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남단 섬마다 미사일 기지 건설 착착…주민 반대

입력 2022.05.03 (21:32) 수정 2022.05.0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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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의 헌법 9조는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 헌법이 시행된지 75년 되는 날인데 기시다 일본총리가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넣어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한다는 이유로 타이완과 가까운 최남단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코 섬에서 박원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을 더 가야 나오는 미야코 섬.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던 이 곳에 2년 전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들어섰습니다.

적 군용기와 군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섬 한가운데 미사일부대가 창설되면서 자위대원 수는 700명대로 늘었고 유도탄이나 박격포 탄약을 보관할 탄약고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양지였던 섬이 점점 요새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나가사토/미야코섬 주민 : "대형 (군용)트럭이 드나드는 것이 전쟁과 연관된 훈련을 하는 것인지…. 저는 매우 싫습니다."]

타이완에서 불과 100㎞ 정도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

이 곳에도 내년 말까지 전자전 부대가 창설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 등을 명분으로 1,200㎞에 걸친 남서부 도서에 미사일 부대나 전자전 부대를 속속 배치하고 있습니다.

방어를 명분으로 한 군사 시설이라지만, 오히려 적의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민들은 수시로 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미즈 하야코/'미사일기지반대' 미야코섬 주민회 사무국장 : "평화로운 삶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이런 군사시설이 갖춰져 유사시엔 공격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대립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일본도 이를 기회 삼아 군사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올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국내총생산 GDP의 1% 수준인 5조4천억엔으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미야코 섬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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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최남단 섬마다 미사일 기지 건설 착착…주민 반대
    • 입력 2022-05-03 21:32:55
    • 수정2022-05-03 22: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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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의 헌법 9조는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 헌법이 시행된지 75년 되는 날인데 기시다 일본총리가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넣어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한다는 이유로 타이완과 가까운 최남단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코 섬에서 박원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을 더 가야 나오는 미야코 섬.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던 이 곳에 2년 전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들어섰습니다.

적 군용기와 군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섬 한가운데 미사일부대가 창설되면서 자위대원 수는 700명대로 늘었고 유도탄이나 박격포 탄약을 보관할 탄약고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양지였던 섬이 점점 요새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나가사토/미야코섬 주민 : "대형 (군용)트럭이 드나드는 것이 전쟁과 연관된 훈련을 하는 것인지…. 저는 매우 싫습니다."]

타이완에서 불과 100㎞ 정도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

이 곳에도 내년 말까지 전자전 부대가 창설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 등을 명분으로 1,200㎞에 걸친 남서부 도서에 미사일 부대나 전자전 부대를 속속 배치하고 있습니다.

방어를 명분으로 한 군사 시설이라지만, 오히려 적의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민들은 수시로 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미즈 하야코/'미사일기지반대' 미야코섬 주민회 사무국장 : "평화로운 삶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이런 군사시설이 갖춰져 유사시엔 공격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대립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일본도 이를 기회 삼아 군사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올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국내총생산 GDP의 1% 수준인 5조4천억엔으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미야코 섬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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