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아들 마르코스, 대선 압승…36년 만에 대통령궁행

입력 2022.05.10 (21:57) 수정 2022.05.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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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에서는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이 대통령궁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남편에 이어 36년 만에 아들의 집권을 보게 됐습니다.

마닐라 현지에서 김원장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리포트]

개표 초반부터 판세는 기울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가 '레니 로브레도'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질렀습니다.

이제 36년 전 아버지와 함께 쫓겨난 말라카낭 대통령궁으로 다시 입성하게 됐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필리핀 대통령 후보 : "(이번 대선 결과는) 하나된 필리핀에 대한 믿음이며, 마르코스·두테르테 연합에 대한 믿음입니다."]

마르코스와 러닝 메이트를 이룬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후보도 여유 있게 승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부 마르코스와 남부 두테르테 가문의 사실상의 연정이 시작되는 겁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선거기간 내내 아버지 시절 독재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적극적인 SNS 홍보로 이들 일가의 수조 원 재산이 부정축재가 아니라,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받은 금괴 때문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후보 지지자 : "그들은 항상 (마르코스 일가가) 도둑이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다들 마르코스를 사랑하는 겁니다."]

마르코스 주니어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해 온 어머니 이멜다 여사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미·중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군사 전략적 요충지인 필리핀의 새 지도자가 두테르테에 이어 '친중 행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입니다.

필리핀 국민들이 과거를 망각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를 용서하고 미래를 선택한 것인지는 마르코스 당선자의 앞으로의 6년 임기가 말해줄 것입니다.

마닐라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촬영:이윤민/편집:이웅/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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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재자 아들 마르코스, 대선 압승…36년 만에 대통령궁행
    • 입력 2022-05-10 21:57:43
    • 수정2022-05-10 2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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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에서는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이 대통령궁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남편에 이어 36년 만에 아들의 집권을 보게 됐습니다.

마닐라 현지에서 김원장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리포트]

개표 초반부터 판세는 기울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가 '레니 로브레도'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질렀습니다.

이제 36년 전 아버지와 함께 쫓겨난 말라카낭 대통령궁으로 다시 입성하게 됐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필리핀 대통령 후보 : "(이번 대선 결과는) 하나된 필리핀에 대한 믿음이며, 마르코스·두테르테 연합에 대한 믿음입니다."]

마르코스와 러닝 메이트를 이룬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후보도 여유 있게 승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부 마르코스와 남부 두테르테 가문의 사실상의 연정이 시작되는 겁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선거기간 내내 아버지 시절 독재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적극적인 SNS 홍보로 이들 일가의 수조 원 재산이 부정축재가 아니라,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받은 금괴 때문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후보 지지자 : "그들은 항상 (마르코스 일가가) 도둑이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다들 마르코스를 사랑하는 겁니다."]

마르코스 주니어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해 온 어머니 이멜다 여사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미·중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군사 전략적 요충지인 필리핀의 새 지도자가 두테르테에 이어 '친중 행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입니다.

필리핀 국민들이 과거를 망각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를 용서하고 미래를 선택한 것인지는 마르코스 당선자의 앞으로의 6년 임기가 말해줄 것입니다.

마닐라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촬영:이윤민/편집:이웅/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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