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휴대폰 압수…숨진 13개월 영아 ‘과다투약’ 밝혀지나

입력 2022.04.29 (13:02) 수정 2022.04.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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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13개월 영아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간호사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의료과실이 지체된 경위와 은폐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오늘(29일) 간호사 3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사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취재결과 간호사 3명 가운데 1명은 의료과실을 보고받은 수간호사와 약물(에피네프린)을 투입한 간호사, 담당 간호사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숨진 A 양은 지난달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제주대 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시 의사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A 양에게 심장 박동수 증가 등에 사용하는 약물인 에피네프린 5mg을 호흡기를 통해 투약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정맥주사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면서 적정량의 50배 넘게 약물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의료 과실 사망사건은 24시간 안에 병원에 보고해야 하지만, 의료진은 사망한 지 나흘 뒤에야 병원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병원 측은 약물을 주입한 간호사가 수간호사에게 이 사실을 즉시 보고했지만, 나흘 뒤 병원에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보고가 지체된 경위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현재 수간호사는 병가를 내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의무기록 수정·삭제 의혹
 
경찰이 압수한 의무기록에선 기록을 수정하거나 삭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11일 오후 6시 58분 A 양이 입원했을 당시 간호진이 작성한 의무기록에는 A 양이 숨을 가쁘게 쉬고 울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당직 교수(의사)가 에피네프린을 네뷸라이저(nebulizer, 호흡기 방식)를 통해 5mg을 주입하도록 지시했지만, 확인해보니 주사(injection)로 투입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뒤 해당 의무기록에서 '에피네프린 5mg 주입'하도록 한 내용이 사라졌고, 10여 분 뒤에는 이 내용 자체가 기록에서 사라졌습니다.

당시 A 양의 사망진단서에는 심근염이라는 의사 소견이 담겨 있었고, 유족이 장례 절차를 진행하며 부검 등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A 양의 사인이 약물 과다 투약에 의한 것인지 밝힐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겁니다.


병원 측은 사망 사고 나흘 뒤인 지난달 16일 자체 조사를 벌여 유족에게 연락했고, 면담 일정 등을 조율해 지난달 25일이 돼서야 유족에게 정확한 의료과실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A 양이 사망한 지 13일 만입니다.

A 양의 사인이 약물 과다 투약에 의한 것인지, 간호사가 당시 과다 투약 사실을 의료진에게 즉시 보고해 조치했다면 A 양을 살릴 수 있었을지가 앞으로의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어제(28일) 은폐는 있을 수 없다고 했던 제주대 병원 측은 뒤늦게 해당 의무기록의 수정과 삭제 이력 등을 간호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3개월 영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있는 제주대병원13개월 영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있는 제주대병원

유족 측의 고소에 따라 경찰은 의사와 간호사 등 11명을 의료법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있었던 응급실과 42, 43병동, 음압 중환자실 CCTV 등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인사기록카드와 근무일지, 업무분장표, 경영진 회의록과 사건 진상보고서 등 관련 자료 등을 압수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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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들 휴대폰 압수…숨진 13개월 영아 ‘과다투약’ 밝혀지나
    • 입력 2022-04-29 13:02:09
    • 수정2022-04-29 13:03:06
    취재K

제주대병원 13개월 영아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간호사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의료과실이 지체된 경위와 은폐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오늘(29일) 간호사 3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사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취재결과 간호사 3명 가운데 1명은 의료과실을 보고받은 수간호사와 약물(에피네프린)을 투입한 간호사, 담당 간호사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숨진 A 양은 지난달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제주대 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시 의사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A 양에게 심장 박동수 증가 등에 사용하는 약물인 에피네프린 5mg을 호흡기를 통해 투약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정맥주사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면서 적정량의 50배 넘게 약물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의료 과실 사망사건은 24시간 안에 병원에 보고해야 하지만, 의료진은 사망한 지 나흘 뒤에야 병원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병원 측은 약물을 주입한 간호사가 수간호사에게 이 사실을 즉시 보고했지만, 나흘 뒤 병원에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보고가 지체된 경위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현재 수간호사는 병가를 내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의무기록 수정·삭제 의혹
 
경찰이 압수한 의무기록에선 기록을 수정하거나 삭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11일 오후 6시 58분 A 양이 입원했을 당시 간호진이 작성한 의무기록에는 A 양이 숨을 가쁘게 쉬고 울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당직 교수(의사)가 에피네프린을 네뷸라이저(nebulizer, 호흡기 방식)를 통해 5mg을 주입하도록 지시했지만, 확인해보니 주사(injection)로 투입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뒤 해당 의무기록에서 '에피네프린 5mg 주입'하도록 한 내용이 사라졌고, 10여 분 뒤에는 이 내용 자체가 기록에서 사라졌습니다.

당시 A 양의 사망진단서에는 심근염이라는 의사 소견이 담겨 있었고, 유족이 장례 절차를 진행하며 부검 등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A 양의 사인이 약물 과다 투약에 의한 것인지 밝힐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겁니다.


병원 측은 사망 사고 나흘 뒤인 지난달 16일 자체 조사를 벌여 유족에게 연락했고, 면담 일정 등을 조율해 지난달 25일이 돼서야 유족에게 정확한 의료과실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A 양이 사망한 지 13일 만입니다.

A 양의 사인이 약물 과다 투약에 의한 것인지, 간호사가 당시 과다 투약 사실을 의료진에게 즉시 보고해 조치했다면 A 양을 살릴 수 있었을지가 앞으로의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어제(28일) 은폐는 있을 수 없다고 했던 제주대 병원 측은 뒤늦게 해당 의무기록의 수정과 삭제 이력 등을 간호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3개월 영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있는 제주대병원
유족 측의 고소에 따라 경찰은 의사와 간호사 등 11명을 의료법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있었던 응급실과 42, 43병동, 음압 중환자실 CCTV 등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인사기록카드와 근무일지, 업무분장표, 경영진 회의록과 사건 진상보고서 등 관련 자료 등을 압수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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