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학창시절 추억의 별명’…요즘엔 ‘이백충’ ‘전거’ 조롱으로?

입력 2022.05.31 (18:03) 수정 2022.05.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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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본명보다 '갈갈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개그맨 박준형 씨.

["무를 주세요~!"]

신인 시절 곤충의 탈을 썼던 국민 MC 유재석에게도 지금까지 '메뚜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닙니다.

["버라이어티 첫 진출을 메뚜기 탈을 쓰고 했거든요."]

학창 시절 별명 하나 갖지 않은 이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름을 줄여 부르거나, 신체적 특징을 놀리며 별명으로 만들곤 했었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별명을 주로 정적 조롱에 썼습니다.

연로한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 조, 키가 작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미니 마이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문제의식이 약했던 과거에는 장난처럼 넘어갔지만 요즘은 일종의 학교 폭력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년 전 대구에서는 동급생을 ‘진지충’, ‘설명충’이라고 불렀던 중학생이 법정에까지 섰습니다.

최근 일본 초등학교에서 학생들끼리 별명 부르는 것을 금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별명을 부르는 게 ‘이지메' 즉 집단 따돌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42만여 건의 ‘이지메’사례 가운데 60%가 ‘친구들의 놀림’이었습니다.

동시에, 성 뒤에 존칭인 ‘상(さん)’을 붙여 부르도록 교칙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뉘앙스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한국식으로 치면 초등학생들끼리 서로 ‘○○ 씨’에 가까운 존칭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일부 직장에서 경직된 상하 관계를 허물자며 ‘상무’ ‘부장’ 같은 직책이 아닌 ‘상’으로 통일했는데, 이를 학교에서 왕따 퇴치용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실제로 교토 공립 초등학교 160곳 중 절반 이상이 존칭인‘상’을 의무화했습니다.

일본은 과거부터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돼 왔습니다.

이질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 소수자에 대한 배척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 "언니는 친한 척하면서 뒤에서 욕하는 친구 없어? 친구할 애가 그런 애 밖에 없으면?"]

한국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를 통한 사이버 따돌림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이백충’ (부모 월수입이 200만 원) '월거' (월세 거지) '전거' (전세 거지) 처럼 가정형편을 가지고 놀리는 저급한 별명까지 생겨났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 "재수없어 기생수 XX. 기생수가 뭐야? 기초생활수급자요."]

일본처럼 동급반 학생들끼리 꼭 ‘님’이나 ‘씨’ 같은 존칭을 붙일 필요까진 없겠습니다만, 어려서부터 서로 존중하는 언어 습관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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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학창시절 추억의 별명’…요즘엔 ‘이백충’ ‘전거’ 조롱으로?
    • 입력 2022-05-31 18:03:32
    • 수정2022-05-31 18:33:52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본명보다 '갈갈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개그맨 박준형 씨.

["무를 주세요~!"]

신인 시절 곤충의 탈을 썼던 국민 MC 유재석에게도 지금까지 '메뚜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닙니다.

["버라이어티 첫 진출을 메뚜기 탈을 쓰고 했거든요."]

학창 시절 별명 하나 갖지 않은 이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름을 줄여 부르거나, 신체적 특징을 놀리며 별명으로 만들곤 했었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별명을 주로 정적 조롱에 썼습니다.

연로한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 조, 키가 작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미니 마이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문제의식이 약했던 과거에는 장난처럼 넘어갔지만 요즘은 일종의 학교 폭력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년 전 대구에서는 동급생을 ‘진지충’, ‘설명충’이라고 불렀던 중학생이 법정에까지 섰습니다.

최근 일본 초등학교에서 학생들끼리 별명 부르는 것을 금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별명을 부르는 게 ‘이지메' 즉 집단 따돌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42만여 건의 ‘이지메’사례 가운데 60%가 ‘친구들의 놀림’이었습니다.

동시에, 성 뒤에 존칭인 ‘상(さん)’을 붙여 부르도록 교칙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뉘앙스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한국식으로 치면 초등학생들끼리 서로 ‘○○ 씨’에 가까운 존칭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일부 직장에서 경직된 상하 관계를 허물자며 ‘상무’ ‘부장’ 같은 직책이 아닌 ‘상’으로 통일했는데, 이를 학교에서 왕따 퇴치용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실제로 교토 공립 초등학교 160곳 중 절반 이상이 존칭인‘상’을 의무화했습니다.

일본은 과거부터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돼 왔습니다.

이질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 소수자에 대한 배척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 "언니는 친한 척하면서 뒤에서 욕하는 친구 없어? 친구할 애가 그런 애 밖에 없으면?"]

한국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를 통한 사이버 따돌림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이백충’ (부모 월수입이 200만 원) '월거' (월세 거지) '전거' (전세 거지) 처럼 가정형편을 가지고 놀리는 저급한 별명까지 생겨났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 "재수없어 기생수 XX. 기생수가 뭐야? 기초생활수급자요."]

일본처럼 동급반 학생들끼리 꼭 ‘님’이나 ‘씨’ 같은 존칭을 붙일 필요까진 없겠습니다만, 어려서부터 서로 존중하는 언어 습관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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