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억울해도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윤 대통령, 이제는 야당 만나야”

입력 2022.05.10 (15:59) 수정 2022.05.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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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김형오 전 국회의장
- 새 정부 '통합' 가장 절실... 국민들 진정성 느끼고 신뢰 쌓여야 가능
- 윤석열 대통령, 국민 갈등과 분열 풀어야 해 IMF 때보다 더 힘든 시기 임기 시작
- 지난 5년 북한 눈치 보고 굴종적인 자세로 '동포 만능주의'... 새 정부, 원칙과 정도대로 나아가야
- 청와대 이전 준비 덜 되어 다소 엇박자였지만 '권위주의 시대 청산' 큰 의미
- 국정 최우선 과제 '인사와 소통'... 대통령 '정치 신인' 단점이자 장점
-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으로 귀결...윤 대통령, 지금부터는 야당과 접촉해 대화하는 모습 보여야"
- 국회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공방은 정권 빼앗긴 민주당의 '발목잡기'
- '여소야대' 정국, 여야 함께 국정 논의하고 건전한 비판 견제토록 변화해야

■ 방송시간 : 5월 10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김형오 전 국회의장


https://youtu.be/xaSDcw-Y3n8

◎범기영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0일 사사건건 시작하겠습니다. 임기 5년, 윤석열 대통령 시대 시작됐습니다. 오늘 여의도 사사건건 코너는 보수 진영 원로죠?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함께 새 정부 출범의 의미, 또 성공의 조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형오 반갑습니다.

◎범기영 의장님, 지금 국회에서 취임 축하연 하는 데 참석을 못 하시고 여기로 나오셨어요.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오늘 역대 취임식 여러 차례 봐오셨잖아요. 비교할 때 어떤 대목이 좀 눈에 띄셨습니까?

▼김형오 여러 가지로 눈에 많이 띄고 다른 점이죠.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고 무지개를 봤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으니까 이것도 하나의 길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또 그 시작하기 직전에 우리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방에서, 마라도에서 휴전선까지 또 독도에서 연평도까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의 각오와 기개, 이런 것도 참 오랜간만의 그런 모습이라 좋았고 취임사가 길지 않아서 좋았어요.

◎범기영 길지 않아서?

▼김형오 길지 않아서 좋고 내용이 알찼고, 기획력이 상당히 돋보였다고 할까요? 또 대통령이 직접 군중 속으로, 청중 속으로 함께하는 모습, 앞으로의 어떤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 희망을 좀 느꼈다고 할까요? 여러 가지로 이때까지 쌓여 있던 이상한 의제된 어떤 기획력보다 이번에 아주 짜임새가 있고 수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대통령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경호 입장에서는 굉장히 두려운 상황인데.

▼김형오 그거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얘기 잠깐 하자면, 경호 핑계 대면요, 아무것도 못 해요. 그래서 그걸 극복해 나가야 돼요.

◎범기영 그러니까 오늘 그 모습도 일종의 좀 좋은 신호, 이렇게 읽으시는군요?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취임사 얘기를 조금 전에 하셨는데 취임사, 16분 동안 진행이 됐죠? 키워드는 자유, 인권, 시장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잠시 듣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
자유의 가치 재발견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습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양극화‧사회 갈등
빠른 성장 통해 해결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자유와 번영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 추구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범기영 오늘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무려 35번 언급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김형오 자유, 자유 대한민국, 이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말인데 그동안 우리가 좀 여기를 덜하고 있었지 않았나, 그런데 이번에 자유가 강조되어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그런 나라,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는데,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어요. 2400년, 2500년 전에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페리클레스라는 사람이 한 명언 중의 하나가,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범기영 행복은 자유에 있고.

▼김형오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자유를 지키려는 것은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하고 또 자유를 지킴으로써 행복이 보장이 된다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그런 어떤 정신이 미국 독립선언서, 미국 헌법에도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있다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들의 안전과 자유의 행복을 대대로 지킬 것을 다짐하면서 이 헌법을 만든다. 그래서 우리가 이 자유를 너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이번에 자유의 소중함, 귀중함을 다시 한번 찾는 계기가 됐고 자유 대한민국이 회복되는 좋은 계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범기영 자유를 가치를 높게 보시기 때문에.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전체적으로 취임사에는 좋은 후한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김형오 한마디만 더 하자면 백범 김구 선생도 자유를 굉장히 강조를 했거든요? 한마디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공원에 있는 꽃을 꺾는 그런 자유가 아니라 공원의 꽃을 보다듬는, 가꾸는 그런 자유다.

◎범기영 꺾을 자유가 아니라 가꾸는 자유.

▼김형오 가꾸는 자유다. 바로 그것이 우리 자유인이 가져야 될 권리와 책임, 의무가 아닌가, 이렇게 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번 대선이 사실 굉장히 박빙 승부로 끝났고 대선 이후에 바로 다음 달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서 갈등이 굉장히 격화되고 있어요. 그래서 통합이나 이런 메시지도 좀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예상들이 있었는데 그건 빠졌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오 아마 16분이라고 했습니까? 취임사가 짧고 쌈박하기 때문에 아마 그 통합이라는 말이 단어가 빠져 있었던 것이지 쭉 내용 자체는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고 하는 이런 뜻이 있었으니까...

◎범기영 표현은 빠져 있을지언정 정신은 담겨 있지 않느냐?

▼김형오 그리고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통합입니다. 통합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아마 대통령이 노력하리라고 봅니다만 그런데 문제는 이 통합이라는 게, 국민 통합이라는 게 우리 같은 정치인들이 이걸 국민들을 막 이렇게 편 가르기 하고 흩어놨던 거거든요. 그 국민들에게 적개심, 분노 막 사게 하는 이래서. 그래서 통합은 한 번 흐트러진 어떤 그걸 다시 가다듬고 통합을 가져오려고 하면 부단한 노력이 들어가야 되고 그다음에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해야 된다,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범기영 통합이라는 가치는 사실 대통령 선거 끝나고 당선자들이 취임할 때는 취임사에 단골로 들어가는 표현 중의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김형오 그렇죠.

◎범기영 문재인 이제는 전 대통령이군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사에서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보듬어 안겠다, 이런 표현을 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왜 잘 안 됩니까, 이게?

▼김형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 때도 그랬죠. 그리고 통합을 굉장히 강조한 대통령일수록 통합은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왜냐? 나를 중심으로 항상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내 편을 중심으로 받게 되면, 특히 최근 5년간은 참 불행하게도, 유감스럽게도 그 점이 너무 강했어요. 오죽하면 내로남불이니 뭐니 사전에도, 외국 사전에도 밀려 있다고 할 정도로 이런 것을 우리는 이제 지양해 나가고 극복해 나가고 그게 통합의 과제다, 거듭 말하지만, 통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솔선수범해야 된다, 하는 것입니다.

◎범기영 어찌 되었던 국정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 지게 됐고 통합이 만약에 잘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분열된 상태가 길어지더라도 결국은 그 책임은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물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형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제를 하는 한은 정치 사회적인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한테 귀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통합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되는 것이죠.

◎범기영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경험이 기시니까. 그러니까 전 정부에서도 왜...

▼김형오 나는 뭐 경험했다는데 대통령은 안 해본 사람이에요.

◎범기영 그러시긴 했네요. 여야정 상설 협의체 이런 걸 만들자고도 했었고 하는데 잘 안 됐거든요.

▼김형오 잘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 통합에 대한 어떤 진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는 어떠한 기구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앞으로 통합을 하려면 우선 통합을 하겠다는 그런 진지함이 있어야 돼요. 자꾸 거듭 말하는 것 같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진지함, 진정성은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지 무슨 여야 지도부가 대통령이 판단하는 거 아니에요. 국민들이 볼 적에 정말 진지하구나, 진정성이 있구나, 이러면 서서히 신뢰가 쌓여서 거기에서 통합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범기영 오늘 또 취임사에 이런 대목도 있더라고요.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이런 대목도 있고 성장을 통해서 문제를 좀 해결하겠다, 이런 의지도 여러 차례 보였는데 이 부분은 이렇게 보십니까?

▼김형오 그렇습니다. 양극화, 사회 갈등, 분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죠. 정말 이건 아주 너무나 보편적인 얘기인데 잘 지적을 안 하는 얘기예요. 그걸 아주 지적을 했다. 그리고 성장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발전을 하고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기본적인 얘기인데, 무슨 성장 만능주의자냐, 뭐 자유방임주의자냐, 이런 어떤 공격 때문에들 안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고 원칙으로 돌아가야 될 시점이 됐죠.

◎범기영 그런데 지금 이제 국제적인 경제 여건도 썩 좋지가 않고.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국내도 굉장히 지금 어려운 상황이에요. 물가 많이 올라가고...

▼김형오 가장 힘든 시기에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닐까.

◎범기영 언제고 위기 아닌 적은 없었습니다만.

▼김형오 그렇죠. IMF 때도 우리가 이런 위기 상황을 다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IMF 때보다도 더 위기다, 그때는 국민들이 이렇게 분열된, 통합에서 반대 방향이 되는 이런 상태까지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국민들이 갈등, 분열까지도 그걸 해소해 가면서 그리고 경제 사회적으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되는 아주 이중, 삼중, 사중의 난제와 과제를 안고 출범을 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취임사 관련한 질문 제가 하나만 더 드릴게요. 이제 분야별로 살펴보고 있는데, 실질적인 비핵화 이야기를 하면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고, 결국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 이렇게 좀 아주 원칙론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이런 원칙론에 북한이 반응할 리가 없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편에서는.

▼김형오 그렇습니다. 북한이 당장 반응 안 할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에 지난 정부 5년이 북한 입장에서는 북한이 아주 뭐 상대하기 가장 쉽고 편안하고 좋은 정부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북한으로서는 껄끄러운 정부가 등장한 겁니다. 지난 5년에 대해서 지나간 걸 가지고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나라를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된다면 북한으로부터 이 나라도 인정을 받아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년간은 너무나 북한에 대해서 눈치 보기, 비굴하고도 굴종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적인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더더군다나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의 이런 위상이 애매해져 버린 것입니다. 이 철저한 남북 관계는 국제 관계, 외교 관계, 안보 이런 상황 속에서 봐야 되는데, 너무 뭐 동포 만능주의라고 할까요? 이렇게 어떤 환상적으로 빠지는 바람에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 한, 그래서 이제 정상으로 돌려놓는 그런 그 과정에서 지금 들어섰는데, 북한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좀 어렵다고 할까, 껄끄러운 상대를, 정부를 만났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원칙과 정도의 입장에서 나아가야 돼야 된다, 이겁니다.

◎범기영 이제 오늘 오전에 취임식은 국회에서 있었고 용산 집무실로 가서 1호 결재도 하고 그러고 나서 다시 지금 국회로 대통령이 돌아와 있는데, 용산 시대를 개막하는 과정이 부드럽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실. 이제 실질적으로 국민과 함께하려면, 구중궁궐에서 나온다는 이 가치는 존중하되 실제로 이게 이상이 구현되려면 어떤 게 더 필요하다고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김형오 저는 MB 정부 때부터 또 박근혜 정부, 계속해서 청와대를 이전하라, 청와대를 이전하라, 하는 것을 주장을 해왔고...

◎범기영 MB 정부 인수위 부위원장 하실 때도 과제였죠?

▼김형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서 경호 문제 등등 이렇게 관련됐는데, 이번에는 아주 당선인, 후보 시절부터 얘기를 해가지고 공약을 지킨 대통령으로 됐기 때문에...

◎범기영 후보 시절에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었죠.

▼김형오 광화문, 이제 청와대를 떠나겠다, 하는 말을 축약해서 광화문 시대가 된 것이죠. 그런데 이제 광화문이냐, 용산이냐 이거 가지고 시비한다는 것은 조금 본질에서는 벗어난 것이고 거기에서 떠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첫째, 국민과의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그런 의지입니다. 너무 좀 서두르고 빠르고 또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엇박자가 나긴 했습니다만 이런 것, 70년. 70년이죠? 70년의 어떤 세월을 이렇게 용산 시대로 왔다. 국민과의 어떤 그런 직접적인 어떤 그 시대로 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강하고 내용적, 제가 청와대에 한 5년 정도 근무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권위주의적인 시대를 청산하는 새로운 어떤 그야말로 문민의 시대, 자유민주주의 시대가 왔다, 하는 것이고. 또 하나 부차적으로 하자면 저 청와대 자리를 국민에게 돌려드린다, 국민 속으로 개방한다,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가 점층이 돼서 상당히 좋은 어떤 단계로 진입하지 않을 것인가, 또 따지고 보면 처음에 다소 좀 서툴렀던 것이 나중에 잘 나아가기 위한 도움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되네요.

◎범기영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뭐 누가 뭐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니까요. 0시부터 임기가 시작이 됐습니다, 이미. KBS가 여론조사한 내용 잠깐 좀 보고 말씀 좀 더 나눌까요? 국정 운영 기대감, 과연 이게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어떻게 기대하고 있는지 KBS가 여론조사 실시했는데요. 결과를 보면...

▼김형오 윤석열 정부겠죠.

◎범기영 네, 그렇습니다. 윤석열 정부. 잘할 것이다, 라는 기대감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에요. 그러니까 예전의 전임 정부들과 비교해 보면 좀 낮은 거는 분명합니다.

▼김형오 그렇죠.

◎범기영 이게 워낙에 적은 표 차이로 당선이 된, 그리고 아직도 정치적인 갈등이 심한 그런 영향도 있을 것이고 국민들이 또 국정의 우선 방향은 이런 것으로 꼽고 있어요. 국민 통합과 갈등 해소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고, 불평등 해소 그리고 사회 정의, 이런 것들이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일단 의장님이 보시기에, 의장님이 보시기에 윤석열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김형오 이미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자유, 자유를 확보하겠다. 모든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 세상을 누리는 데 대한 어떤 그 자기 의식이라고 할까요? 자존감을 높이겠다고 하는 것이 나는 취임사의 어떤 키워드라고 보는데, 지금 현재 그것을 하기 위해서라도 국민 통합이 아주 절실한 거예요. 대한민국이 그동안 너무 나뉘어져 있었어요. 갈가리 찢겨져 있던 걸 통합해야 되는데, 통합을 하려면 어떻게 하느냐, 저는 아마 두 가지가 필수적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첫째는 인사 또 하나는 소통.

◎범기영 인사와 소통.

▼김형오 인사와 소통 위에 앞으로 완전히 역점을 두는 그런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나는 하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범기영 차차 좀 짚어보기로 하고, 그런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이제 인물에 좀 집중을 해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이 인물이 어떤 부분에서는 좀 강점이 있고 어떤 부분은 좀 더 보완해야 된다고 보세요? 강점부터 좀 짚어주시죠.

▼김형오 강점, 단점 모든 사람이 다 만능은 아니니까.

◎범기영 그럼요.

▼김형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정치인 중의 정치인이 대통령이거든요? 그 점에서 면모는 그대로죠. 이분이 정치 신인입니다.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가지고 1년도 안 돼가지고 대통령이 됐거든요?

◎범기영 그렇습니다.

▼김형오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단점이 있죠. 동시에 장점이 있는 겁니다. 정치적으로 때가 전혀 묻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때 묻지 않았다.

▼김형오 때 묻지 않았다. 참신하다. 그리고 오랜 정치인과는 달리 어떤 세력, 어떤 계파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빚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어떤 그 모습, 그리고 0.73%, 아슬아슬하게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나는 약이 돼야 된다, 또 약이 될 것이다, 하는 생각입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초심을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 국민만 오직 바라보고 가겠다. 이런 자세를 가지면 나는 처음으로 내가 모든 뭐 언론이나 얘기할 적에 우리나라에 더 이상 이제 불행한 대통령 안 나와야 된다. 단 한 번도 청와대를 웃고 나가는 대통령이 없었어요. 이제는 불행한 대통령이 안 나와야 된다는데 그런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되기를 또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일단 취임식 날 저희가 보여드린 이 여론조사 결과, 국정 기대감이 높지는 않은데 이게 오히려 기저효과가 될 수도 있어요, 정말.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하더라, 이러면 또 치고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

▼김형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하는 자세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된다, 이거예요.

◎범기영 두 가지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인사를 꼽으셨는데 인사에 좀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계속 나옵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 사람을 뽑으면서 실력만 보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런데 실력을 보다 보니까 여성 거의 없고 서울대 일색에 대부분 중년층 이상이고 이런 류의 비판이 계속되는데, 어쩔 수 없는 겁니까? 아니면 뚫고 나갈 방법이 있습니까?

▼김형오 인사가 만사,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요. 정말 인사가 중요한데, 이번의 인사는 뭐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나는 주지 못했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시간적으로 너무 짧았어요. 좋은 인재를 뽑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짧았던 것이고 그런 부분이 많이 보여요. 급히, 지금 새 대통령이 해야 될 사항들이 너무 많은데 그게 이제 인사하다 보니까 너무 급하게 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지금 여소야대, 근래에 없었던, 30년 만에 처음 보는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서 또 어려움이 많이 있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실력 위주다, 능력 위주다, 이런 말을 앞으로 안 해야 됩니다. 모든 사람이 실력 다 있어요. 각자 어느 실력, 어느 능력이 있느냐 하는 거지만, 이런 걸 가지고 이번에 이제 상당히 많은 교훈이 됐을 거예요. 대통령이 생각하는 또는 대통령의 핵심들이 생각하는 이런 어떤 모습과 또 국민이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합치하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어떤 인사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많이 좀 더 발전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나,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국회에서 계속 인사청문 정국 진행 중인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의 하나가 부모 찬스, 아빠 찬스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오고. 그래서 결국에는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 가장 큰 동력 중의 하나인 공정과 상식, 이 부분, 이 토대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들도 나옵니다.

▼김형오 나는 이 부분은 이제 야당이 된 민주당이 조금 핵심을 잘못 짚고 있다, 하는 그런 생각을 가져요. 아빠 찬스다, 아까 말하는 무슨 찬스다, 하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 많이 됐던 거거든요. 그게 이번 정부하고 억지로 대입을 시키고 있는데, 국민들이 지난 정부는 바로 어제 적 일이기 때문에 잊어버리질 않아요. 대입을 시키는 걸 보고 이게 과연 똑같은 거냐, 무슨 범죄적인 게 있지도 않고 무슨 뭐 이렇게... 뭐라고 하는 그런 말을 언론에서 쓰기도 좀... 방송 통해서 얘기하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하나는 고의가 있었던 것이고 또 범죄적인 어떤 모습이 있었던 거고 이건 그것도 아닌데 갖다 붙이게 되면 민주당은 좀... 조금 이번에 과잉 뭐라고 하나, 발목 잡기, 이런 거로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까지 나타난 걸로 봐서는 그 청문회에서 인준을 못 해줄 정도, 그것은 아니다, 하는 것이 아마 전체적인 생각일 거예요.

◎범기영 이제 구체적인 인물을 거명해서 질문을 한번 드려보고 싶은데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는 아들, 딸이 모두 경북대 의전원에 입학하는 과정, 그 시기에 공교롭게 정호영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의 고위직에 있었기 때문에, 병원장이기도 했었고. 그래서 이런 것들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인식들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형오 글쎄 뭐... 한 사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도 이야기하고 싶지 전혀 않은데, 국민적인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용단이 필요하고 슬기로운 결단을 내려야 되는 문제인데, 문제는 내가 야당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청문회 진행 방식으로 봐서는 이 문제 된 이분을 아웃시키면 그다음 사람을 또 아웃시키고 그다음 사람 아웃 또 시키고...

◎범기영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김형오 네, 그렇게 하는 그런 자세가 너무나 엿보이기 때문에 이쪽 대통령 쪽이라고 합니까? 당선인 쪽에서도 함부로 아웃을 시키려야 못 시키도록...

◎범기영 그러니까 뭐랄까요? 좀 기 싸움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형세가 되는군요.

▼김형오 기 싸움이라고...

◎범기영 하나를 내주면 다음 것까지 내줘야 하는.

▼김형오 그러니까 이게 지금 대화와 타협이 안 되는, 그래서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이 나라가 우리 모두의 나라다, 이래야 되는데 나는 나라 관리하는 데는 책임이 없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높은 자리인데, 국회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데 그냥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하는 것이죠. 함께 나가겠다고 생각하면 이 문제 다 풀립니다. 왜 서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지금 안 풀리고 있는 거죠.

◎범기영 그런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뢰하면서 풀어갈 수 있을지는 잘 와 닿지는 않습니다.

▼김형오 결국은요. 말씀하신 대로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으로 귀결이 됩니다. 억울해도 대통령 책임이 되는 거고요, 이 대통령 중심제 나라에서는.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국회, 지금 더구나 소수 여당인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지금부터 이제는 야당과의 접촉을 해야 됩니다. 뭐 한두 번 접촉했다고 문제 해결이 되지도 않을 거예요. 야당이 지금 강경파가 지금 주도를 하고 있는데. 그러나 대통령이 야당하고 접촉하고 있다는 그 모습은 야당을 설득시키기 위한 것보다는, 뭐 설득되면 더 좋긴 하지만 국민을 향해서, 내가 국민들이 보실 적에 대통령이 이렇게 국정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찾아가고 대화하려고 하는구나, 이 모습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아마 야당도 움직일 거예요.

◎범기영 취임식장에 걸어 들어가면서 일일이 주먹 인사를 국민들과 했던 그 모습이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

▼김형오 뭘 못 하겠어요? 그리고 대통령 뭐 10년 하는 것도 아니고 20년 하는 것도 아니고 딱 5년 하는데.

◎범기영 그렇습니다. 5년짜리 최고위직 공무원이죠, 계약직.

▼김형오 그렇죠, 그렇죠.

◎범기영 그런데 인사청문회, 일단 민주당은 딱히 지금 청문 결과 보고서 채택해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특히 한동훈 후보자 같은 경우는 소통령이라고까지 지목을 하고 있어서,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이제 청문보고서 다시 송부해 주십시오, 라고 요청을 국회에 다시 할 테고, 그래도 안 들어주면 통상 임명 강행을 할 수 있게 되잖아요, 요건을 갖추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소통, 합치, 통합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김형오 서로 지금은 자존심, 체면 싸움으로 이 국정을 하기 시작하면요. 방법이, 길이 없습니다. 결국, 피해는 나라와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이죠. 한동훈 씨 얘기 나와서 한마디 하자면요. 사실 저는 한동훈 씨를 장관 후보자로 발표할 적에 너무 빠른 거 아니냐, 좀... 그분 개인을 위해서도 차곡차곡 밟아가야 할 과정과 길이 있을 텐데, 하고 했는데 이번에 청문회 하는 것을 언뜻 보니까 한동훈 씨를 장관급으로, 장관감으로 만들어준 청문회가...

◎범기영 오히려, 민주당이?

▼김형오 오히려, 예. 왜 저렇게 한동훈 씨에 대해서 벼르고 별렀다는 당에서 저런 식으로밖에 질문을 못 하고 저렇게 준비가 안 됐나. 그래서 참 밑천이 드러났다고 할까요? 한동훈 씨가 오히려 부각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범기영 지금 이제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 보고서가 송부가 안 되면서 일단 차관 20명을 어제 발표를 했어요. 이제 아마 바로 임명을 하게 될 텐데, 장관 없이 차관이 대행하는 형태로 부처가 운영되면 실제로 어려움이 많이 생깁니까?

▼김형오 참 모양새가 참 안 좋죠.

◎범기영 모양새입니까? 아니면 구체적으로 문제가 생깁니까?

▼김형오 이게요. 이 모양새가 구겨지는 것을 민주당이 노린다고 하면 그건 성공했죠. 새 정부가 모양새가 초라하죠. 바지는 입었는데 윗도리는 안 입은 형국이나 오히려 그 반대의 형국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만 노렸다면 민주당은 좀 실책이죠. 결국은 이 나라가 움직여 나가는 데 민주당이 발목 잡았다는 것밖에, 이 나라가 잘되든 안 되든 우리는 관심이 없다. 지금 차관으로 운영을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일 뿐이지, 아니 차관, 장관이 책임지고 하라고 다 우리 헌법에 다 있는데 이걸 못 하게 하는 것은 누구 책임입니까?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장관으로서 부적격자냐, 도덕적으로 아주 지탄을 받아야 할 사람이... 지금 7명인가밖에 안 해줬잖아요.

◎범기영 네, 7명만 받았죠.

▼김형오 그러면 13명인가 하는 사람은 다 그런 사람이냐? 아니다, 이거예요. 그래서 민주당이 조금 아무리 강경파가 또 정권을 빼앗겼다는 데 대해서 울분이 높다 하더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그런 걸 보여야 오히려 민주당도 신뢰감이 제고되지 않겠는가, 이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의하고 건전한 차원에서의 비판과 견제가 보여지는 그런 2년, 앞으로 2년 후에 총선이 있으니까, 그런 2년이 되기를 나는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아마 민주당도 그렇게 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사실 계속 발목 잡기 이미지만 가져간다면...

▼김형오 그럼요. 총선에서도 안 좋죠, 민주당한테. 아마 민주당이 이제 어느 정도 힘 좀 과시하고 그러면 협조적인 자세로 들어오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이제 의장님 오셨으니까, 구체적으로 이건 제가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지금 하반기...

▼김형오 구체적으로 많이 물었잖아요.

◎범기영 하반기 원 구성 이야기를 하면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넘겨주기로 예전 원내대표 간의 합의가 있었는데 그거 못 지키겠다, 이제. 지금 그런 항상 이거든요?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형오 뭐 그걸 가지고 자꾸 이제 문제 하는 건 맞지 않죠. 양보와 타협해야 되고 또 합의한 것을 지켜야 되는 것이죠. 이게 13대 국회 여소야대 되면서부터 이렇게 야당 몫으로 이렇게 갔던 건데, 항상 국회의장 쪽하고 야당하고 법사위원장하고가 같은...

◎범기영 당적을 다르게?

▼김형오 그렇죠. 같은 쪽이 아니었어요. 그건 뭐 관례고, 이걸 가지고 다시 바꾸려고 하니까 그 논리가 좀 궁색해지고 있잖아요?

◎범기영 여야가 바뀌었으니까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해야겠다.

▼김형오 제가 뭐 제 얘기를 해서 안 됐습니다만 제가 원내대표를 하고 있는데, 야당 때. 원내대표를 하고 있는데 그 여당이 노무현 대통령 때 둘로 나눠졌어요. 졸지에 제가 제1당 원내대표가 됐어요. 제1당 원내대표가 됐으니까 나보고 운영위원장을 맡아라.국회 이제 운영을 하라는데. 그런데 저는 안 했어요. 운영위원장 그대로 둬라, 내가 제1당 소속이지만 그냥 관례대로 하자. 운영위원장 하면 뭐하고 안 하면 뭐합니까? 국회의 어떤 그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데 그걸 지켜나가고 합리적으로 처리를 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의장님은 그런 개인적인, 하나 안 하나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당시에서는 말할 수 있는데 지금은 세력이 완전히 쪼개져서 정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라서, 진영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이걸 내주지 못하겠다는 거잖아요.

▼김형오 바로 그런 점이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죠. 후퇴된 것이고. 국민들이 지금 수준이 얼마나 높은데 그런 기 싸움이나 하고 세력 싸움, 이거 다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금방 생각 있는 사람들은 이래서는 안 된다, 하는 걸 알 거예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 대선 기간 동안 공개적으로 기자회견, 사과 기자회견 하고 공식 석상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영부인 역할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김형오 대통령 부인이에요. 그런데 이제 종래의 영부인 역할을 당장 하기에는 여러 가지 환경이 마땅치 않으니까 나 같으면 이렇게 좀 건의를 하고 싶어요. 대통령, 엄연한 대통령 부인이에요. 대통령 부인으로서 당당함, 그리고 어떤 국격, 지켜야 될 건 지켜나가자. 대신에 지금부터 서서히 조금씩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부분부터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이런 생각입니다. 갑자기 뭐 그냥 확 가면 국민들이 또 받아들이는 데 좀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갑자기 전면에 등장하면 거부감을 가진 국민들이 반응할 수 있으니까.

▼김형오 거부감보다도 조금... 전에 안 나타났었던 분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런 것보다는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는 모습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이 조언은 좀 꼭 해 주고 싶다. 아무튼, 이 정부 성공해야 되잖아요.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성공하기 위해서 윤 대통령, 이걸 좀 꼭 지켜주십시오, 라고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다면 뭡니까?

▼김형오 초심을 잃지 말아라,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요. 저는 지난 정부 5년 내내 다음 대통령이 해야 될 거는 세 가지라고 얘기했습니다. 첫째,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가 돼야 된다.

◎범기영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

▼김형오 두 번째, 나라의 자존심, 대외 관계입니다. 자존심을 지키는, 자존감을 지키는 나라, 그런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 돼야 된다. 세 번째, 미래의 꿈을 살리는 그런 나라, 그런 대통령이 되길 원했습니다. 나는 이것을 윤 대통령이 잘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범기영 잘해 주길 바라시고 잘할 거라고도 보고 계십니까?

▼김형오 어느 대통령보다 나는 열심히 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어느 대통령보다, 알겠습니다. 성공한 정부 보게 됐으면 좋겠네요, 5년 후에.

▼김형오 제 희망입니다.

◎범기영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김형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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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억울해도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윤 대통령, 이제는 야당 만나야”
    • 입력 2022-05-10 15:59:24
    • 수정2022-05-10 18:03:58
    사사건건
김형오 전 국회의장<br />- 새 정부 '통합' 가장 절실... 국민들 진정성 느끼고 신뢰 쌓여야 가능<br />- 윤석열 대통령, 국민 갈등과 분열 풀어야 해 IMF 때보다 더 힘든 시기 임기 시작<br />- 지난 5년 북한 눈치 보고 굴종적인 자세로 '동포 만능주의'... 새 정부, 원칙과 정도대로 나아가야<br />- 청와대 이전 준비 덜 되어 다소 엇박자였지만 '권위주의 시대 청산' 큰 의미<br />- 국정 최우선 과제 '인사와 소통'... 대통령 '정치 신인' 단점이자 장점 <br />-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으로 귀결...윤 대통령, 지금부터는 야당과 접촉해 대화하는 모습 보여야"<br />- 국회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공방은 정권 빼앗긴 민주당의 '발목잡기'<br />- '여소야대' 정국, 여야 함께 국정 논의하고 건전한 비판 견제토록 변화해야
■ 방송시간 : 5월 10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김형오 전 국회의장


https://youtu.be/xaSDcw-Y3n8

◎범기영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0일 사사건건 시작하겠습니다. 임기 5년, 윤석열 대통령 시대 시작됐습니다. 오늘 여의도 사사건건 코너는 보수 진영 원로죠?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함께 새 정부 출범의 의미, 또 성공의 조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형오 반갑습니다.

◎범기영 의장님, 지금 국회에서 취임 축하연 하는 데 참석을 못 하시고 여기로 나오셨어요.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오늘 역대 취임식 여러 차례 봐오셨잖아요. 비교할 때 어떤 대목이 좀 눈에 띄셨습니까?

▼김형오 여러 가지로 눈에 많이 띄고 다른 점이죠.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고 무지개를 봤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으니까 이것도 하나의 길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또 그 시작하기 직전에 우리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방에서, 마라도에서 휴전선까지 또 독도에서 연평도까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의 각오와 기개, 이런 것도 참 오랜간만의 그런 모습이라 좋았고 취임사가 길지 않아서 좋았어요.

◎범기영 길지 않아서?

▼김형오 길지 않아서 좋고 내용이 알찼고, 기획력이 상당히 돋보였다고 할까요? 또 대통령이 직접 군중 속으로, 청중 속으로 함께하는 모습, 앞으로의 어떤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 희망을 좀 느꼈다고 할까요? 여러 가지로 이때까지 쌓여 있던 이상한 의제된 어떤 기획력보다 이번에 아주 짜임새가 있고 수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대통령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경호 입장에서는 굉장히 두려운 상황인데.

▼김형오 그거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얘기 잠깐 하자면, 경호 핑계 대면요, 아무것도 못 해요. 그래서 그걸 극복해 나가야 돼요.

◎범기영 그러니까 오늘 그 모습도 일종의 좀 좋은 신호, 이렇게 읽으시는군요?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취임사 얘기를 조금 전에 하셨는데 취임사, 16분 동안 진행이 됐죠? 키워드는 자유, 인권, 시장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잠시 듣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
자유의 가치 재발견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습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양극화‧사회 갈등
빠른 성장 통해 해결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자유와 번영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 추구해야"

<녹취> 윤석열 / 대통령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범기영 오늘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무려 35번 언급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김형오 자유, 자유 대한민국, 이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말인데 그동안 우리가 좀 여기를 덜하고 있었지 않았나, 그런데 이번에 자유가 강조되어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그런 나라,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는데,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어요. 2400년, 2500년 전에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페리클레스라는 사람이 한 명언 중의 하나가,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범기영 행복은 자유에 있고.

▼김형오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자유를 지키려는 것은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하고 또 자유를 지킴으로써 행복이 보장이 된다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그런 어떤 정신이 미국 독립선언서, 미국 헌법에도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있다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들의 안전과 자유의 행복을 대대로 지킬 것을 다짐하면서 이 헌법을 만든다. 그래서 우리가 이 자유를 너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이번에 자유의 소중함, 귀중함을 다시 한번 찾는 계기가 됐고 자유 대한민국이 회복되는 좋은 계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범기영 자유를 가치를 높게 보시기 때문에.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전체적으로 취임사에는 좋은 후한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김형오 한마디만 더 하자면 백범 김구 선생도 자유를 굉장히 강조를 했거든요? 한마디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공원에 있는 꽃을 꺾는 그런 자유가 아니라 공원의 꽃을 보다듬는, 가꾸는 그런 자유다.

◎범기영 꺾을 자유가 아니라 가꾸는 자유.

▼김형오 가꾸는 자유다. 바로 그것이 우리 자유인이 가져야 될 권리와 책임, 의무가 아닌가, 이렇게 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번 대선이 사실 굉장히 박빙 승부로 끝났고 대선 이후에 바로 다음 달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서 갈등이 굉장히 격화되고 있어요. 그래서 통합이나 이런 메시지도 좀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예상들이 있었는데 그건 빠졌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오 아마 16분이라고 했습니까? 취임사가 짧고 쌈박하기 때문에 아마 그 통합이라는 말이 단어가 빠져 있었던 것이지 쭉 내용 자체는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고 하는 이런 뜻이 있었으니까...

◎범기영 표현은 빠져 있을지언정 정신은 담겨 있지 않느냐?

▼김형오 그리고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통합입니다. 통합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아마 대통령이 노력하리라고 봅니다만 그런데 문제는 이 통합이라는 게, 국민 통합이라는 게 우리 같은 정치인들이 이걸 국민들을 막 이렇게 편 가르기 하고 흩어놨던 거거든요. 그 국민들에게 적개심, 분노 막 사게 하는 이래서. 그래서 통합은 한 번 흐트러진 어떤 그걸 다시 가다듬고 통합을 가져오려고 하면 부단한 노력이 들어가야 되고 그다음에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해야 된다,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범기영 통합이라는 가치는 사실 대통령 선거 끝나고 당선자들이 취임할 때는 취임사에 단골로 들어가는 표현 중의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김형오 그렇죠.

◎범기영 문재인 이제는 전 대통령이군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사에서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보듬어 안겠다, 이런 표현을 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왜 잘 안 됩니까, 이게?

▼김형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 때도 그랬죠. 그리고 통합을 굉장히 강조한 대통령일수록 통합은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왜냐? 나를 중심으로 항상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내 편을 중심으로 받게 되면, 특히 최근 5년간은 참 불행하게도, 유감스럽게도 그 점이 너무 강했어요. 오죽하면 내로남불이니 뭐니 사전에도, 외국 사전에도 밀려 있다고 할 정도로 이런 것을 우리는 이제 지양해 나가고 극복해 나가고 그게 통합의 과제다, 거듭 말하지만, 통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솔선수범해야 된다, 하는 것입니다.

◎범기영 어찌 되었던 국정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 지게 됐고 통합이 만약에 잘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분열된 상태가 길어지더라도 결국은 그 책임은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물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형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제를 하는 한은 정치 사회적인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한테 귀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통합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되는 것이죠.

◎범기영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경험이 기시니까. 그러니까 전 정부에서도 왜...

▼김형오 나는 뭐 경험했다는데 대통령은 안 해본 사람이에요.

◎범기영 그러시긴 했네요. 여야정 상설 협의체 이런 걸 만들자고도 했었고 하는데 잘 안 됐거든요.

▼김형오 잘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 통합에 대한 어떤 진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는 어떠한 기구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앞으로 통합을 하려면 우선 통합을 하겠다는 그런 진지함이 있어야 돼요. 자꾸 거듭 말하는 것 같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진지함, 진정성은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지 무슨 여야 지도부가 대통령이 판단하는 거 아니에요. 국민들이 볼 적에 정말 진지하구나, 진정성이 있구나, 이러면 서서히 신뢰가 쌓여서 거기에서 통합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범기영 오늘 또 취임사에 이런 대목도 있더라고요.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이런 대목도 있고 성장을 통해서 문제를 좀 해결하겠다, 이런 의지도 여러 차례 보였는데 이 부분은 이렇게 보십니까?

▼김형오 그렇습니다. 양극화, 사회 갈등, 분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죠. 정말 이건 아주 너무나 보편적인 얘기인데 잘 지적을 안 하는 얘기예요. 그걸 아주 지적을 했다. 그리고 성장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발전을 하고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기본적인 얘기인데, 무슨 성장 만능주의자냐, 뭐 자유방임주의자냐, 이런 어떤 공격 때문에들 안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고 원칙으로 돌아가야 될 시점이 됐죠.

◎범기영 그런데 지금 이제 국제적인 경제 여건도 썩 좋지가 않고.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국내도 굉장히 지금 어려운 상황이에요. 물가 많이 올라가고...

▼김형오 가장 힘든 시기에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닐까.

◎범기영 언제고 위기 아닌 적은 없었습니다만.

▼김형오 그렇죠. IMF 때도 우리가 이런 위기 상황을 다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IMF 때보다도 더 위기다, 그때는 국민들이 이렇게 분열된, 통합에서 반대 방향이 되는 이런 상태까지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국민들이 갈등, 분열까지도 그걸 해소해 가면서 그리고 경제 사회적으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되는 아주 이중, 삼중, 사중의 난제와 과제를 안고 출범을 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취임사 관련한 질문 제가 하나만 더 드릴게요. 이제 분야별로 살펴보고 있는데, 실질적인 비핵화 이야기를 하면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고, 결국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 이렇게 좀 아주 원칙론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이런 원칙론에 북한이 반응할 리가 없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편에서는.

▼김형오 그렇습니다. 북한이 당장 반응 안 할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에 지난 정부 5년이 북한 입장에서는 북한이 아주 뭐 상대하기 가장 쉽고 편안하고 좋은 정부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북한으로서는 껄끄러운 정부가 등장한 겁니다. 지난 5년에 대해서 지나간 걸 가지고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나라를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된다면 북한으로부터 이 나라도 인정을 받아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5년간은 너무나 북한에 대해서 눈치 보기, 비굴하고도 굴종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적인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더더군다나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의 이런 위상이 애매해져 버린 것입니다. 이 철저한 남북 관계는 국제 관계, 외교 관계, 안보 이런 상황 속에서 봐야 되는데, 너무 뭐 동포 만능주의라고 할까요? 이렇게 어떤 환상적으로 빠지는 바람에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 한, 그래서 이제 정상으로 돌려놓는 그런 그 과정에서 지금 들어섰는데, 북한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좀 어렵다고 할까, 껄끄러운 상대를, 정부를 만났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원칙과 정도의 입장에서 나아가야 돼야 된다, 이겁니다.

◎범기영 이제 오늘 오전에 취임식은 국회에서 있었고 용산 집무실로 가서 1호 결재도 하고 그러고 나서 다시 지금 국회로 대통령이 돌아와 있는데, 용산 시대를 개막하는 과정이 부드럽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실. 이제 실질적으로 국민과 함께하려면, 구중궁궐에서 나온다는 이 가치는 존중하되 실제로 이게 이상이 구현되려면 어떤 게 더 필요하다고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김형오 저는 MB 정부 때부터 또 박근혜 정부, 계속해서 청와대를 이전하라, 청와대를 이전하라, 하는 것을 주장을 해왔고...

◎범기영 MB 정부 인수위 부위원장 하실 때도 과제였죠?

▼김형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서 경호 문제 등등 이렇게 관련됐는데, 이번에는 아주 당선인, 후보 시절부터 얘기를 해가지고 공약을 지킨 대통령으로 됐기 때문에...

◎범기영 후보 시절에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었죠.

▼김형오 광화문, 이제 청와대를 떠나겠다, 하는 말을 축약해서 광화문 시대가 된 것이죠. 그런데 이제 광화문이냐, 용산이냐 이거 가지고 시비한다는 것은 조금 본질에서는 벗어난 것이고 거기에서 떠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첫째, 국민과의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그런 의지입니다. 너무 좀 서두르고 빠르고 또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엇박자가 나긴 했습니다만 이런 것, 70년. 70년이죠? 70년의 어떤 세월을 이렇게 용산 시대로 왔다. 국민과의 어떤 그런 직접적인 어떤 그 시대로 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강하고 내용적, 제가 청와대에 한 5년 정도 근무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권위주의적인 시대를 청산하는 새로운 어떤 그야말로 문민의 시대, 자유민주주의 시대가 왔다, 하는 것이고. 또 하나 부차적으로 하자면 저 청와대 자리를 국민에게 돌려드린다, 국민 속으로 개방한다,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가 점층이 돼서 상당히 좋은 어떤 단계로 진입하지 않을 것인가, 또 따지고 보면 처음에 다소 좀 서툴렀던 것이 나중에 잘 나아가기 위한 도움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되네요.

◎범기영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뭐 누가 뭐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니까요. 0시부터 임기가 시작이 됐습니다, 이미. KBS가 여론조사한 내용 잠깐 좀 보고 말씀 좀 더 나눌까요? 국정 운영 기대감, 과연 이게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어떻게 기대하고 있는지 KBS가 여론조사 실시했는데요. 결과를 보면...

▼김형오 윤석열 정부겠죠.

◎범기영 네, 그렇습니다. 윤석열 정부. 잘할 것이다, 라는 기대감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에요. 그러니까 예전의 전임 정부들과 비교해 보면 좀 낮은 거는 분명합니다.

▼김형오 그렇죠.

◎범기영 이게 워낙에 적은 표 차이로 당선이 된, 그리고 아직도 정치적인 갈등이 심한 그런 영향도 있을 것이고 국민들이 또 국정의 우선 방향은 이런 것으로 꼽고 있어요. 국민 통합과 갈등 해소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고, 불평등 해소 그리고 사회 정의, 이런 것들이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일단 의장님이 보시기에, 의장님이 보시기에 윤석열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김형오 이미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자유, 자유를 확보하겠다. 모든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 세상을 누리는 데 대한 어떤 그 자기 의식이라고 할까요? 자존감을 높이겠다고 하는 것이 나는 취임사의 어떤 키워드라고 보는데, 지금 현재 그것을 하기 위해서라도 국민 통합이 아주 절실한 거예요. 대한민국이 그동안 너무 나뉘어져 있었어요. 갈가리 찢겨져 있던 걸 통합해야 되는데, 통합을 하려면 어떻게 하느냐, 저는 아마 두 가지가 필수적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첫째는 인사 또 하나는 소통.

◎범기영 인사와 소통.

▼김형오 인사와 소통 위에 앞으로 완전히 역점을 두는 그런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나는 하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범기영 차차 좀 짚어보기로 하고, 그런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이제 인물에 좀 집중을 해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이 인물이 어떤 부분에서는 좀 강점이 있고 어떤 부분은 좀 더 보완해야 된다고 보세요? 강점부터 좀 짚어주시죠.

▼김형오 강점, 단점 모든 사람이 다 만능은 아니니까.

◎범기영 그럼요.

▼김형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정치인 중의 정치인이 대통령이거든요? 그 점에서 면모는 그대로죠. 이분이 정치 신인입니다.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가지고 1년도 안 돼가지고 대통령이 됐거든요?

◎범기영 그렇습니다.

▼김형오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단점이 있죠. 동시에 장점이 있는 겁니다. 정치적으로 때가 전혀 묻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때 묻지 않았다.

▼김형오 때 묻지 않았다. 참신하다. 그리고 오랜 정치인과는 달리 어떤 세력, 어떤 계파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빚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어떤 그 모습, 그리고 0.73%, 아슬아슬하게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나는 약이 돼야 된다, 또 약이 될 것이다, 하는 생각입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초심을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 국민만 오직 바라보고 가겠다. 이런 자세를 가지면 나는 처음으로 내가 모든 뭐 언론이나 얘기할 적에 우리나라에 더 이상 이제 불행한 대통령 안 나와야 된다. 단 한 번도 청와대를 웃고 나가는 대통령이 없었어요. 이제는 불행한 대통령이 안 나와야 된다는데 그런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되기를 또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일단 취임식 날 저희가 보여드린 이 여론조사 결과, 국정 기대감이 높지는 않은데 이게 오히려 기저효과가 될 수도 있어요, 정말.

▼김형오 그렇습니다.

◎범기영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하더라, 이러면 또 치고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

▼김형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하는 자세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된다, 이거예요.

◎범기영 두 가지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인사를 꼽으셨는데 인사에 좀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계속 나옵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 사람을 뽑으면서 실력만 보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런데 실력을 보다 보니까 여성 거의 없고 서울대 일색에 대부분 중년층 이상이고 이런 류의 비판이 계속되는데, 어쩔 수 없는 겁니까? 아니면 뚫고 나갈 방법이 있습니까?

▼김형오 인사가 만사,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요. 정말 인사가 중요한데, 이번의 인사는 뭐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나는 주지 못했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시간적으로 너무 짧았어요. 좋은 인재를 뽑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짧았던 것이고 그런 부분이 많이 보여요. 급히, 지금 새 대통령이 해야 될 사항들이 너무 많은데 그게 이제 인사하다 보니까 너무 급하게 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지금 여소야대, 근래에 없었던, 30년 만에 처음 보는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서 또 어려움이 많이 있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실력 위주다, 능력 위주다, 이런 말을 앞으로 안 해야 됩니다. 모든 사람이 실력 다 있어요. 각자 어느 실력, 어느 능력이 있느냐 하는 거지만, 이런 걸 가지고 이번에 이제 상당히 많은 교훈이 됐을 거예요. 대통령이 생각하는 또는 대통령의 핵심들이 생각하는 이런 어떤 모습과 또 국민이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합치하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어떤 인사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많이 좀 더 발전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나,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국회에서 계속 인사청문 정국 진행 중인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의 하나가 부모 찬스, 아빠 찬스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오고. 그래서 결국에는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 가장 큰 동력 중의 하나인 공정과 상식, 이 부분, 이 토대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들도 나옵니다.

▼김형오 나는 이 부분은 이제 야당이 된 민주당이 조금 핵심을 잘못 짚고 있다, 하는 그런 생각을 가져요. 아빠 찬스다, 아까 말하는 무슨 찬스다, 하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 많이 됐던 거거든요. 그게 이번 정부하고 억지로 대입을 시키고 있는데, 국민들이 지난 정부는 바로 어제 적 일이기 때문에 잊어버리질 않아요. 대입을 시키는 걸 보고 이게 과연 똑같은 거냐, 무슨 범죄적인 게 있지도 않고 무슨 뭐 이렇게... 뭐라고 하는 그런 말을 언론에서 쓰기도 좀... 방송 통해서 얘기하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하나는 고의가 있었던 것이고 또 범죄적인 어떤 모습이 있었던 거고 이건 그것도 아닌데 갖다 붙이게 되면 민주당은 좀... 조금 이번에 과잉 뭐라고 하나, 발목 잡기, 이런 거로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까지 나타난 걸로 봐서는 그 청문회에서 인준을 못 해줄 정도, 그것은 아니다, 하는 것이 아마 전체적인 생각일 거예요.

◎범기영 이제 구체적인 인물을 거명해서 질문을 한번 드려보고 싶은데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는 아들, 딸이 모두 경북대 의전원에 입학하는 과정, 그 시기에 공교롭게 정호영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의 고위직에 있었기 때문에, 병원장이기도 했었고. 그래서 이런 것들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인식들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형오 글쎄 뭐... 한 사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도 이야기하고 싶지 전혀 않은데, 국민적인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용단이 필요하고 슬기로운 결단을 내려야 되는 문제인데, 문제는 내가 야당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청문회 진행 방식으로 봐서는 이 문제 된 이분을 아웃시키면 그다음 사람을 또 아웃시키고 그다음 사람 아웃 또 시키고...

◎범기영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김형오 네, 그렇게 하는 그런 자세가 너무나 엿보이기 때문에 이쪽 대통령 쪽이라고 합니까? 당선인 쪽에서도 함부로 아웃을 시키려야 못 시키도록...

◎범기영 그러니까 뭐랄까요? 좀 기 싸움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형세가 되는군요.

▼김형오 기 싸움이라고...

◎범기영 하나를 내주면 다음 것까지 내줘야 하는.

▼김형오 그러니까 이게 지금 대화와 타협이 안 되는, 그래서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이 나라가 우리 모두의 나라다, 이래야 되는데 나는 나라 관리하는 데는 책임이 없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높은 자리인데, 국회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데 그냥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하는 것이죠. 함께 나가겠다고 생각하면 이 문제 다 풀립니다. 왜 서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지금 안 풀리고 있는 거죠.

◎범기영 그런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뢰하면서 풀어갈 수 있을지는 잘 와 닿지는 않습니다.

▼김형오 결국은요. 말씀하신 대로 모든 게 대통령 책임으로 귀결이 됩니다. 억울해도 대통령 책임이 되는 거고요, 이 대통령 중심제 나라에서는.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국회, 지금 더구나 소수 여당인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지금부터 이제는 야당과의 접촉을 해야 됩니다. 뭐 한두 번 접촉했다고 문제 해결이 되지도 않을 거예요. 야당이 지금 강경파가 지금 주도를 하고 있는데. 그러나 대통령이 야당하고 접촉하고 있다는 그 모습은 야당을 설득시키기 위한 것보다는, 뭐 설득되면 더 좋긴 하지만 국민을 향해서, 내가 국민들이 보실 적에 대통령이 이렇게 국정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찾아가고 대화하려고 하는구나, 이 모습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아마 야당도 움직일 거예요.

◎범기영 취임식장에 걸어 들어가면서 일일이 주먹 인사를 국민들과 했던 그 모습이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

▼김형오 뭘 못 하겠어요? 그리고 대통령 뭐 10년 하는 것도 아니고 20년 하는 것도 아니고 딱 5년 하는데.

◎범기영 그렇습니다. 5년짜리 최고위직 공무원이죠, 계약직.

▼김형오 그렇죠, 그렇죠.

◎범기영 그런데 인사청문회, 일단 민주당은 딱히 지금 청문 결과 보고서 채택해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특히 한동훈 후보자 같은 경우는 소통령이라고까지 지목을 하고 있어서,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이제 청문보고서 다시 송부해 주십시오, 라고 요청을 국회에 다시 할 테고, 그래도 안 들어주면 통상 임명 강행을 할 수 있게 되잖아요, 요건을 갖추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소통, 합치, 통합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김형오 서로 지금은 자존심, 체면 싸움으로 이 국정을 하기 시작하면요. 방법이, 길이 없습니다. 결국, 피해는 나라와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이죠. 한동훈 씨 얘기 나와서 한마디 하자면요. 사실 저는 한동훈 씨를 장관 후보자로 발표할 적에 너무 빠른 거 아니냐, 좀... 그분 개인을 위해서도 차곡차곡 밟아가야 할 과정과 길이 있을 텐데, 하고 했는데 이번에 청문회 하는 것을 언뜻 보니까 한동훈 씨를 장관급으로, 장관감으로 만들어준 청문회가...

◎범기영 오히려, 민주당이?

▼김형오 오히려, 예. 왜 저렇게 한동훈 씨에 대해서 벼르고 별렀다는 당에서 저런 식으로밖에 질문을 못 하고 저렇게 준비가 안 됐나. 그래서 참 밑천이 드러났다고 할까요? 한동훈 씨가 오히려 부각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범기영 지금 이제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 보고서가 송부가 안 되면서 일단 차관 20명을 어제 발표를 했어요. 이제 아마 바로 임명을 하게 될 텐데, 장관 없이 차관이 대행하는 형태로 부처가 운영되면 실제로 어려움이 많이 생깁니까?

▼김형오 참 모양새가 참 안 좋죠.

◎범기영 모양새입니까? 아니면 구체적으로 문제가 생깁니까?

▼김형오 이게요. 이 모양새가 구겨지는 것을 민주당이 노린다고 하면 그건 성공했죠. 새 정부가 모양새가 초라하죠. 바지는 입었는데 윗도리는 안 입은 형국이나 오히려 그 반대의 형국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만 노렸다면 민주당은 좀 실책이죠. 결국은 이 나라가 움직여 나가는 데 민주당이 발목 잡았다는 것밖에, 이 나라가 잘되든 안 되든 우리는 관심이 없다. 지금 차관으로 운영을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일 뿐이지, 아니 차관, 장관이 책임지고 하라고 다 우리 헌법에 다 있는데 이걸 못 하게 하는 것은 누구 책임입니까?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장관으로서 부적격자냐, 도덕적으로 아주 지탄을 받아야 할 사람이... 지금 7명인가밖에 안 해줬잖아요.

◎범기영 네, 7명만 받았죠.

▼김형오 그러면 13명인가 하는 사람은 다 그런 사람이냐? 아니다, 이거예요. 그래서 민주당이 조금 아무리 강경파가 또 정권을 빼앗겼다는 데 대해서 울분이 높다 하더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그런 걸 보여야 오히려 민주당도 신뢰감이 제고되지 않겠는가, 이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의하고 건전한 차원에서의 비판과 견제가 보여지는 그런 2년, 앞으로 2년 후에 총선이 있으니까, 그런 2년이 되기를 나는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아마 민주당도 그렇게 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사실 계속 발목 잡기 이미지만 가져간다면...

▼김형오 그럼요. 총선에서도 안 좋죠, 민주당한테. 아마 민주당이 이제 어느 정도 힘 좀 과시하고 그러면 협조적인 자세로 들어오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이제 의장님 오셨으니까, 구체적으로 이건 제가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지금 하반기...

▼김형오 구체적으로 많이 물었잖아요.

◎범기영 하반기 원 구성 이야기를 하면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넘겨주기로 예전 원내대표 간의 합의가 있었는데 그거 못 지키겠다, 이제. 지금 그런 항상 이거든요?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형오 뭐 그걸 가지고 자꾸 이제 문제 하는 건 맞지 않죠. 양보와 타협해야 되고 또 합의한 것을 지켜야 되는 것이죠. 이게 13대 국회 여소야대 되면서부터 이렇게 야당 몫으로 이렇게 갔던 건데, 항상 국회의장 쪽하고 야당하고 법사위원장하고가 같은...

◎범기영 당적을 다르게?

▼김형오 그렇죠. 같은 쪽이 아니었어요. 그건 뭐 관례고, 이걸 가지고 다시 바꾸려고 하니까 그 논리가 좀 궁색해지고 있잖아요?

◎범기영 여야가 바뀌었으니까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해야겠다.

▼김형오 제가 뭐 제 얘기를 해서 안 됐습니다만 제가 원내대표를 하고 있는데, 야당 때. 원내대표를 하고 있는데 그 여당이 노무현 대통령 때 둘로 나눠졌어요. 졸지에 제가 제1당 원내대표가 됐어요. 제1당 원내대표가 됐으니까 나보고 운영위원장을 맡아라.국회 이제 운영을 하라는데. 그런데 저는 안 했어요. 운영위원장 그대로 둬라, 내가 제1당 소속이지만 그냥 관례대로 하자. 운영위원장 하면 뭐하고 안 하면 뭐합니까? 국회의 어떤 그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데 그걸 지켜나가고 합리적으로 처리를 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의장님은 그런 개인적인, 하나 안 하나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당시에서는 말할 수 있는데 지금은 세력이 완전히 쪼개져서 정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라서, 진영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이걸 내주지 못하겠다는 거잖아요.

▼김형오 바로 그런 점이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죠. 후퇴된 것이고. 국민들이 지금 수준이 얼마나 높은데 그런 기 싸움이나 하고 세력 싸움, 이거 다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금방 생각 있는 사람들은 이래서는 안 된다, 하는 걸 알 거예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 대선 기간 동안 공개적으로 기자회견, 사과 기자회견 하고 공식 석상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영부인 역할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김형오 대통령 부인이에요. 그런데 이제 종래의 영부인 역할을 당장 하기에는 여러 가지 환경이 마땅치 않으니까 나 같으면 이렇게 좀 건의를 하고 싶어요. 대통령, 엄연한 대통령 부인이에요. 대통령 부인으로서 당당함, 그리고 어떤 국격, 지켜야 될 건 지켜나가자. 대신에 지금부터 서서히 조금씩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부분부터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이런 생각입니다. 갑자기 뭐 그냥 확 가면 국민들이 또 받아들이는 데 좀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갑자기 전면에 등장하면 거부감을 가진 국민들이 반응할 수 있으니까.

▼김형오 거부감보다도 조금... 전에 안 나타났었던 분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런 것보다는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는 모습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이 조언은 좀 꼭 해 주고 싶다. 아무튼, 이 정부 성공해야 되잖아요.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성공하기 위해서 윤 대통령, 이걸 좀 꼭 지켜주십시오, 라고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다면 뭡니까?

▼김형오 초심을 잃지 말아라,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요. 저는 지난 정부 5년 내내 다음 대통령이 해야 될 거는 세 가지라고 얘기했습니다. 첫째,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가 돼야 된다.

◎범기영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

▼김형오 두 번째, 나라의 자존심, 대외 관계입니다. 자존심을 지키는, 자존감을 지키는 나라, 그런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 돼야 된다. 세 번째, 미래의 꿈을 살리는 그런 나라, 그런 대통령이 되길 원했습니다. 나는 이것을 윤 대통령이 잘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범기영 잘해 주길 바라시고 잘할 거라고도 보고 계십니까?

▼김형오 어느 대통령보다 나는 열심히 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어느 대통령보다, 알겠습니다. 성공한 정부 보게 됐으면 좋겠네요, 5년 후에.

▼김형오 제 희망입니다.

◎범기영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김형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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