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유류세 30% 인하했지만…체감은 ‘글쎄’

입력 2022.05.03 (18:04) 수정 2022.05.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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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로 확대됐습니다.

비싼 기름값에 힘들어했던 운전자에게 좋은 소식이긴 한데, 현장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고 합니다.

경제부 이세중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름값 내렸으니 주유소에 차량들이 좀 몰렸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인하 기다렸던 운전자들이 많았죠.

가격을 내린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서울의 한 알뜰 주유소입니다.

주유 차량들로 크게 붐비는데도 차량들이 계속 쉴새 없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급등한 기름값에 부담이 매우 컸는데요.

[임준호/서울시 광진구 : "장거리 운전 주로 하기 때문에 저는 체감이 엄청 큰 편이에요. (예전에는) 제가 한 40만 원 정도 넣었다면 지금은 거의 한 50만 원?"]

이 알뜰주유소의 경우 휘발윳값이 하루 만에 1,900원대에서 1,800원 중반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요즘 1,800원 대 휘발유 가격은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그럼 전국 주유소가 다 이렇게 가격을 내린 겁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어제 기준 1,945원이었는데요, 앞서 본 알뜰주유소와는 가격 차이가 꽤 나죠, 사실 유류세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20%를 인하해줬는데, 좀처럼 안정이 안 되다 보니 인하 폭을 30%까지 더 확대한 겁니다.

유류세 20% 인하 때와 비교해보면, 휘발유는 리터당 83원, 경유 58원, LPG는 21원씩 더 내려가게 됩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975원이었으니까, 여기서 83원을 빼면 1,800원대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직 40원도 채 내리지 않았으니까, 인하분의 절반도 반영되지 않은 셈입니다.

[앵커]

유류세는 바로 깎아줬는데 왜 주유소에선 바로 반영이 되지 않는 거죠?

[기자]

알뜰주유소나 정유사 직영주유소들 대부분은 곧바로 가격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상황이 다릅니다.

전체 주유소의 80% 이상은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분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 전 받아놓은 기름을 깎아서 판매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알뜰주유소나 직영주유소 근처의 일부 주유소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자영 주유소 업주 : "과거에 저희도 3일 정도 재고 때문에 못 내렸었는데... 안 낮추게 되면 매출이 30% 감소하고 항의는 많이 받죠."]

기름값은 주유소마다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보통 재고를 다 소진하는 데만 2주 정도 걸리거든요, 그러니 최소 2주는 지나야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될거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럼 말한대로 2주 정도 지나면 기름값이 좀 안정될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유류세를 20% 인하했던 지난해 11월의 경우를 보면요, 그때 기름값이 내려나? 이렇게 생각하는 운전자들도 꽤 많을 겁니다.

그 사이 국제유가가 더 상승하는 바람에 유류세 인하 효과의 상당 부분을 상쇄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변수는 또 있는데요, 바로 원 달러 환율입니다.

국제유가는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거든요, 달러 환율이 오르니까 즉 우리 원화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달러 주고 들여오는 원유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면,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이 1,214원이었는데 최근 1,265원을 넘나드니까 대략 50원 정도 오른 거죠, 이걸 감안해 계산해보면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50원 정도 올랐는데요.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가 83원이 내려간다고 했으니까, 벌써 인하분의 60% 정도가 환율 변동으로 그냥 사라진 셈입니다.

[앵커]

그래도 일단 유류세 인하분만큼이라도 최대한 효과를 보아야 할 텐데요?

[기자]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7월까지거든요, 정부 입장에선 기름값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정부가 정유 업계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재고가 소진됐는데도 가격 인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주유소가 있는지 합동점검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가격 담합 같은 불공정 행위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최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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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유류세 30% 인하했지만…체감은 ‘글쎄’
    • 입력 2022-05-03 18:04:30
    • 수정2022-05-03 18: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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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로 확대됐습니다.

비싼 기름값에 힘들어했던 운전자에게 좋은 소식이긴 한데, 현장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고 합니다.

경제부 이세중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름값 내렸으니 주유소에 차량들이 좀 몰렸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름값 인하 기다렸던 운전자들이 많았죠.

가격을 내린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서울의 한 알뜰 주유소입니다.

주유 차량들로 크게 붐비는데도 차량들이 계속 쉴새 없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급등한 기름값에 부담이 매우 컸는데요.

[임준호/서울시 광진구 : "장거리 운전 주로 하기 때문에 저는 체감이 엄청 큰 편이에요. (예전에는) 제가 한 40만 원 정도 넣었다면 지금은 거의 한 50만 원?"]

이 알뜰주유소의 경우 휘발윳값이 하루 만에 1,900원대에서 1,800원 중반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요즘 1,800원 대 휘발유 가격은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그럼 전국 주유소가 다 이렇게 가격을 내린 겁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어제 기준 1,945원이었는데요, 앞서 본 알뜰주유소와는 가격 차이가 꽤 나죠, 사실 유류세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20%를 인하해줬는데, 좀처럼 안정이 안 되다 보니 인하 폭을 30%까지 더 확대한 겁니다.

유류세 20% 인하 때와 비교해보면, 휘발유는 리터당 83원, 경유 58원, LPG는 21원씩 더 내려가게 됩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975원이었으니까, 여기서 83원을 빼면 1,800원대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직 40원도 채 내리지 않았으니까, 인하분의 절반도 반영되지 않은 셈입니다.

[앵커]

유류세는 바로 깎아줬는데 왜 주유소에선 바로 반영이 되지 않는 거죠?

[기자]

알뜰주유소나 정유사 직영주유소들 대부분은 곧바로 가격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상황이 다릅니다.

전체 주유소의 80% 이상은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분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 전 받아놓은 기름을 깎아서 판매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알뜰주유소나 직영주유소 근처의 일부 주유소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자영 주유소 업주 : "과거에 저희도 3일 정도 재고 때문에 못 내렸었는데... 안 낮추게 되면 매출이 30% 감소하고 항의는 많이 받죠."]

기름값은 주유소마다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보통 재고를 다 소진하는 데만 2주 정도 걸리거든요, 그러니 최소 2주는 지나야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될거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럼 말한대로 2주 정도 지나면 기름값이 좀 안정될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유류세를 20% 인하했던 지난해 11월의 경우를 보면요, 그때 기름값이 내려나? 이렇게 생각하는 운전자들도 꽤 많을 겁니다.

그 사이 국제유가가 더 상승하는 바람에 유류세 인하 효과의 상당 부분을 상쇄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변수는 또 있는데요, 바로 원 달러 환율입니다.

국제유가는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거든요, 달러 환율이 오르니까 즉 우리 원화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달러 주고 들여오는 원유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면,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이 1,214원이었는데 최근 1,265원을 넘나드니까 대략 50원 정도 오른 거죠, 이걸 감안해 계산해보면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50원 정도 올랐는데요.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가 83원이 내려간다고 했으니까, 벌써 인하분의 60% 정도가 환율 변동으로 그냥 사라진 셈입니다.

[앵커]

그래도 일단 유류세 인하분만큼이라도 최대한 효과를 보아야 할 텐데요?

[기자]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7월까지거든요, 정부 입장에선 기름값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정부가 정유 업계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재고가 소진됐는데도 가격 인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주유소가 있는지 합동점검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가격 담합 같은 불공정 행위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최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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