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민의 창업 도전기

입력 2022.05.07 (08:18) 수정 2022.05.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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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자영업 하시는 분들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 하시는 분들 역시 예외가 아닐 텐데요.

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든 탈북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하영 리포터가 만나고 왔죠?

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의 김리아씨, 그리고 양강도 혜산에서 온 제시 킴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두 사람 모두 능력도 능력이지만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 열정,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 청년들은 어떤 분야 창업을 한 겁니까?

네. 한 사람은 꽃, 생화를 보존 처리하는 사업을, 또 한 사람은 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는데요.

이 탈북 사업가 청년들의 좌충우돌 창업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진 탈북 청년 사업가의 보금자리이자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보존화 사업에 뛰어든 김리아 씨입니다.

[김리아/청년 사업가 : "생화가 가장 아름다울 때 이걸 영구 보존처리해서 3년에서 10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꽃들이에요. 그렇게 만들어진 꽃이 프리저브드 플라워(보존화)입니다."]

평소 꽃에 관심이 많았던 김리아 씨는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보존화를 처음 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관련 자격증을 딴 뒤 지난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보존화 제작부터 인터넷 광고까지 하루 3시간을 자며 홀로 일해야 하는 고된 시간이었지만 1년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초기 때 200만 원 시작해서 자금은 꽃 자재 들어가는 비용만 5천만 원 넘게 들어가거든요. 대기업에서 정기 주문으로 해서 직원들 입사 선물이라던가 생일 선물이라던가 주문을 많이 해가세요."]

탈북해서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는데요.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출신성분이 안 좋았어요. 저희 가정이. 졸업하자마자 바로 강제로 취직을 시켜버렸고 국가에서. 그 취직을 했던 곳이 막노동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매일 고강도 노동에 심한 폭행까지, 몸은 물론 마음의 상처도 커졌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그때부터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직장을 아예 안 나갔어요. 북한은 직장을 안 나가도 그게 불법이거든요. 김정은이 한창 정권을 잡으려고 엄청 법을 심하게 집행할 때였어요. 보여주기 식으로 저같이 출신성분 안 좋고 배경도 없는 사람들 골라다가 시범대상으로 (처벌) 한 거예요. 그때 바로 탈북을 했어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창업을 한 리아 씨.

한국에서 보존화 시장을 키워가겠다며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프리저브드(보존화) 시장을 넓혀서 사람들이 많이 알게 해서 이런 문화를 더 알리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저로 인해서 프리저브드(보존화)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게 바로 제가 오늘 만들어본 프리저브드 플라워인데요.

이렇게 자신만의 장기를 살려 창업을 한 김리아 씨.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모두가 힘들어할 때 색다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해로 3년째,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제시킴 씨.

특히 음식을 통해 남북의 벽을 허물어 보고 싶어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저희 기업의 목표가 잃어버린 한식의 반쪽을 소개하고 있고, 사라져가는 한식의 문화와 조리법을 보존하고, 우리 한식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거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거든요."]

북한의 맛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창업 아이템은 두부밥.

젊은이들의 취향과 1인 가구 등이 늘어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시 킴 씨가 처음 접한 남한 음식은 북한의 것과 너무나 달랐는데요.

그래서 장마당에서 먹던 두부밥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한국에서 많이 먹고 건강한 곤드레 밥에 북한식 두부밥 피를 융합해서 곤드레 두부밥 만들어 낸 거잖아요. 북한의 음식의 투박함 그대로를 한국 사회 21세기 이 사람들한테 이 문화를 전달하면 소통이 안돼요. 그걸 못 받아들이거든요."]

어렸을 땐 소녀 가장이던 제시 킴 씨는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장마당에서 약초 장사를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장경제를 경험하게 됐고 돈을 버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제품 생산에서 판매를 하려면 제조업이나 이런 식품 산업만의 허가 있는데 그게 안되고 있고 OEM(위탁생산) 맡기려고 엄청 공장 찾아다녀보고 그럴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고 엄청난 장애물들이 있는 거예요."]

이런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제시 킴 씨는 직접 공장 운영과 생산에 나섰습니다.

아직은 소규모지만 제시 킴과 직원들은 당찬 사업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김예지/제시 킴 동료 : "‘나 그거(두부밥)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긍정적인 이미지와 경험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가 전 세계인의 관심의 중심에 서있잖아요.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까지 관심이 넓어지기를 바라는 꿈이 있습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탈북 청년들.

하나 된 한반도에서 남북 청년 모두가 더 큰 꿈을 그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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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탈북민의 창업 도전기
    • 입력 2022-05-07 08:18:28
    • 수정2022-05-07 09:44:08
    남북의 창
[앵커]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자영업 하시는 분들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 하시는 분들 역시 예외가 아닐 텐데요.

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든 탈북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하영 리포터가 만나고 왔죠?

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의 김리아씨, 그리고 양강도 혜산에서 온 제시 킴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두 사람 모두 능력도 능력이지만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 열정,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 청년들은 어떤 분야 창업을 한 겁니까?

네. 한 사람은 꽃, 생화를 보존 처리하는 사업을, 또 한 사람은 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는데요.

이 탈북 사업가 청년들의 좌충우돌 창업이야기, 함께 보시죠.

[리포트]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진 탈북 청년 사업가의 보금자리이자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보존화 사업에 뛰어든 김리아 씨입니다.

[김리아/청년 사업가 : "생화가 가장 아름다울 때 이걸 영구 보존처리해서 3년에서 10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꽃들이에요. 그렇게 만들어진 꽃이 프리저브드 플라워(보존화)입니다."]

평소 꽃에 관심이 많았던 김리아 씨는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보존화를 처음 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관련 자격증을 딴 뒤 지난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보존화 제작부터 인터넷 광고까지 하루 3시간을 자며 홀로 일해야 하는 고된 시간이었지만 1년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초기 때 200만 원 시작해서 자금은 꽃 자재 들어가는 비용만 5천만 원 넘게 들어가거든요. 대기업에서 정기 주문으로 해서 직원들 입사 선물이라던가 생일 선물이라던가 주문을 많이 해가세요."]

탈북해서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는데요.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출신성분이 안 좋았어요. 저희 가정이. 졸업하자마자 바로 강제로 취직을 시켜버렸고 국가에서. 그 취직을 했던 곳이 막노동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매일 고강도 노동에 심한 폭행까지, 몸은 물론 마음의 상처도 커졌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그때부터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직장을 아예 안 나갔어요. 북한은 직장을 안 나가도 그게 불법이거든요. 김정은이 한창 정권을 잡으려고 엄청 법을 심하게 집행할 때였어요. 보여주기 식으로 저같이 출신성분 안 좋고 배경도 없는 사람들 골라다가 시범대상으로 (처벌) 한 거예요. 그때 바로 탈북을 했어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창업을 한 리아 씨.

한국에서 보존화 시장을 키워가겠다며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김리아/탈북 청년 사업가 : "프리저브드(보존화) 시장을 넓혀서 사람들이 많이 알게 해서 이런 문화를 더 알리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저로 인해서 프리저브드(보존화)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게 바로 제가 오늘 만들어본 프리저브드 플라워인데요.

이렇게 자신만의 장기를 살려 창업을 한 김리아 씨.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모두가 힘들어할 때 색다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해로 3년째,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제시킴 씨.

특히 음식을 통해 남북의 벽을 허물어 보고 싶어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저희 기업의 목표가 잃어버린 한식의 반쪽을 소개하고 있고, 사라져가는 한식의 문화와 조리법을 보존하고, 우리 한식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거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거든요."]

북한의 맛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창업 아이템은 두부밥.

젊은이들의 취향과 1인 가구 등이 늘어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시 킴 씨가 처음 접한 남한 음식은 북한의 것과 너무나 달랐는데요.

그래서 장마당에서 먹던 두부밥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한국에서 많이 먹고 건강한 곤드레 밥에 북한식 두부밥 피를 융합해서 곤드레 두부밥 만들어 낸 거잖아요. 북한의 음식의 투박함 그대로를 한국 사회 21세기 이 사람들한테 이 문화를 전달하면 소통이 안돼요. 그걸 못 받아들이거든요."]

어렸을 땐 소녀 가장이던 제시 킴 씨는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장마당에서 약초 장사를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장경제를 경험하게 됐고 돈을 버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제시 킴/탈북 청년 사업가 : "제품 생산에서 판매를 하려면 제조업이나 이런 식품 산업만의 허가 있는데 그게 안되고 있고 OEM(위탁생산) 맡기려고 엄청 공장 찾아다녀보고 그럴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고 엄청난 장애물들이 있는 거예요."]

이런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제시 킴 씨는 직접 공장 운영과 생산에 나섰습니다.

아직은 소규모지만 제시 킴과 직원들은 당찬 사업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김예지/제시 킴 동료 : "‘나 그거(두부밥)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긍정적인 이미지와 경험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가 전 세계인의 관심의 중심에 서있잖아요.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까지 관심이 넓어지기를 바라는 꿈이 있습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탈북 청년들.

하나 된 한반도에서 남북 청년 모두가 더 큰 꿈을 그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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