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폐선 출항에 찬반 논란…“방치하면 오염” vs “수리 약속 어겨”

입력 2022.05.02 (19:23) 수정 2022.05.0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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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9년 울산항에서 폭발해 오갈 데 없던 화물선이 배를 수리하겠다는 조건으로 통영 안정항에 입항했는데, 이제 와서 선주사가 폐선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주민들은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고, 환경단체는 해양 오염을 막으려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체 곳곳이 붉게 녹슨 2만 5천 톤급 대형 화물선이 조선소 야드에 정박해 있습니다.

선박 앞에는 출항을 저지하는 지역 주민들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2019년 9월 울산항에 정박해 있다 폭발한 한 다국적 기업 소속 화물선입니다.

당시 선박 탱크 안에는 14종의 화학물질 2만 7천 톤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화물선이 위험 폐기물을 처리하고 선박을 수리하겠다는 조건으로 통영 안정항에 입항한 것은 2020년 9월입니다.

지난해 7월 폐기물 처리를 마쳤지만, 마땅한 처리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열 달 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초 선사 측이 폐선을 결정해 부산의 한 조선소와 해체 계약을 맺은 겁니다.

환경단체는 방치된 선박으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으려면 폐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지욱철/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 "예인선에 의해 끌려가야 하거든요. 먼 나라로 가는 것은 (오염 가능성 때문에) 위험하다, 저희들이 (선사 측에) 의견을 드렸고요."]

반면, 통영 안정공단 주변 주민들은 반발합니다.

선사 측이 입항 때 통영의 조선소에서 선체 수리를 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입니다.

주민들은 당시 업체들이 400억 원대 공사비와 100명 고용이라는 구체적인 경제효과를 제시했다며, 공식 사과와 해명이 있을 때까지 출항 반대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장진근/통영 안황지역 번영회장 : "당시 일거리가 없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놀고 있고, 그래서 성동조선이 저희를 찾아와서 이 배가 있는데 (일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선박을 인수한 새 선주사는 법적 검토를 거쳤다며, 조만간 해당 선박을 예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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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선 폐선 출항에 찬반 논란…“방치하면 오염” vs “수리 약속 어겨”
    • 입력 2022-05-02 19:23:55
    • 수정2022-05-02 19:51:20
    뉴스7(창원)
[앵커]

2019년 울산항에서 폭발해 오갈 데 없던 화물선이 배를 수리하겠다는 조건으로 통영 안정항에 입항했는데, 이제 와서 선주사가 폐선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주민들은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고, 환경단체는 해양 오염을 막으려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체 곳곳이 붉게 녹슨 2만 5천 톤급 대형 화물선이 조선소 야드에 정박해 있습니다.

선박 앞에는 출항을 저지하는 지역 주민들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2019년 9월 울산항에 정박해 있다 폭발한 한 다국적 기업 소속 화물선입니다.

당시 선박 탱크 안에는 14종의 화학물질 2만 7천 톤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화물선이 위험 폐기물을 처리하고 선박을 수리하겠다는 조건으로 통영 안정항에 입항한 것은 2020년 9월입니다.

지난해 7월 폐기물 처리를 마쳤지만, 마땅한 처리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열 달 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초 선사 측이 폐선을 결정해 부산의 한 조선소와 해체 계약을 맺은 겁니다.

환경단체는 방치된 선박으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으려면 폐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지욱철/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 "예인선에 의해 끌려가야 하거든요. 먼 나라로 가는 것은 (오염 가능성 때문에) 위험하다, 저희들이 (선사 측에) 의견을 드렸고요."]

반면, 통영 안정공단 주변 주민들은 반발합니다.

선사 측이 입항 때 통영의 조선소에서 선체 수리를 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입니다.

주민들은 당시 업체들이 400억 원대 공사비와 100명 고용이라는 구체적인 경제효과를 제시했다며, 공식 사과와 해명이 있을 때까지 출항 반대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장진근/통영 안황지역 번영회장 : "당시 일거리가 없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놀고 있고, 그래서 성동조선이 저희를 찾아와서 이 배가 있는데 (일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선박을 인수한 새 선주사는 법적 검토를 거쳤다며, 조만간 해당 선박을 예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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