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화재…신속 대피가 대형 참사 막았다

[앵커]

2년 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불이 나 서른 명 넘게 목숨을 잃었던 참사 기억하실 겁니다.

오늘(23일) 또 이천의 한 물류창고에서 큰 불이 났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직원들의 신속한 대피로 큰 화를 피했습니다.

이예린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건물을 집어삼킬 듯하고,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하늘에선 헬기가 물을 뿌려댑니다.

이 물류창고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오전 11시 40분쯤.

당시 창고 안에는 140명 넘는 직원들이 있었는데, 불을 끄려던 1명이 화상을 입은 걸 제외하면 대부분이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물류창고 직원/음성변조 : "연기 나니까 그냥 신고해서 직원들 다 대피시키고, 여기가 대피라든지 이런 것들은 참 잘 해놨어요."]

정전이 발생했을 땐 직원들끼리 소리를 쳐가며 대피를 도왔습니다.

[물류창고 직원/음성변조 : "여기라고. 이쪽으로 빨리 나오라고. 막 그래서 그 소리 듣고 그 쪽으로 어떻게든 찾아갖고 나왔어요. 안 그러면 갇혀서 죽을 뻔했어 나도."]

소방당국은 한 때 관할 인력을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지상 4층, 연면적 만4천여 ㎡의 건물 전체가 타다시피 했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 데다, 불에 타기 쉬운 골프 의류가 3백 만점 가량 들어 있었습니다.

불이 난 창고와 300m 정도 떨어진 논입니다.

화재 현장에서 날아온 재가 곳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큰 불길은 5시간이 지나서야 잡혔지만 소방당국은 완전 진화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배준/이천시 긴급구조통제단 현장 대변인 : "판넬 건물이 다 주저앉아가지고 내부에서 화재가 계속, 연소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천에서는 2년 전에도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8년에는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 김재현/영상편집: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