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선거 후유증’ 폐현수막…생활용품으로 재탄생

입력 2022.05.23 (13:03) 수정 2022.05.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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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분별하게 내걸리는 불법 현수막, 대부분 소각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두 번의 선거가 있어서 더 많은 폐현수막이 쏟아질 거로 보이는데요.

지자체들이 폐현수막을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재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6.1 지방선거, 이제 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를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는 이런 현수막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선거가 끝나면 바로 쓰레기가 돼 골칫거립니다.

특히나 올해는 두 번의 선거가 있어서 폐현수막이 넘쳐나는데요.

지난 대선 땐 전국적으로 10만 장이 넘는 현수막이 사용된 걸로 추산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13일 동안의 선거운동을 위해서 10만 장이 넘는 현수막이 제작된다는데요.

이어붙이면 서울과 부산을 서너번 오갈 거리가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 이 현수막들, 어떻게 처리될까요.

10장 중 8장꼴로 고스란히 소각되는 신세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7,300여 톤입니다.

30년 된 소나무 80만여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하는 양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하죠.

처치곤란이던 폐현수막이 새롭게 탄생하는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알록달록 무늬가 새겨진 토시를 끼고 있습니다.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건데, 오염에 강하고 착용도 편해 인기가 많습니다.

[신동단/재활용 토시 이용 농민 : "이거 너무 편해요. 달라붙지도 않고 흙도 안 들어가고 아주 착용감도 좋습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선 재활용품 수거에 비닐 포대 대신 현수막으로 만든 마대가 쓰이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로 불법 현수막이 봇물을 이루자 처리방법을 고민하던 행정기관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재활용에 나선 겁니다.

[김종길/충남 서산시 성연면장 : "나일론 재질로 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튼튼합니다. 원단을 제공할수록 저희들은 좋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 들어오는 현수막, 매주 100장이 넘습니다.

기존엔 폐기물로 분류돼 태워버리는 수밖에 없었지만요.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생활용품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최근엔 양봉용 덮개와 농사용 깔개, 앞치마 등 더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박기순/재봉틀 봉사단 회장 : "주문도 많이 하세요. 소문을 듣고 전화로 도 문의하고, 저희들 보면 뭣 좀 몇 개 만들어 달라 이런 식으로…."]

정부도 폐현수막 재활용을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대선이 끝난 뒤 '폐현수막 재활용 지원사업' 대상자로 지자체 22곳을 선정했는데요.

서울 노원구 등은 폐현수막을 고형 연료로 만들어 열병합발전이나 제지공장 등에 판매합니다.

전주시는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로 제작된 가방을 전통시장과 학교에 나눠줄 예정입니다.

또 경남 통영시는 현수막을 방수 처리해 우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대여한다고 하네요.

좀 더 예술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는요, 영화제 폐현수막으로 이렇게 멋진 장바구니를 만들었고요.

지역 예술작가들이 도안을 그린 친환경 가방도 각종 행사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한계가 있는 만큼, 궁극적으론 사용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환경단체들은 호소하는데요.

후보자의 종이 공보물을 전자형 공보물로 전환하고, 현수막 사용을 금지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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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선거 후유증’ 폐현수막…생활용품으로 재탄생
    • 입력 2022-05-23 13:03:13
    • 수정2022-05-23 13:23:29
    뉴스 12
[앵커]

무분별하게 내걸리는 불법 현수막, 대부분 소각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두 번의 선거가 있어서 더 많은 폐현수막이 쏟아질 거로 보이는데요.

지자체들이 폐현수막을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재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6.1 지방선거, 이제 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를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는 이런 현수막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선거가 끝나면 바로 쓰레기가 돼 골칫거립니다.

특히나 올해는 두 번의 선거가 있어서 폐현수막이 넘쳐나는데요.

지난 대선 땐 전국적으로 10만 장이 넘는 현수막이 사용된 걸로 추산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13일 동안의 선거운동을 위해서 10만 장이 넘는 현수막이 제작된다는데요.

이어붙이면 서울과 부산을 서너번 오갈 거리가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 이 현수막들, 어떻게 처리될까요.

10장 중 8장꼴로 고스란히 소각되는 신세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7,300여 톤입니다.

30년 된 소나무 80만여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하는 양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하죠.

처치곤란이던 폐현수막이 새롭게 탄생하는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알록달록 무늬가 새겨진 토시를 끼고 있습니다.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건데, 오염에 강하고 착용도 편해 인기가 많습니다.

[신동단/재활용 토시 이용 농민 : "이거 너무 편해요. 달라붙지도 않고 흙도 안 들어가고 아주 착용감도 좋습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선 재활용품 수거에 비닐 포대 대신 현수막으로 만든 마대가 쓰이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로 불법 현수막이 봇물을 이루자 처리방법을 고민하던 행정기관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재활용에 나선 겁니다.

[김종길/충남 서산시 성연면장 : "나일론 재질로 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튼튼합니다. 원단을 제공할수록 저희들은 좋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 들어오는 현수막, 매주 100장이 넘습니다.

기존엔 폐기물로 분류돼 태워버리는 수밖에 없었지만요.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생활용품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최근엔 양봉용 덮개와 농사용 깔개, 앞치마 등 더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박기순/재봉틀 봉사단 회장 : "주문도 많이 하세요. 소문을 듣고 전화로 도 문의하고, 저희들 보면 뭣 좀 몇 개 만들어 달라 이런 식으로…."]

정부도 폐현수막 재활용을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대선이 끝난 뒤 '폐현수막 재활용 지원사업' 대상자로 지자체 22곳을 선정했는데요.

서울 노원구 등은 폐현수막을 고형 연료로 만들어 열병합발전이나 제지공장 등에 판매합니다.

전주시는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로 제작된 가방을 전통시장과 학교에 나눠줄 예정입니다.

또 경남 통영시는 현수막을 방수 처리해 우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대여한다고 하네요.

좀 더 예술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는요, 영화제 폐현수막으로 이렇게 멋진 장바구니를 만들었고요.

지역 예술작가들이 도안을 그린 친환경 가방도 각종 행사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한계가 있는 만큼, 궁극적으론 사용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환경단체들은 호소하는데요.

후보자의 종이 공보물을 전자형 공보물로 전환하고, 현수막 사용을 금지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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