면 결국 이게 재건축, 재개발 정비 사업 외에는 신규 물량이 나올 수가 없지 않습니까? 여기에 좀 딜레마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정부의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는 개발이 완료된 지역이기 때문에 새로운 택지가 없습니다. 새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 도심에 있는 아파트나 노후된 빌라들을 정비 사업을 해야 되는데, 할 때마다 이렇게 투기 수요가 생기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서울시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묶어서 압구정이나 여의도 같은 경우에 투기를 억제하는데, 그것도 여전히 좀 불안합니다. 그거 가지고 다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고요. 결국에는 3기 신도시 등 다른 택지와 같이 연계해서 일관성 있는 꾸준한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하나하나가 다 큰 산이라서요. 이게 사실 재건축도 요원해 보이고 또 공급도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러면 당장 내 집 마련이 다급한 실수요자들은, 결국 정답은 3기 신도시 청약,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답변]
실수요자들은 좀 전략을 세워야 되는데요. 이게 너무 조급하게 재건축 아파트가 빨리 나와야 돼, 나 거기 들어가야 돼, 이런 생각은 좀 버려야 될 것 같고요. 정상적으로 추진해도 15년이거든요. 15년 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너무 그것만 기대하지 마시고 나만의 전략을 좀 세워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도시 청약도 좋고요. 나의 자금 계획에 맞춰서 내 집 마련 전략을 꼼꼼하게 현실적으로 좀 세울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좀 당부 드리고 싶은 게,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같은 경우는 로미오와 줄리엣같이 죽고 못 살게 뜨거운 사랑보다는 뚝배기처럼 오래 갈 수 있는 부부간의 사랑 같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뜨뜻미지근한 정책이라도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답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인만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