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기지’가 보이스피싱 막았다

입력 2022.05.04 (06:32) 수정 2022.05.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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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금리로 대출 갈아타게 해줄테니 지금 갖고 있는 대출은 현금으로 당장 상환해라".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해 보이스피싱 10건 중 1건은 이런 대출 사기였습니다.

익숙한 속임수임에도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데, 한 식당에서는 눈치 빠른 주인의 기지로 직원이 당할 뻔한 피싱 사기를 막아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식당.

한 남성이 마주 앉은 여성에게 돈뭉치를 건넵니다.

받아든 여성은 식당을 빠져나와 유유히 사라집니다.

돈을 건넨 남성은 다름 아닌 이 식당 직원.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더 싼 이자의 대출을 내주겠다는 속임수에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은행 직원을 사칭하고 식당까지 찾아온 여성에게 남성은 의심 없이 1,500만 원을 줬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신규 대출이) 지급정지가 걸려있다는 식으로 계속 압박을 하니까.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장면을 CCTV로 지켜보던 눈이 있었습니다.

식당 주인 48살 이 모 씨였습니다.

[이○○/식당 주인 : "모르는 척하고 카메라(CCTV)를 계속 보고 있다가 들어가서 (직원한테) 확인서 받았냐."]

직원이 대출 문제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들을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는데, 은행 직원이랍시고 찾아온 여성을 보는 순간 사기임을 직감했습니다.

[이○○/식당 주인 : "선글라스 끼고, 가방하고 옷차림도 그렇고,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요. (은행 직원이) 아니라는 걸로."]

문제의 여성이 식당을 나가자마자 이 씨는 경찰에 신고부터 했고 직접 뒤쫓기까지 했습니다.

여성을 따라잡은 뒤엔 명함을 요구하고 소속을 물으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식당 주인 : "가야 되는데 왜 자기 붙잡냐고 하면서‥. 어느 소속의 누군지만 알고 싶다."]

5분쯤 뒤 출동한 경찰이 여성을 붙잡았는데, 추궁해 보니 보이스피싱 수거책이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이 30대 여성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검거를 도운 식당 주인 이 씨에게 '피싱 지킴이' 표창을 수여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차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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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님 ‘기지’가 보이스피싱 막았다
    • 입력 2022-05-04 06:32:24
    • 수정2022-05-04 0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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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금리로 대출 갈아타게 해줄테니 지금 갖고 있는 대출은 현금으로 당장 상환해라".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해 보이스피싱 10건 중 1건은 이런 대출 사기였습니다.

익숙한 속임수임에도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데, 한 식당에서는 눈치 빠른 주인의 기지로 직원이 당할 뻔한 피싱 사기를 막아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식당.

한 남성이 마주 앉은 여성에게 돈뭉치를 건넵니다.

받아든 여성은 식당을 빠져나와 유유히 사라집니다.

돈을 건넨 남성은 다름 아닌 이 식당 직원.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더 싼 이자의 대출을 내주겠다는 속임수에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은행 직원을 사칭하고 식당까지 찾아온 여성에게 남성은 의심 없이 1,500만 원을 줬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신규 대출이) 지급정지가 걸려있다는 식으로 계속 압박을 하니까.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장면을 CCTV로 지켜보던 눈이 있었습니다.

식당 주인 48살 이 모 씨였습니다.

[이○○/식당 주인 : "모르는 척하고 카메라(CCTV)를 계속 보고 있다가 들어가서 (직원한테) 확인서 받았냐."]

직원이 대출 문제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들을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는데, 은행 직원이랍시고 찾아온 여성을 보는 순간 사기임을 직감했습니다.

[이○○/식당 주인 : "선글라스 끼고, 가방하고 옷차림도 그렇고,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요. (은행 직원이) 아니라는 걸로."]

문제의 여성이 식당을 나가자마자 이 씨는 경찰에 신고부터 했고 직접 뒤쫓기까지 했습니다.

여성을 따라잡은 뒤엔 명함을 요구하고 소속을 물으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식당 주인 : "가야 되는데 왜 자기 붙잡냐고 하면서‥. 어느 소속의 누군지만 알고 싶다."]

5분쯤 뒤 출동한 경찰이 여성을 붙잡았는데, 추궁해 보니 보이스피싱 수거책이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이 30대 여성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검거를 도운 식당 주인 이 씨에게 '피싱 지킴이' 표창을 수여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차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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