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공보의 부족 사태…병원도 보건소도 ‘의료공백’

입력 2022.05.05 (08:36) 수정 2022.05.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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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1980년부터 농·어촌의 의료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공중보건의사 제도를 도입해 왔는데요.

하지만 매년 공보의 수가 줄어들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보의 부족에 따른 지역의 의료 공백 실태를 먼저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진천군에 하나뿐인 종합병원입니다.

최근 이 병원 응급실에선 긴급 환자 수술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 달 뒤, 병원에서 유일한 마취과 전문의인 공보의가 보건지소로 전출되기 때문입니다.

[김양식/중앙제일병원 본부장 : "저희가 환자를 받을 수 없죠. 수술이 가능한 청주권으로 이송해야죠. 수도권보다도 30% 이상 보수를 더 책정해서 (마취 전문의) 구인을 해도 거의 1년 가까이 구인을 못 하고 있는 상태예요."]

영동군의 유일한 응급실은 운영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1년 새 응급실에 배치된 공보의 2명이 모두 보건지소로 전출됐습니다.

응급실에 남은 의사는 2명뿐이어서 24시간 운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종근/영동병원 행정원장 : "부득이하게 한 달에 11일, 12일 정도는 응급실을 운영을 못 하는 상황이 돼버릴 수도..."]

보건소 등에 배치할 공보의가 부족해지자,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기관까지 공보의 배치를 제외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처럼 응급의료기관 등에서 빠진 공보의 대부분이 보건소와 보건지소로 배치됐지만, 이들 기관의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주민 4천여 명이 거주하는 진천군의 문백면.

병·의원이 한 곳도 없는 곳으로 보건지소마저 의과 공보의가 없어 정상 운영을 못 하고 있습니다.

[김을순/진천군 문백면/82세 : "보건지소에 잠깐 왔다 가도 되는데 (정상 운영을 안 하니까) 버스 타러 기다렸다 타고 갔다, 또 기다렸다 타고 와야 하고 그러니까, 1시간 넘게 걸리죠."]

다른 지역 보건지소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1명뿐인 공보의가 보건소 근무까지 하면서 보건지소가 정상 운영되는 건 한 달에 나흘뿐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공보의) 인력을 달라고 하더라도 자원이 없으면 저희한테 배치가 안 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죠."]

민간 병원은 물론 보건지소와 보건소까지 확대되고 있는 공보의 부족 사태.

지역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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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공보의 부족 사태…병원도 보건소도 ‘의료공백’
    • 입력 2022-05-05 08:36:00
    • 수정2022-05-05 08:54:10
    뉴스광장(청주)
[앵커]

정부는 1980년부터 농·어촌의 의료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공중보건의사 제도를 도입해 왔는데요.

하지만 매년 공보의 수가 줄어들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보의 부족에 따른 지역의 의료 공백 실태를 먼저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진천군에 하나뿐인 종합병원입니다.

최근 이 병원 응급실에선 긴급 환자 수술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 달 뒤, 병원에서 유일한 마취과 전문의인 공보의가 보건지소로 전출되기 때문입니다.

[김양식/중앙제일병원 본부장 : "저희가 환자를 받을 수 없죠. 수술이 가능한 청주권으로 이송해야죠. 수도권보다도 30% 이상 보수를 더 책정해서 (마취 전문의) 구인을 해도 거의 1년 가까이 구인을 못 하고 있는 상태예요."]

영동군의 유일한 응급실은 운영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1년 새 응급실에 배치된 공보의 2명이 모두 보건지소로 전출됐습니다.

응급실에 남은 의사는 2명뿐이어서 24시간 운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종근/영동병원 행정원장 : "부득이하게 한 달에 11일, 12일 정도는 응급실을 운영을 못 하는 상황이 돼버릴 수도..."]

보건소 등에 배치할 공보의가 부족해지자,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기관까지 공보의 배치를 제외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처럼 응급의료기관 등에서 빠진 공보의 대부분이 보건소와 보건지소로 배치됐지만, 이들 기관의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주민 4천여 명이 거주하는 진천군의 문백면.

병·의원이 한 곳도 없는 곳으로 보건지소마저 의과 공보의가 없어 정상 운영을 못 하고 있습니다.

[김을순/진천군 문백면/82세 : "보건지소에 잠깐 왔다 가도 되는데 (정상 운영을 안 하니까) 버스 타러 기다렸다 타고 갔다, 또 기다렸다 타고 와야 하고 그러니까, 1시간 넘게 걸리죠."]

다른 지역 보건지소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1명뿐인 공보의가 보건소 근무까지 하면서 보건지소가 정상 운영되는 건 한 달에 나흘뿐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공보의) 인력을 달라고 하더라도 자원이 없으면 저희한테 배치가 안 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죠."]

민간 병원은 물론 보건지소와 보건소까지 확대되고 있는 공보의 부족 사태.

지역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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