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남단 섬마다 미사일 기지 건설 착착…주민 반대

입력 2022.05.04 (09:57) 수정 2022.05.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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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미-중 대립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최남단 도서 지역에 최근 미사일부대를 하나 둘 씩 배치하고 있습니다.

안보 환경 변화를 이유로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인데, 현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야코섬 현지에서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을 더 가야 나오는 미야코 섬.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던 이 곳에 2년 전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들어섰습니다.

적 군용기와 군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섬 한가운데 미사일부대가 창설되면서 자위대원 수는 700명대까지 늘었고 유도탄이나 박격포 탄약을 보관할 탄약고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휴양지였던 섬이 점점 요새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나가사토/미야코섬 주민 : "대형 (군용)트럭이 드나드는 것이 전쟁과 연관된 훈련을 하는 것인지.. 저는 매우 싫습니다."]

타이완에서 불과 100㎞ 정도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

이 곳에도 내년 말까지 전자전 부대가 창설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 등을 명분으로 1,200㎞에 걸친 남서부 도서에 미사일 부대나 전자전 부대를 속속 배치하고 있습니다.

방어를 명분으로 한 군사 시설이라지만, 오히려 적의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민들은 수시로 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미즈 하야코/'미사일기지반대' 미야코섬 주민회 사무국장 : "평화로운 삶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이런 군사시설이 갖춰져 유사시엔 공격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대립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일본도 이를 기회 삼아 군사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올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국내총생산 GDP의 1% 수준인 5조4천억엔으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미야코 섬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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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최남단 섬마다 미사일 기지 건설 착착…주민 반대
    • 입력 2022-05-04 09:57:06
    • 수정2022-05-04 1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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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미-중 대립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최남단 도서 지역에 최근 미사일부대를 하나 둘 씩 배치하고 있습니다.

안보 환경 변화를 이유로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인데, 현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야코섬 현지에서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을 더 가야 나오는 미야코 섬.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던 이 곳에 2년 전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들어섰습니다.

적 군용기와 군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섬 한가운데 미사일부대가 창설되면서 자위대원 수는 700명대까지 늘었고 유도탄이나 박격포 탄약을 보관할 탄약고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휴양지였던 섬이 점점 요새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나가사토/미야코섬 주민 : "대형 (군용)트럭이 드나드는 것이 전쟁과 연관된 훈련을 하는 것인지.. 저는 매우 싫습니다."]

타이완에서 불과 100㎞ 정도 떨어진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

이 곳에도 내년 말까지 전자전 부대가 창설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 등을 명분으로 1,200㎞에 걸친 남서부 도서에 미사일 부대나 전자전 부대를 속속 배치하고 있습니다.

방어를 명분으로 한 군사 시설이라지만, 오히려 적의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민들은 수시로 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미즈 하야코/'미사일기지반대' 미야코섬 주민회 사무국장 : "평화로운 삶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이런 군사시설이 갖춰져 유사시엔 공격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대립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일본도 이를 기회 삼아 군사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올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국내총생산 GDP의 1% 수준인 5조4천억엔으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미야코 섬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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