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센터장·연구원 몸담은 업체와 ‘수의계약’…방만 운영 감사

입력 2022.05.04 (09:51) 수정 2022.05.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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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쇠퇴하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사업비를 특정 단체 수익 사업에 쓴 '짬짜미'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센터장이나 센터 관계자가 관련이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예산을 집행한 실태를 임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지 등대를 배경으로 열린 작은 콘서트.

건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도내 한 예술 업체와 천만 원의 수의계약을 맺고 지난해 개최한 공연입니다.

그런데, 이 업체 사내이사는 당시 센터 책임 연구원 우 모 씨가, 감사는 김 모 당시 센터장이 맡고 있습니다.

건입동 센터가 또 다른 수의계약으로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알고 보니 제작 업체는 김 모 당시 센터장 본인이 사외이사를 맡은 회사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간 사업비는 5천만 원.

경쟁 입찰 없이 1인 견적서로 맺는 수의계약의 최대 사업비가 지급된 겁니다.

최근 도의회에 제출된 건입동 센터의 수의계약 건수는 모두 39건.

KBS 취재 결과, 이중 당시 센터장 본인이나 가족이 임원으로 속한 단체 또는 센터 전·현직 연구원이 몸담은 업체 등과 맺은 계약이 10건이 넘습니다.

계약서도 없이 도시재생 사업비가 지출된 것도 있습니다.

건입동 센터는 주민 교육 등의 명목으로 19명에게 계약서 없이 강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제주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주민 교육이 실제 진행됐는지 의심스러운 정황도 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철거가 대부분이었는데. 철거하고 그 다음에 전기 배선 그리고 페인트 이런 거 했던 것 같은데. 강의라기보다는."]

[전 건입동 도시재생센터 연구원/음성변조 : "가끔씩 어떤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 주민 교육이 아닌 사업을 주민 교육 사업으로 해야 할 필요성 들이 가끔씩 생기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것은 주민 교육 사업은 아니고요."]

주민 교육과 공동체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건입동 도시재생센터가 4년간 쓸 수 있는 예산은 30억 원.

주민들은 도시재생센터가 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수의계약을 과다하게 맺으며 예산을 방만하게 쓴 것 아니냐며 되묻습니다.

[강두웅/전 건입동 주민협의체장 : "(도시재생)센터에서는 2년간 소프트웨어 쪽 사업은 엄청 많이 진행하면서. 그것도 진행하는 과정에 주민들 동의 없이 그냥 막 해서 예산이 방만하게 집행된 거죠."]

김 모 당시 센터장은 자신이 사외이사로 등록된 주식회사에 수의계약을 맡긴 것에 대해 해당 회사로부터 1원도 받은 게 없다고 해명했고, 수십 건의 수의계약 체결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센터 연구원과 관련된 단체들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선 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부적절한 계약이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는 지난해 말부터 건입동 도시재생센터에 대한 집중 감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신비오/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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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센터장·연구원 몸담은 업체와 ‘수의계약’…방만 운영 감사
    • 입력 2022-05-04 09:51:37
    • 수정2022-05-04 10:15:27
    930뉴스(제주)
[앵커]

쇠퇴하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사업비를 특정 단체 수익 사업에 쓴 '짬짜미'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센터장이나 센터 관계자가 관련이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예산을 집행한 실태를 임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지 등대를 배경으로 열린 작은 콘서트.

건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도내 한 예술 업체와 천만 원의 수의계약을 맺고 지난해 개최한 공연입니다.

그런데, 이 업체 사내이사는 당시 센터 책임 연구원 우 모 씨가, 감사는 김 모 당시 센터장이 맡고 있습니다.

건입동 센터가 또 다른 수의계약으로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알고 보니 제작 업체는 김 모 당시 센터장 본인이 사외이사를 맡은 회사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간 사업비는 5천만 원.

경쟁 입찰 없이 1인 견적서로 맺는 수의계약의 최대 사업비가 지급된 겁니다.

최근 도의회에 제출된 건입동 센터의 수의계약 건수는 모두 39건.

KBS 취재 결과, 이중 당시 센터장 본인이나 가족이 임원으로 속한 단체 또는 센터 전·현직 연구원이 몸담은 업체 등과 맺은 계약이 10건이 넘습니다.

계약서도 없이 도시재생 사업비가 지출된 것도 있습니다.

건입동 센터는 주민 교육 등의 명목으로 19명에게 계약서 없이 강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제주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주민 교육이 실제 진행됐는지 의심스러운 정황도 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철거가 대부분이었는데. 철거하고 그 다음에 전기 배선 그리고 페인트 이런 거 했던 것 같은데. 강의라기보다는."]

[전 건입동 도시재생센터 연구원/음성변조 : "가끔씩 어떤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 주민 교육이 아닌 사업을 주민 교육 사업으로 해야 할 필요성 들이 가끔씩 생기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것은 주민 교육 사업은 아니고요."]

주민 교육과 공동체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건입동 도시재생센터가 4년간 쓸 수 있는 예산은 30억 원.

주민들은 도시재생센터가 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수의계약을 과다하게 맺으며 예산을 방만하게 쓴 것 아니냐며 되묻습니다.

[강두웅/전 건입동 주민협의체장 : "(도시재생)센터에서는 2년간 소프트웨어 쪽 사업은 엄청 많이 진행하면서. 그것도 진행하는 과정에 주민들 동의 없이 그냥 막 해서 예산이 방만하게 집행된 거죠."]

김 모 당시 센터장은 자신이 사외이사로 등록된 주식회사에 수의계약을 맡긴 것에 대해 해당 회사로부터 1원도 받은 게 없다고 해명했고, 수십 건의 수의계약 체결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센터 연구원과 관련된 단체들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선 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부적절한 계약이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는 지난해 말부터 건입동 도시재생센터에 대한 집중 감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신비오/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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