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자연을 담은 치유의 밥상’…사찰음식 명장 대안스님

입력 2022.05.03 (19:59) 수정 2022.05.0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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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식은 신체 유지에 필수적인 연명 수단이지만 맛에 대한 철학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정화시키는 대안으로 사찰음식을 알려온 명장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지리산에서 갓 채취한 가죽나무와 초피나무 순, 고사리와 골담초 꽃.

30여 년 동안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알려온 대안스님에겐 최고의 식재료입니다.

["계절의 순환이 우리 몸에도 똑같이 돌아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제철에 나는 걸 먹으면 부담스럽지가 않죠. 내 몸에 순일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순일하게 나가고..."]

대안스님은 자연의 향과 맛을 살린 채소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보약을 짓습니다.

지리산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금수암.

고즈넉한 산사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울려 퍼집니다.

새 법당에 불상을 맞이하는 마음은 그저 흐뭇합니다.

[대안스님/금수암 주지·사찰음식 명장 : "옥에다가 일일이 다 징을 쳐서 이 표정을 만들 때의 장인의 마음이 이 옥불에 새겨져 있잖아요. 너무 환희롭고 정말 좋잖아요. 얼마나 멋있어요. 잘 생기셨죠? 부처님..."]

부처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모든 게 반갑고 예쁘다는 대안스님은 '요리하는 스님'입니다.

출가 당시 해인사에서 야채 부식물을 관리하는 채공(菜供) 소임을 맡으며 사찰음식과 연을 맺었는데요.

모든 식재료는 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농사지어 씁니다.

["부드러운 것만 따야 되니까 요새 부각 만드는 철이니까..."]

귀한 산야초와 나물거리가 가장 풍성한 봄.

산과 들에 흐드러진 개망초는 삶아서 말리면 묵나물로 그만입니다.

["얘는 데쳐서 바로 먹으면 별맛이 없나 봐요. 근데 삶아 놓으면 향이 굉장히 단순한데도 굉장히 쫀득쫀득하고 맛있는 나물이에요."]

사찰음식 전승과 대중화로 지난 2019년 사찰음식 명장이 된 스님의 보물단집니다.

["장독신님 안녕하세요? 장독신이 돌봐서 장맛이 좋습니다."]

은근하게 발효시킨 장은 재료의 맛을 살리는 근간.

다시마와 표고를 우려낸 채수는 천연조미료 역할을 합니다.

이른 봄 채취한 햇고사리로 고사리밥을 짓고 가죽, 초피나무 순으로는 향긋한 장떡을 지집니다.

골담초 꽃과 단호박으로 멋을 낸 채소전병도 의외로 조리법이 간단합니다.

[대안스님/사찰음식 명장 : "간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어떤 것이든 주재료를 돋보이게 할 수가 있어요. 다 주인공으로 모셔올 수 있는 식재료라서 채소밥은 좋아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고 채소에 영양을 더하면서 사찰음식 연구도 열심인데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까지 한국의 사찰음식을 알려온 스님에게 음식은 무엇일까요?

[대안스님/사찰음식 명장 :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과연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되나? 나는 어떻게 생명을 유지해야 되나? 이런 어떤 삶의 태도에 대해서 부처님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거죠. 내가 치열하게 공부할 때는 식음을 전폐하고서라도 정말 몰두해서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는구나. 그리고 쉴 때는 잘 먹고 또 충분히 쉬어줘야 하겠구나."]

그래서 대안스님은 마음을 맑게 하고 삶을 가치 있게 하는 선한 음식을 권합니다.

["우리가 건강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지니까 그랬을 때 채식은 정말 아름다운 식사법이다. 그리고 비폭력적인 식사법이잖아요. 어떠한 것도 다른 생명을 요구하지 않으니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다 보니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식재료가 자라는 환경 너머까지도 볼 수 있어야 우리 마음에 자부심이 발현이 되고 좋은 음식, 맑은 음식을 함으로써 저 자신의 주변이 항상 밝고 건강하다는 거죠."]

음식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수행과 포교를 이어온 대안스님의 채소밥은 평화와 나눔을 실천하는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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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자연을 담은 치유의 밥상’…사찰음식 명장 대안스님
    • 입력 2022-05-03 19:59:03
    • 수정2022-05-03 20:42:33
    뉴스7(창원)
[앵커]

음식은 신체 유지에 필수적인 연명 수단이지만 맛에 대한 철학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정화시키는 대안으로 사찰음식을 알려온 명장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지리산에서 갓 채취한 가죽나무와 초피나무 순, 고사리와 골담초 꽃.

30여 년 동안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알려온 대안스님에겐 최고의 식재료입니다.

["계절의 순환이 우리 몸에도 똑같이 돌아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제철에 나는 걸 먹으면 부담스럽지가 않죠. 내 몸에 순일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순일하게 나가고..."]

대안스님은 자연의 향과 맛을 살린 채소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보약을 짓습니다.

지리산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금수암.

고즈넉한 산사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울려 퍼집니다.

새 법당에 불상을 맞이하는 마음은 그저 흐뭇합니다.

[대안스님/금수암 주지·사찰음식 명장 : "옥에다가 일일이 다 징을 쳐서 이 표정을 만들 때의 장인의 마음이 이 옥불에 새겨져 있잖아요. 너무 환희롭고 정말 좋잖아요. 얼마나 멋있어요. 잘 생기셨죠? 부처님..."]

부처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모든 게 반갑고 예쁘다는 대안스님은 '요리하는 스님'입니다.

출가 당시 해인사에서 야채 부식물을 관리하는 채공(菜供) 소임을 맡으며 사찰음식과 연을 맺었는데요.

모든 식재료는 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농사지어 씁니다.

["부드러운 것만 따야 되니까 요새 부각 만드는 철이니까..."]

귀한 산야초와 나물거리가 가장 풍성한 봄.

산과 들에 흐드러진 개망초는 삶아서 말리면 묵나물로 그만입니다.

["얘는 데쳐서 바로 먹으면 별맛이 없나 봐요. 근데 삶아 놓으면 향이 굉장히 단순한데도 굉장히 쫀득쫀득하고 맛있는 나물이에요."]

사찰음식 전승과 대중화로 지난 2019년 사찰음식 명장이 된 스님의 보물단집니다.

["장독신님 안녕하세요? 장독신이 돌봐서 장맛이 좋습니다."]

은근하게 발효시킨 장은 재료의 맛을 살리는 근간.

다시마와 표고를 우려낸 채수는 천연조미료 역할을 합니다.

이른 봄 채취한 햇고사리로 고사리밥을 짓고 가죽, 초피나무 순으로는 향긋한 장떡을 지집니다.

골담초 꽃과 단호박으로 멋을 낸 채소전병도 의외로 조리법이 간단합니다.

[대안스님/사찰음식 명장 : "간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어떤 것이든 주재료를 돋보이게 할 수가 있어요. 다 주인공으로 모셔올 수 있는 식재료라서 채소밥은 좋아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고 채소에 영양을 더하면서 사찰음식 연구도 열심인데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까지 한국의 사찰음식을 알려온 스님에게 음식은 무엇일까요?

[대안스님/사찰음식 명장 :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과연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되나? 나는 어떻게 생명을 유지해야 되나? 이런 어떤 삶의 태도에 대해서 부처님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거죠. 내가 치열하게 공부할 때는 식음을 전폐하고서라도 정말 몰두해서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는구나. 그리고 쉴 때는 잘 먹고 또 충분히 쉬어줘야 하겠구나."]

그래서 대안스님은 마음을 맑게 하고 삶을 가치 있게 하는 선한 음식을 권합니다.

["우리가 건강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지니까 그랬을 때 채식은 정말 아름다운 식사법이다. 그리고 비폭력적인 식사법이잖아요. 어떠한 것도 다른 생명을 요구하지 않으니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다 보니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식재료가 자라는 환경 너머까지도 볼 수 있어야 우리 마음에 자부심이 발현이 되고 좋은 음식, 맑은 음식을 함으로써 저 자신의 주변이 항상 밝고 건강하다는 거죠."]

음식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수행과 포교를 이어온 대안스님의 채소밥은 평화와 나눔을 실천하는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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